영화 <애프터 미투> 공식 포스터.

영화 <애프터 미투> 공식 포스터. ⓒ 영화사 그램


  
1991년 스스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임을 고백한 김학순 할머니 이후 한국사회의 여성들은 안녕했을까. 국가 간 폭력 이전에 성폭력은 존재해왔고, 그 피해자들을 생존자로 명명하기로 한 이후 이들이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에 대해선 그다지 주목도가 높지 않았다.
 
오는 10월 6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애프터 미투>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여러 생존자들 혹은 관계자들이 자신의 삶을 내보이며, 애써 논외로 여겨졌던 일상성의 회복 문제 등을 내세운다. 박소현, 이솜이, 강유가람, 소람 등 네 명의 감독이 각자의 위치에서 바라본 여성을 제시하는 옴니버스 구성이다.
 
 영화 <애프터 미투>의 한 장면.

영화 <애프터 미투>의 한 장면. ⓒ 영화사 그램

 
그중 첫 번째인 <여고괴담>은 용화여고에서 오랜 시간 발생해왔던 성폭력 사건을 소재로 한다. 해당 학교 졸업생의 인터뷰, 그리고 스틸컷으로만 이뤄진 이 작품은 생존자들의 문제 인식 과정과 투쟁, 그리고 연대의 시간을 담담한 어조로 전달한다.

이어지는 < 100. 나는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 >는 유년 시절 성폭행을 당한 박정순씨의 여정을 다룬다. 수십 년간 해당 사실을 숨기고 살아온 박씨는 자신이 당한 피해 사실을 고향 마을에서 묵묵히 호소한다. 자신의 잘못으로 생각했거나, 분노에 가득 차 스스로를 파괴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삶의 고귀함으로 복귀하려는 일종의 선언문처럼 느껴진다.
 
이어지는 <이후의 시간>은 창작자 및 활동가인 송진희, 이산, 남순아 세 인물을 조명하며 이들이 경험한 미투 운동과 그 이후 자신들의 선택을 고백하는 내용이다. <그레이 섹스>는 성적 결정권에서 늘 수동적일 수밖에 없었던 세 여성들이 그 이유를 탐구하고 지난 일을 돌아보게끔 하는 고백이 꽤 도발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네 작품이 저마다 개성이 다르고 소재 또한 다르다. 이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는 과정에서 도입부와 후반부 인서트 영상이 들어갔지만, 완성도만 놓고 보면 다소 산만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상성을 화두로 놓고 여성들이 직접 자기 이야길 설득력 있게 풀어가는 과정을 놓고 보면 점차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 이제 4년 여의 시간이 지나고 있는 한국의 미투 운동을 두고 출연자들이 품었던 다양한 생각의 결을 읽을 수 있고, 일상성이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이런 이유로도 <애프터 미투>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 할 수 있겠다.

 
영화 <애프터 미투> 관련 정보

감독: 박소현, 이솜이, 강유가람, 소람
출연: <여고괴담> 용화여고 졸업생,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 100. 나는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 > 박정순 / <이후의 시간> 송진희, 이산, 남순아 /<그레이 섹스> 달콤, 토기, 삐삐, 귤
상영등급: 15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 85분
제작: 애프터 미투 프로젝트 팀
배급: ㈜영화사 그램
개봉: 2022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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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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