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곰 사냥꾼'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소형준(kt 위즈)이 28일 경기서도 별명에 걸맞는 투구를 선보였다.

kt는 28일 오후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0-8로 완승했다. 3연승을 달린 4위 kt는 이날 경기가 없었던 3위 키움 히어로즈에 0.5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2회말에 터진 오윤석의 선제 투런포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kt는 3회말에만 대거 4점을 뽑아내면서 상대 선발 최승용을 끌어내렸다. 여기에 경기 초반부터 무실점 행진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은 선발투수 소형준의 역투가 빛났다.
 
 28일 두산과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서 선발투수로 등판한 kt 소형준

28일 두산과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서 선발투수로 등판한 kt 소형준 ⓒ kt 위즈


1회초 위기 넘긴 소형준, 완벽에 가까웠다

시작은 썩 좋지 않았다. 1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의 타구를 잡기 위해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한 우익수 조용호가 포구에 실패했다. 그 사이 정수빈이 2루까지 진루하면서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무사 2루의 위기에 봉착했다.

소형준은 침착하게 다음 타자들과 승부를 이어갔다. 강승호와 허경민을 우익수 뜬공과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김재환에게 볼넷을 허용한 이후에도 공 3개로 양석환에게 삼진을 솎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장승현의 몸에 맞는 볼과 정수빈의 볼넷으로 두 명의 주자가 나간 3회초에도 실점은 없었다. 강승호의 병살타로 숨을 돌리고 나서 허경민에게 다시 한 번 땅볼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소형준의 투심에 정타를 만들지 못한 두산 타자들의 타구가 대체적으로 내야에 갇히는 모습이었다.

6회초 2개의 안타를 내주고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소형준은 7회초 양찬열-전민재-안승한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하위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7회말 타선이 2점을 더 보태면서 소형준의 시즌 13승 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8회초가 시작되면서 kt는 '예비역' 김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자연스럽게 소형준의 임무도 마무리됐다. 7이닝 동안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1회초 정수빈의 타구가 2루타로 이어진 것 이외에는 단 한 개의 장타도 헌납하지 않았다. '완벽'에 가까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28일 두산과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서 선발투수로 등판한 kt 소형준

28일 두산과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서 선발투수로 등판한 kt 소형준 ⓒ kt 위즈


압도적 맞대결 우세, 소형준의 공이 컸다

1군 진입 첫해였던 2015년부터 4년 동안 두산을 넘지 못했던 kt는 2019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2019년~2021년 9승 7패로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더니 올핸 16경기 12승 4패, 압도적인 우위로 두산전을 마쳤다.

그 중심에는 소형준이 있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두산과 다섯 번 만난 소형준은 35⅔이닝 4승 평균자책점 1.26을 기록했다. 나왔다 하면 기본 7이닝을 던진 것은 물론이고 팀에 승리까지 안겼다는 이야기다.

소형준의 데뷔 시즌인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변함이 없다. 그해 두산전 6경기 28⅔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2.51, 지난해 3경기 18이닝 2승 평균자책점 1.00으로 두산 타자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3년간 두산을 상대로만 거둔 승수가 무려 9승에 달한다.

28일 맞대결도 그랬지만 매년 두산이 소형준의 투심에 끌려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전력 분석도 하고 어느 정도 대비를 하고 나와도 속수무책이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날 소형준의 투심 구사 비율은 52.2%로 시즌 평균(40.9%)을 웃도는 수치였다. 투심에 약한 타자들의 성향을 모를 리가 없는 소형준의 계획이 매번 통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 인터뷰를 통해 어렸을 때 '두산팬'이었음을 밝힌 소형준은 성인이 돼서 자신이 응원했던 팀과 선수의 '공포대상 1호'로 떠올랐다. 남은 경기서 소형준은 1승만 추가하면 2020년(13승)을 뛰어넘고 개인 한 시즌 최다 승수를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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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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