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에서 KIA 타이거즈가 5위 굳히기에 나섰다. KIA는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3으로 힘겹게 승리해 6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를 2.5경기 차로 벌리며 가을야구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주초 9연패 수렁에 빠졌던 KIA는 NC를 상대한 원정 3연전에서 2승 1패 위닝 시리즈 달성이 결정적이었다. 양 팀이 1승 1패로 맞선 뒤 치러진 24일 창원 경기에서 KIA는 선발 이의리의 6이닝 2피안타 6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당시 승리 투수가 된 이의리는 올시즌 9승 10패 평균자책점 3.87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687을 기록 중이다. 시즌 28경기에 등판한 이의리는 27경기가 선발 등판이었는데 12차례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2.24다. 1승만 추가하면 프로 데뷔 후 첫 10승 고지에 등정하게 된다. 

※ KIA 이의리 프로 통산 주요 기록
   
하지만 프로 2년 차로 만 20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이의리의 많은 이닝 소화를 우려하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149이닝을 던져 규정 이닝인 144이닝을 이미 넘어섰다. 

KIA는 136경기를 치러 8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5위 사수를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형국이다. 이의리는 향후 2경기 정도 등판이 예상된다. 정규 시즌을 마칠 때는 160이닝 안팎을 소화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그의 소화 이닝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선발 투수의 많은 이닝 소화는 미덕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육체적 성장이 완성되지 않은 약관의 선발 투수가 규정 이닝을 훌쩍 넘도록 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이의리보다 먼저 프로에 데뷔한 각 팀의 고졸 선발 투수 중에는 프로 2년 차에 규정 이닝을 채운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프로 2년 차에 원태인(삼성)이 140이닝, 소형준(KT)이 119이닝, 이민호(LG)가 115이닝을 던져 규정 이닝을 채우지는 않았다. 물론 이들은 프로 데뷔 첫해에도 규정 이닝을 충족시키지는 않았었다. 
   
최근 KBO리그는 선발 요원은 물론 불펜 요원까지 젊은 투수들의 등판 경기 수와 이닝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 추세다. 소화 이닝이 누적되면 정규 시즌 종료에 앞서 일찍 시즌 아웃을 결정한다. 아예 시즌 개막에 앞서 소화 이닝 제한을 설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KIA가 이의리를 위해 소화 이닝 제한을 처음부터 얼마로 설정했는지는 의문이다. KIA는 젊은 불펜 투수들이 혹사로 인해 부상당해 매우 짧은 전성기 끝에 조용히 은퇴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올 시즌 불펜 필승조에 부상자가 속출하지 않았다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도 있었다. KIA가 한두 해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강팀으로 군림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투수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에이스 양현종의 후계자로 일컬어지는 좌완 투수 이의리는 향후 오랜 기간 KIA 선발진을 이끌어갈 대형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의리가 코칭스태프의 체계적인 관리 속에서 에이스로 롱런할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5위 버티기' KIA, '거포' 황대인 각성이 관건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