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MBC <놀면 뭐하니?>가 <무한도전> '인생극장 Yes or No' 편(일명 마라도 특집)의 추억을 13년 만에 재소환했다. 지난주에 이어 24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에선 '또 뭉치면 퇴근' 두 번째 편이 소개되었다. 3-4가지 선택을 놓고 멤버들이 택한 것이 일치하면 퇴근, 그렇지 못하면 추가된 선택지를 골라 의견이 통일할 때까지 귀가가 늦어지는 것이었다. 

7명 멤버들의 생각이 제 각각이다보니 전원 통일된 장소, 메뉴 등을 고를리 만무했고 결과적으로 미션은 실패하고 말았다. 이윽고 출근 9시간째에 마지막 퇴근 미션이 내려졌다. 50%의 확률로 자장면 또는 짬뽕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전원이 선택을 마친 가운데 제작진은 "다음주에 뵙겠다"라고 언급하자 멤버들은 애간장이 탔다. 시간이 지나 다음주 새벽 4시 30분에 유재석을 시작으로 멤버들이 시간 간격을 두고 김포공항 인근의 각기 다른 장소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이번에도 전원 일치에는 실패했다. 유재석-정준하-신봉선-이미주가 짜장면을 고른 데 반해 하하-이이경-박진주는 짬뽕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날 방송 역시 뭔가 기발한 발상 또는 재치 넘치는 내용과는 살짝 거리감을 둬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데 방송 말미 도착한 장소에 얽힌 추억 하나가 부족함을 채워줬다. 다름 아닌 2009년 <무한도전> 시절의 기억을 재소환 한 것이었다.  

13년 만에 재소환된 무한도전 마라도 촬영​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과거 '무한도전'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마라도 중국집을 다시 찾아갔다.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과거 '무한도전'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마라도 중국집을 다시 찾아갔다. ⓒ MBC

 
2009년 4월 11, 18일 총 2주에 걸쳐 방영된 <무한도전> '인생극장 Yes of No'는 지금도 회자되는 에피소드이자 버라이어티 예능 속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을 만하다. 1990년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생극장'에서 착안해 양자 택일로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던 13년전 방영분은 무려 2000만회 재생(유튜브 기준)이란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아직도 사랑받고 있다.  

​13년 전 집에서 TV로 지켜 봤었다는 '중학생' 미주는 어느새 유재석과 함께 방송을 할 만큼 긴 시간이 지났지만 당시의 기억은 여전히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다. 이번 양자 택일 중 하나, 자장면을 먹기 위해 찾아간 곳이, 바로 그때 그 식당이고, 다시 <놀면 뭐하니?>를 통해 찾게 된 것이다.

​제작진으로부터 모바일 항공 탑승권을 받은 멤버들은 속속 제주도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었다. 현장에 도착해서 4명, 3명씩 만나게 된 이들은 마라도, 가파도로 가야한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스러움울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모처럼의 제주도 방문, 특히 마라도로 가게된 유재석은 남다른 감회에 빠졌다. 13년전 자장면을 끝내 먹지 못했던 정형돈의 분노 못잖게 유재석 역시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주: 유재석은 방송 내내 14년전이라고 언급했지만 실제론 13년 전이 정확하다)

"진짜 마라도를 다시 왔다" 유재석의 묘한 감회​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자장면을 먹으러 또 갈 줄은 몰랐다... 그런데 내가 기억하는 마라도는 되게 아름다웠어." (유재석)

다들 피곤하고 투덜거리면서 여객선에 몸을 실었지만 이내 바깥 멋진 풍경을 바라보면서 그간의 불평불만은 이내 눈 녹듯이 사라졌다. "와...기억난다"라는 말과 함께 선착장에 도착한 유재석은 13년전 때 처럼 도착을 자축하며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 노래를 곁들인 춤을 선사하며 벅찬 감흥을 감추지 못했다. 이윽고 도착한 멤버들이 찾아간 곳은 역시나 <무한도전> 시절 들렀던 그 중국집이었다.  

​<무한도전>의 여러 장면이 인쇄된 가게 간판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를 발견한 유재석은 연신 "와~"라는 감탄사를 계속해서 내뱉었다. 자장면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와 어렵게 맛봤던 그곳은 여전히 성업중이었다. 사장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유재석 자리'라고 안내판이 붙은 그 위치에 정확히 다시 앉은 유재석은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묘한 감정에 빠져들었다. 

​다시금 떠오르는 그때의 기억을 더듬으며 유재석은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당시의 촬영담을 동료들에게 술술 풀어낸다. 가게 내부가 일부 리모델링되긴 했지만 기본 구조는 큰 변화가 없었기에 유재석으로선 마치 어제 들른 단골집을 다시 찾아간 듯한 느낌을 가졌던 모양이다. 맛있게 자장면 식사를 마친 그는 물끄러미 천정 위 때곡히 적힌 낙서를 바라보며 잠시 동안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모처럼의 추억 속 시간 여행... 재도약의 계기 삼길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14년이 지났는데도 가게가 그대로 있다는게 참... 많은 것들이 변하지만 이렇게 그대로 있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 정말 좋다."(유재석)

​<무한도전>을 보고 자란 자칭 '무도 키즈'를 비롯한 그 시절 열혈 애청자들에게도 이날 <놀면 뭐하니?>는 묘한 기분을 안겨줬다. "재석이형 아무 말 없이 천정 바라볼 때 울컥했어요"라는 어느 시청자의 유튜브 속 댓글 처럼 <놀면 뭐하니?> 이날 방송은 그때의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어줬다. '추억 속 시간 여행'이라는 다소 진부할 수 있는 표현이 잘 어울릴 만큼 한동안 잊고 지냈던 옛 친구와의 재회 같은 느낌이 든 것이다.

​유재석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그때의 <무한도전>은 정말 아름다운 추억이자 내 청춘의 일부나 다름 없었다. 자장면 하나 먹기 위해 여객선 타고 어선까지 빌려 마라도를 찾아가던 <무한도전>의 2009년은 버라이어티 예능의 가장 황금기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명장면, 최고의 방영분을 쏟아내던 시기였다. 

지금의 <놀면 뭐하니?>가 그 시절 <무도>의 역할을 고스란히 이어 받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건 누구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아직까지 주말 간판 예능인 <놀면 뭐하니?>에게 당시의 추억은 좋은 예능을 만들기 위한 좋은 밑거름이면서 방향성이 되어 줄 수 있다. 단순히 좋았던 옛 기억을 되돌아보게 한 것 만큼 앞으로의 <놀면 뭐하니?>가 높이 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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