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싸움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사이가 나쁜 부모의 곁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떤 심리 상태를 갖게 될까. 지난 23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6살 아들(금쪽이), 5세 딸 부모가 오은영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금쪽이는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를 무서워했다. 또, 차에 탔을 때 창문이 열려 있으면 바람 소리 때문에 귀를 막고 경기를 일으켰다. 

금쪽이는 청각이 예민했다. 오은영은 자극을 잘 다루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발생하며, 이때 감각 방어를 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정서적 안정감을 획득하기 위함이다. 가령, 청각적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청각 방어를 시도하게 될 텐데, 청각 방어의 대표적인 예시는 귀를 막는 것이다. 영상을 지켜보던 오은영은 원인을 찾는 게 우선이라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였다. 

저녁 식사 시간, 아이들은 식탁에 앉았으나 부모는 본체만체했다. 냉랭한 분위기와 함께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숨막히는 식사 시간이었다. 아빠가 아이들의 식사를 챙겼지만, 부부는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무슨 까닭일까. 둘은 평소 자주 싸웠다며 부부 싸움으로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라 털어 놓았다. 과거 부부 상담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음 날 아침, 엄마가 분리수거를 위해 밖에 나가려 하자 금쪽이는 앞을 막아섰다. 금쪽이는 뭐가 무섭냐며 대수롭지 않아 하는 엄마를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엄마가 집 밖으로 나가자 결국 금쪽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현관문까지 열며 엄마를 애타게 찾았고, 안절부절못했다. 엄마와 떨어지자 극도로 불안해 했다. 금쪽이가 이토록 불안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쪽이의 불안감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 채널A

 
6세는 짧은 시간 동안 엄마와 분리가 가능한 나이이다. 하지만 금쪽이는 불안을 감당하지 못하고, 심지어 불안한 감정에 압도되기까지 했다. 오은영은 불안을 성공적으로 다뤄봐야 극복이 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 엄마가 아이들이 보내는 마음의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감정 표현을 수긍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금쪽이는 부모로부터 불안을 다루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이다. 

오은영은 관찰을 통해 금쪽이에게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고, 타깃을 엄마 아빠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그건 금쪽이의 불안의 원인이 부모에게 있다는 이야기였다. 다시 저녁 식사 시간, 아빠는 밥 먹는 시간을 정해주며 아이들에게 빨리 먹으라고 엄포를 놓았다. 또, 반찬을 남기면 간식을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금쪽이는 아빠의 재촉에 억지로 (싫어하는) 새우를 먹으려 노력했다. 

아빠는 금쪽이가 밥을 먹지 않았다며 말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고, 똑바로 서라고 무섭게 말했다. 겁에 질린 금쪽이는 곧바로 차렷 자세를 취했다. 밥을 먹던 둘째가 졸자, 아빠는 그럴거면 서서 먹으라며 시간을 쟀다. 아이들은 아빠의 눈치를 보기 바빴고, 기가 죽어 있었다. 어떻게든 밥을 먹이려는 아빠의 집념은 공포였다. 정해진 시간이 되자 식사는 강제 종료됐다. 

"자식을 키울 때 부모가 적절한 통제는 해줘야 돼요. 근데, 이 장면은 아빠가 아이들을 과도하게 통제한다고 봐요." (오은영)

깜짝 놀라 영상을 멈춘 오은영은 아빠의 행동을 '과도한 통제'라고 규정했다. 아빠도 자신의 모습에 제법 충격을 받은 듯했다. 오은영은 과도한 통제 하에 자란 자녀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1. 수동적이고 무기력을 느낀다 2. 자신 없는 작은 목소리를 낸다 3. 그대로 답습해 타인을 통제하기도 한다 4. 실수하지 않기 위해 늘 불안한 상태를 보인다. 금쪽이의 모습과 거의 일치했다. 

늦은 밤, 부부는 말없이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다. '협의이혼신청서'였다. 그들은 양육비를 협의했다. 하지만 의견 차이로 인해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싸우는 소리에 잠에서 깬 금쪽이는 더워서 잠들기 힘들다며 엄마를 호출했다. 엄마가 계속 단호히 말하자, 이번에는 배가 아프다며 불안한 기색을 내비췄다. 부모가 이를 받아주지 않았고, 금쪽이의 불안은 해소되지 않았다. 

현재 부부는 어떤 상황일까. 그들은 금쪽이를 위해 이혼 접수를 잠시 보류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상대방에 대해 어떤 불만을 갖고 있을까. 엄마는 아빠의 감정 표출이 못마땅하다며 상처주는 말에 지칠대로 지쳐있다고 대답했다. 아빠는 완벽주의적인 엄마에 대해 불만이었다. 또, 자기 주장이 강한 것을 불편해 했다. 7년 동안의 결혼 생활 동안 감정의 골이 깊어질 만큼 깊어져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부모가 다투고 이혼하면 아이들한테 상처가 가요. 그러나 도저히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 때문에 살라고 할 수는 없단 말이에요. 그 과정에서 아이들한테 가는 정서적 피해가 최소화하기 되기 위해서 우리는 부모니까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 이렇게 시작해야 할 거 같아요." (오은영)

결혼만족도 검사 결과에 따르면, 아빠는 6개 항목에서 심각, 엄마는 7개 항목에서 심각 수준이었는데, '정서적 의사소통', '문제 해결 의사소통', '공유 시간', '경제적 갈등' 등에서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부부 갈등의 심각성을 인지한 신애라는 결혼과 이혼은 개인의 영역이라 제3자가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다툼의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해 보자는 취지를 설명했다. 

오은영은 두 사람이 이상하게(?) 소통한다고 지적했다. 가령, 진실을 숨기고 피상적인 말로 서로를 공격했다. 엄마의 소통 방식은 언제나 자신의 입장만 얘기한다는 것이다. 상대 입장을 수용하지 못했다. 아빠의 소통 방식도 독특한데, 결론을 얘기해 상대가 안심할 때 '다만', '그런데'와 같은 조건을 갖다붙여 사람을 열받게 했다. 오은영은 애들도 그렇게는 싸우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부부는 아이들에게 아빠가 멀리 일하러 가서 자주 볼 수 없다는 식으로 이혼에 대해 에둘러 설명했다. 금쪽이는 같이 살자며 애원했다. 분위기를 바꾸려 장난을 쳤지만, 엄마는 그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다. 불안을 감추려 웃음을 지은 것인데, 즐겁냐는 핀잔이 돌아왔다. 엄마는 누구랑 살고 싶냐는 잔혹한 질문을 던졌다. 금쪽이는 힘겹에 "엄마"라고 답하고 아빠에게 "힘내"라고 응원했다. 

"전 희망을 봤어요. 결혼 만족도 검사에서 대부분의 항목이 굉장히 심각한 수준의 문제가 있었는데, 딱 한 가지 항목은 정상으로 나왔어요. 자녀에 대한 만족도 결과는 정상으로 나왔어요." (오은영) 

오은영은 부모 각자가 서로 좋은 부모님을 인정하고 있고,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이가 나쁜 부부도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며 부모의 이름으로 노력해보길 권고했다. 그러면서 기왕 <금쪽같은 내새끼>에 출연했으니 이혼 절차는 잠시 뒤로 미루라고 요청했다. 그것이 부모에게도, 어린 남매에게도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제 소원을 들어주세요. 엄마 아빠랑 같이 살고 싶어요." (금쪽이)

금쪽이의 소원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 채널A

 
학원 수업 시간에 아이들은 제각기 자신의 소원을 빌었다. 금쪽이의 소원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가족과 다 함께 사는 것, 금쪽이의 소원은 단 하나였다. 금쪽이의 진심을 들은 아빠는 뒤늦게 밀려오는 후회로 눈물을 흘렸다. 엄마도 너무 미안하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금쪽이를 위해 부부는 다시 한번 힘을 내보기로 결심했다. 이제 오은영의 금쪽 처방을 들을 차례이다. 

오은영은 '좋은 부모'라는 목표에 집중하라면서 우선 상대가 표형한 생각이나 감정을 그대로 수용할 것을 권했다. 당장 수용이 어렵다면 상대방을 앵무새처럼 따라해도 좋다. 내가 우선이 되면 싸우기 마련이므로 수용하는 대화를 연습하라고 조언했다. 마주 앉은 부부는 부부 관계 회복의 첫 단계로 '아이 콘택트'를 시도했다. 오랜만에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진심을 느꼈다. 

다음에는 그동안 담아왔던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터놓았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도 엄마는 말을 잇지 못했다. 엄마는 남편이 잘한 것도 있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다며 답답해 했다. 오랫동안 반복된 갈등에 과거의 기억들이 빛바래진 것이다. 왜곡되고 잘못 저장돼 생기는 일이다. 새삼 실감하는 관계의 심각성에 만감이 교차했다. 부부는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부부는 둘만의 데이트로 시간을 보낸 후, 자신들의 대화를 다시 들어보며 오답 노트를 작성했다. 상처주는 말과 거친 대화를 반성했다. 또, 아이들에게 과거의 잘못들에 대해 진심을 다해 사과했다. 식사 시간에도 함께 앉아 대화를 시도하며 노력을 기울였다. 물론 한번에 좋아질 수는 없었다. 엄마 아빠의 어려움을 눈치챈 금쪽이는 질문을 던지며 엄마 아빠의 대화를 도왔다. 

금쪽이의 불안을 낮추기 위해 엄마는 쓰레기를 버릴 때 금쪽이와 함께 이동했다. 떨어져 있을 때 뭘 하는지 보여주고, 조금씩 멀리서 기다리는 연습을 해나갔다. 그리고 부부는 다시 마주 앉았다. 그들은 애들한테 상처 주는 부모는 되지 말자며 이혼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엄마는 결혼을 새로 했다고 생각한다며 미소지었고, 아빠는 이혼 서류는 원래 찢어질 종이였다며 활짝 웃었다. 어려운 결정을 한 금쪽이네가 행복하길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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