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오세연 역을 맡은 배우 염정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오세연 역을 맡은 배우 염정아. ⓒ 롯데엔터테인먼트


데뷔 27년 차 배우 염정아의 첫 도전이었다. 노래와 춤, 그리고 연기를 모두 보여야 하는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그만큼 배우 본인에게도 특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약 2년 넘게 기다린 끝에 이제야 관객과 만나게 된 영화를 두고 21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자리에서 염정아는 "설레고 좋다. 어서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부터 드러냈다.
 
영화에서 염정아는 폐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게된 전업 주부 세연을 연기했다. 두 자녀와 남편 진봉(류승룡)의 무관심에 극히 서운해하다 결국 자신이 가장 찬란했을 시절의 첫사랑을 찾는 여정을 떠나게 된다. 뮤지컬 영화라는 형식에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가족 영화라는 점이 염정아의 마음을 움직였다.
 
간절했던 뮤지컬 영화
 
"평소 노래 부르는 걸 워낙 좋아해서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연습하는데 몸도 안 따라주고, 목소리도 원하는 대로 안 나오고! 준비하고 마치기까지 1년 정도 걸린 것 같다. 촬영하러 갈 때 너무 부담돼서 잠이 안 오기도 했다. 노래보다 춤이 문제였다. 안무 감독님도 얼마나 시키고 싶으셨겠나. 근데 도저히 안돼서 몇 개 설정을 바꾼 것도 있다.
 
확실히 연기할 때 음악을 떠올리면 도움이 되더라. 어느 날 갑자기 시한부 선고를 받은 거고, 마침 생일인데 가족들은 마음도 몰라주고 섭섭함이 커진 하루였을 것이다. 세연은 스스로 자기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자신의 빛나던 순간이 언제였는지를 생각했을 것이고 첫사랑을 떠올렸다. 그때가 가장 사랑받던 순간이었던 거지. 그래서 진봉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의 주요 사건은 바로 그 무리한 부탁에서 비롯된다. 평소 아내에게 짜증 내기 십상이고, 툴툴거리던 진봉은 싫은 기색을 내면서도 아내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 한다. 일각에선 그렇게 아내를 막 대하던 진봉이 너무 작위적이진 않은지 비판이 나오기도 했지만 염정아는 "영화다 보니 상황을 극적으로 몰아가기 위한 장치로 이해해달라"며 "분명 두 사람이 뜨겁게 사랑하던 때가 있었고, 삶에 찌들다 보니 어느새 진봉과 세연은 자신의 현재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사실 대본 읽을 때부터 제가 울었다. 워낙 배세영 작가님이 잘 쓰다 보니까 훅 빠졌다. 이 작품을 하면서 더 좋아진 노래들도 있다. '세월이 가면'은 원래 알았지만, 엔딩 크래딧에 붙이게 되면서 더욱 흥얼거리곤 했다. '찬 바람이 불면'이라는 노래는 원래 시나리오엔 있었는데 빠져서 아쉽다."
 
염정아는 진봉과 연애 감정을 키우던 20대 회상 장면과 세연의 축하연 장면이 인상 깊었다고 꼽았다. 가장 사랑받던 시기,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 가장 아름다울 때 주변 지인과 친구, 가족에게 인사하는 파티 장면에서 염정아는 매번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처음엔 내 연기 보느라 주요 포인트에서만 눈물이 났다면, 이젠 영화 시작할 때부터 눈물이 나더라"며 그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노래 '뜨거운 안녕'을 부르는 그 파티 장면을 11월인가에 찍었는데 촬영 초반이었다. 그때 감정이 잡히니 그 뒤로는 물 흐르듯 찍을수 있었다. 그때 한 3일을 파주 세트장에 모여서 했는데 모든 분들이 정말 그림처럼 웃으면서, 다들 주인공인 것처럼 춤 추시면서 연기하시더라. 진봉을 보며 인사하며 웃어야 하는데 류승룡씨를 보는데 눈물이 막 쏟아지더라(웃음). 다들 고생했다.
 
제게 가장 아름다웠던 때는 두 아이를 낳았을 때와 지금이다. 이 영화가 개봉하길 정말 기다렸거든.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직접 연기까지 했으니 더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 이 영화 하나로 일상이 변화한다면 참 좋겠지만 보신 분들은 단 하루라도 내 옆의 소중한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셨으면 한다."

 
영화 제목을 들며 염정아는 "아마 사는 게 다들 비슷할 것이다. 힘든 때도 있고 좋은 때도 있는데 그래도 인생은 아름답다 생각하면서 관객분들이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며 "특히나 남편분들이 이 영화를 많이 보셨으면 한다. 음악도 있으니 미리 노래들을 듣고 오셔도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오세연 역을 맡은 배우 염정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오세연 역을 맡은 배우 염정아. ⓒ 롯데엔터테인먼트


도전은 숙명
 
최근 염정아는 <외계+인>에 이어 이 작품으로 생활형 코미디 연기를 살짝 선보였다. 현재 촬영 중인 영화 <크로스>에도 염정아식의 소소한 코미디가 담겨 있다고 한다. 뮤지컬이면 뮤지컬, 코미디면 코미디 염정아는 평소 본인이 열망해 왔던 연기 요소를 하나 둘 만나고 있었다.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말이 정말 맞을 때가 있다"며 염정아는 "도전은 숙명같다"고 말했다.
 
"제게 계속 작품이 온다는 게 너무 행복한 일이다. 열정은 가득 차 있다. 좋은 작품이라면 언제든 도전하는 거지. 사실 뮤지컬 영화도 너무 찍고 싶었고, 이 영화 때 너무 힘들어서 이제 다신 안 한다 했는데, 지금은 한 번만 더 해볼까 싶기도 하다(웃음). 연기가 너무 재밌다. 새 작품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게 말이다."
 
<밀수> <외계+인2> 등 차기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후 계획에 그는 "계획까진 아니지만 웃음기가 덜한 정극을 다시 해보고 싶기도 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결혼은 알아서 잘 해야 한다. 한다면 책임지고 끝까지 데리고 갈 수 있는 사람과 하시라"는 높은 내공이 느껴지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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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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