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투에 힘입어 봉황대기 MVP가 된 부산고등학교 원상현 선수.

호투에 힘입어 봉황대기 MVP가 된 부산고등학교 원상현 선수. ⓒ 박장식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22년 만의 고교야구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한 부산고등학교. 그런 '부고'의 우승의 일등공신에는 어떤 선수들이 있었을까. 대회 기간 0점 대의 평균자책점, 이른바 '선동율 방어율'을 구현해 내며 투구판 위를 채운 세 명의 선수를 들 수 있을 테다. 

결승전에서의 105번의 공을 뿌리며 8.1이닝을 책임진 역투를 펼치는 등 부산고의 우승을 이끈 원상현, 그리고 부산고의 22년 만의 우승의 순간 마지막 공을 던진 성영탁, 그리고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역투를 펼치며 고교야구 3년을 기분 좋게 마감한 임정균까지, 세 트리오는 부산고의 우승을 이끌어낸 일등 공신이 되었다.

학년이 서로 다르지만 2004년생으로 동갑내기인 세 선수. 결승전 이후 만난 세 선수는 서로에게 공을 돌리면서도,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범접 불가... 부산고, 7경기 겨우 5실점했다

이번 대회 부산고등학교가 가진 7경기 동안 내준 점수는 겨우 다섯 점에 불과했다. 한 경기당 실점도 많아봐야 1점, 2점 정도에 그쳤고, 결승전을 포함한 4개 경기에서는 영봉승을 거두는 등 마운드 위를 통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부산고등학교는 0.75에 불과한 팀 평균자책점을 가져가면서 올해 있었던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 팀 중 가장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는가 하면, 팀이 기록한 이닝 당 출루 허용률은 1.07을 기록했다. 다시 말해 이번 대회 부산고는 한 경기에서 상대가 한 점을 내면 다행인 수준, 한 이닝에 한 번만 안타나 볼넷을 쳐도 다행인, 막강 마운드를 보유했다는 의미다.

이번 대회 가장 크게 활약한 선수는 원상현 선수다. 원상현 선수는 이번 대회 결승전을 포함해 5개의 경기에 나서 22이닝을 던지는 동안 0.41의 대회 평균자책점 기록을 가져갔다. 특히 탈삼진은 대회 기간 19개나 뺏어내는 등, 이번 대회 원상현의 이름 석 자를 알리는 큰 활약을 펼쳤다.
 
 부산고등학교의 22년 만 우승의 순간 '우승 투수'가 된 성영탁 선수.

부산고등학교의 22년 만 우승의 순간 '우승 투수'가 된 성영탁 선수. ⓒ 박장식

 
'마당쇠'로는 성영탁 선수가 나섰다. 이번 대회 결승전을 비롯해 6경기에 나선 성영탁은 16.1이닝을 책임지는 동안 단 한 점의 자책점에 그치며 0.60의 대회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아직은 느린 구속을 극복하기 위해 변화구를 주무기로 한 성영탁 선수는 이번 대회 우승의 순간 '헹가래 투수'가 되기도 했다.

올해 초 부상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회복을 바탕으로 경기에 나선 임정균 선수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대회 5경기에 출전해 13.1이닝을 책임진 임정균 선수는 0.69의 대회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임정균 선수는 20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부산고 마운드에서 가장 많은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필요한 선수 되고 싶어", "열심히 한 덕에 유종의 미"

이번 봉황대기 MVP에 오른 원상현 선수는 여러 사연을 딛고 빛을 보았다. 부상으로 인해 1년 유급을 한 데다, 개성고등학교를 떠나 부산고등학교에서 새로운 시작을 가졌다. 원상현 선수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쉽지 않았는데, 이기다 보니 자신감도 얻었다. 특히 영탁이도, 정균이도 잘 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에서는 힘들다기보다는 이기고자 하는 욕심이 더 큰 덕분에 우승했던 것 같다"는 원상현 선수는 "추신수 선배님 덕분에 우승해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특히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셔서 야구를 즐겁게 했다"며 지난해 기부금을 쾌척한 추신수 선수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원상현 선수는 "내년에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성이 좋은, 무엇보다도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며 다음 해에도 부산고의 마운드를 책임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봉황대기에서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던 성영탁 선수(왼쪽)와 임정균 선수(오른쪽).

봉황대기에서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던 성영탁 선수(왼쪽)와 임정균 선수(오른쪽). ⓒ 박장식

 
임정균 선수 역시 "초반에 우여곡절이 많았고 힘든 시기도 많았는데, 포기하지 않고 코치님, 그리고 감독님과 함께 훈련한 덕분에 좋은 결과 나왔다"며, "특히 열심히 한 덕분에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둬 기분이 좋다"고 전국대회 우승으로 마무리 한 3년간의 고교 생활을 되돌아봤다. 

대회 기간 20개의 탈삼진을 뺏어낸 비결을 묻자 임정균 선수는 "투수다 보니 잘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우리가 이긴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던졌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하루 뒤 있을 프로야구 신인 지명에 대해 "열심히 했으니, 좋은 결과가 따라오리라 믿고 기다려 보겠다"고 희망했다.

성영탁 선수는 결승전 마지막 무대에 섰을 때 "상현이가 혼자 막판까지 잘 해줬으니 내가 마무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올라왔다"며, "아직은 우승 순간에 마운드 위에 선 투수가 된 것이 얼떨떨하다. 그래도 이번 우승을 계기로 내년에 더 이기는 경기가 하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특히 성영탁 선수는 "직구는 자신감을 갖고 던졌고, 내 변화구가 좋으니 상대를 요리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가서 편안하게 임했다"며 자신의 투구 비결을 전하기도 했다. 성영탁 선수는 내년 계획에 대해 "140km/h대인 구속을 조금 더 올리고, 포크볼을 만들어서 완벽한 피칭 만들 수 있게 하고 싶다"며 웃었다.

2004년생 '부산고 트로이카' 중 임정균 선수는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지만, 유급을 했던 성영탁 선수와 원상현 선수는 내년에도 부산고등학교에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한다. 프로 무대 데뷔를 기대하는 임정균 선수, 그리고 성영탁·원상현 듀오가 만들어 낼 내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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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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