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브라질에서 공동체 생활하던 한인 아동 다섯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가 난 공동체는 과거 한국에서 논란이 되었던 '돌나라 한농복구회'라는 단체다. 논란 후 이 단체 교수인 박명호 씨는 신도 1000여 명을 이끌고 브라질로 갔는데 사고가 나며 다시 알려지기 시작했다. 관련해 한국에선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과연 이들은 어떤 단체일까?

지난 6일 MBC <PD수첩> '사라진 아이들과 비밀의 왕국' 편이 방송되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돌나라 한농복구회의 연원과 함께 브라질 현지 취재를 통해 이 단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살펴보았다. 해당 사건을 취재한 소형준 PD를 지난 7일 서울 상암 MBC에서 만났다. 다음은 소 PD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했다.

- '사라진 아이들과 비밀의 왕국' 편을 연출 하셨잖아요, 방송 끝낸 소회가 어때요?
"취재하는 내내 들었던 의문이 '왜 이런 곳이 지금까지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까'였어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아 여러 문제가 내부적으로 곪아 가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또 내부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뭐가 문제인지 인식 자체를 못하고, 문제가 있어도 스스로 자정작용 못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 폐쇄적인 곳을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제작했는데 방송 후에 인터넷상에서 반응들이 뜨거워서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 같습니다."

- 왜 안 알려졌을까요?
"
분명히 외부의 시선이 곱지 않을 걸 알기에 일부러 폐쇄적인 집단으로 남는 게 이들의 전략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 안에서의 상처는 더 곪아 가는 것 같아요. 결정적인 계기로는 2012년도에 교주의 성 추문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여러 가지로 논란이 됐기 때문에 더더욱 이렇게 빗장을 닫은 게 아닌가 해요."

- 언론에서 본 적이 없었고 최근에 MBC와 JTBC에서 보도하더라고요.
"2012년 교주의 성 추문 사건 이후, 한동안 존재감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지난 4월 29일 안타까운 사망사건이 브라질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됐었어요. 사망 장소가 일단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 곳으로 알려진 브라질이죠. 그러나 한 명도 아닌 5명의 어린이가 동시에 죽는 일이 발생하다 보니까 국내 언론에서도 관심 가졌던 것 같아요. 저도 5월에 보도됐을 당시 뉴스를 보면서 '뭐 저런 데가 있나'라고 관심 갖고 있다가 제보자를 만나 방송으로 준비하게 되었어요."

- 이전에 이 단체가 언론보도 나온 적이 있나요?
"90년도에 KBS에서 한두 번 정도 있었어요. 근데 그건 너무 옛날이고 2012년도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그게 브라질로 이주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 같기도 하고요. 근데 당시에는 본진이 청송 울진 같은 곳에서 공동체 생활 하고 있었죠."

- 아이들이 안 죽었으면 아예 드러나지 않았겠네요?
"안타깝게도 그랬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결정적인 계기가 있지 않은 이상 그 내부를 들여다보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5명의 어린이가 죽은 것이 최종적으로는 안전에 대한 문제로 현지 경찰이 돌나라 관계자를 기소했거든요. 이처럼 표면적으로는 단순 안전사고일지 몰라도 저는 그간 돌나라 내부적으로 쌓여온 여러 가지 부족한 것들이 한 번에 터진 거로 생각해요."

- 무슨 말이에요?
"안전사고의 형태로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지만, 그런 일이 있기까지의 변곡점들을 생각해보자고요. 브라질, 그중에서도 완전 허허벌판 오지까지 가게 된 이 조직의 역사가 상당 부분 비상식적이고요. 어린아이들이 기본적인 인권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상태로 오지에서 태어나고 성장 과정에서도 각종 세뇌 교육 등으로 문제가 많아 보입니다. 안전장치 없이 공사 현장에 아이들끼리 흙 놀이를 하고 사고 이후에도 몇 시간 동안 아무도 발견 못하는 환경이 말이 안되죠. 단순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40여 년간 이 단체가 숨겨온 여러 가지 문제가 켜켜이 함축된 사고가 아니었을까 해요."

- 사망한 아이 아버지를 만나셨잖아요. 전혀 감정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보셨어요? 저도 현장에서 이 사람이 애 아빠라고 해서 너무 깜짝 놀랐어요. 말을 너무 담담하게 하고 저도 지금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만 저는 거기에 그렇게 사고 현장이 있으면 쳐다도 못 볼 것 같고 정말 거기에 1분 1초도 있기 싫을 것 같거든요. 심지어 거기는 완전 자급자족하는 농장이라 내부에서만 돌아다니지, 출퇴근도 안 하잖아요.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그 공간과 분리가 안 된 상태로 그 안에서만 생활한단 말이죠. 그러니까 '어떻게 저기 계속 있을 수 있지?' 혹은 '우리가 갔을 때 어떻게 담담하게 얘기할 수 있지?'라는 놀라움이 있었죠."

- 처음에 취재는 뭐부터 하셨어요?
"제보자를 만났고요. 다수의 제보자가 수십 년 동안 모아오신 2TB의 외장하드를 건네주셨어요. 그 안에 영상이 정말 한 수천개가 됩니다. 그걸 다 보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정리하는 게 힘들었고요. 그 안에 있는 영상 중에서도 아이들이 기괴한 가사의 찬양을 하는 걸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는데요. 근데 브라질에도 이런 것들이 지금 자행되고 있다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 제가 이걸 브라질에 갈 것이냐 말 것이냐를 한참 고민했죠. 근데 뒤집어서 생각하면 <PD수첩>이 아니면 브라질까지 가서 취재할 언론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40시간에 걸쳐 돌나라 오아시스를 가게 되었죠."

- 돌나라 오아시스는 교주 허락 없이 못 들어간다던데 어떻게 들어간 거예요?
"저희가 주 브라질 대한민국 대사관의 도움으로 연락을 했어요. 추축인데 아마 내부적인 회의가 있었고 들여보내자고 자기네들끼리 결정을 한 것 같아요."

- 돌나라는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 같던데.
"정회원과 부회원이 있는데 정회원 기준으로 했을 때 세상적인 물건들 다 버리고 산골에 있는 집으로 들어가서 자기네들끼리 농사짓고 사는 겁니. 지금은 브라질로 갔기 때문에 많이 비어 있고요. 그 안에서는 돈 쓸 일도 없대요. 자기네들 말에 따르면 그 마트가 있는데 마트 내에 자기네들이 장부 쓰고 가져가고 돈도 현금통에 '현금 필요하신 분 가져가세요'라고 써 있어요. 그래서 '나 5만 8천 원 가져갑니다'라고 적고 가고 물건도 '저 쌀 가져가요. 다음에는 보리 갖다 놓을게요'라고 식으로 이제 물물 거래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거죠."

- 돌나라에서 부르는 노래가 너무한 거 같아요.
"저희는 그것을 보고 취재하기로 마음먹은 거예요. '결혼', '여보', '신랑', '예수를 낳아드릴게요', '원자 씨를 낳아드릴게요'. 같은 말이잖아요. 결혼이라는 개념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애들한테 그런 연습을 시키고 찬양을 시키는 것이 정서 학대라고 저희는 접근했고요. 더 나아가서는 아동학대 수준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 가사들은 조금 유치하면서 엽기적이고요. 굉장히 또 성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요. 막연한 찬양이 아니에요."

- 그게 언제부터예요?
"그게 정확한 연도를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확실한 건 한국에서 공동체 생활 했던 80년대 90년대부터 그런 일은 있어왔던 것 같습니다. 즉 굉장히 오래된 주입식 교육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돌나라는 고기 먹지 않고 생식한다던데 왜 그런 거죠?
"교주의 설교를 들어보시면 '에덴동산 그러니까 아담과 하와가 있었을 때는 불로 요리를 해 먹지 않았다. 그들이 생식만 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그들은 질병이 없었다. 그러므로 우리도 화식해서 병이 생기는 거니 화식을 안 하면 병이 없어질 것'이라는 논리예요."

- 생쌀 먹을 수가 있는 건가요?
"그래서 제보자들 증언에 따르면 이빨이 매우 아팠다고 해요. 그런 것들을 먹어야 되니까 이가 안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소화도 안 되고 성장기 어린아이들한테 그런 생식 하는 게 당연히 영양학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 아이들이 새벽 4시인가 예배드리는 등 일과가 있는 것 같던데.
"정확하게 시간까지 저희가 알 수 있는 건 없고 또 학교마다 다르고 때마다 달랐기 때문에 일반화시킬 수는 없는데 쉽게 얘기하면 새벽에 일어나서 예배드리고 오전에는 성경 공부 했어요. 교주가 80년대부터 했던 그 강의를 아침에 애들이 다 받아 적고 공부하는 겁니다. 심지어 자기네들끼리 내렸던 규율들이 적혀있는 공문도 필사하고 그렇게 해서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는 농사 일 하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새벽에는 예배 오전에는 성경 공부 오후에는 노동이죠."

-그럼, 거기에서 나올 경우 적응하기가 어렵겠네요?
"사실 제일 큰 문제가 되는 거는 그 부분인 것 같아요. 저희의 주제 의식도 거기에 맞닿아 있는데 2세대 3세대 분들은 일반적인 교육을 전혀 못 받은 상황이라 사회에 나오더라도 말만 통한다 뿐이지 사실 외계랑 비슷하지 않을까 해요. 그러니까 말 그대로 초등학교 졸업도 못한 사람들이니까요."

- 지금 중학교까지인가 의무교육이지 않나요?
"90년대까지는 초등학교도 안 보냈었대요. 근데 그런 것들이 더 강화되고 지자체 같은 데서 뭐라고 하고 문제가 많아지니까 2000년대 들어서 초등학교까지는 보낸다고 하더라고요. 그것 때문에 스무 살이 넘어가는 남자분들은 학력 미달로 군대도 안 가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지게 되는 거죠. 그리고 스무살 넘어서 어느 정도 머리가 깨어지더라도 정말 큰 결심이 아닌 이상 거기를 나와도 살기가 너무나 두려운 거죠. 그러니까 그것도 대단한 도전이라 참 안타까운데 만약에 그걸 이제 깨치고 나왔다 하더라도 방송 맨 마지막에 나온 스물세 살 여자아이처럼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 돌나라 관계자들 만나셨는데 어떠셨어요?
"어떤 것이 잘못되었다고 문제의식을 전혀 느끼고 있는 것 같지 않았어요. 굉장히 당당하셨고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행복해서 살고 있으니 간섭하지 않았으면' 이런 뉘앙스였습니다."

- 방송 끝부분 보니 PD님 다녀가고 예배 때 PD님을 공격하던데.
"저도 참 그거 보고 당황스러웠어요.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나 이분들은 어떤 심정일까 했습니다."

- 기도 내용 들어보니 기도가 맞나 싶어요
"저주 의식에 가까운 것 같아요. 소름도 끼치고요 그 당사자인 저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어요. 근데 더 안타까운 건 현재 저희 방송으로 인해서 거기 계신 신도들이 금식하고 철야 예배하고 밤샘 기도를 하고 계시는데요. 굉장히 괴로우실 거 같아요. 그러면서 그런 기도를 명령한 교주에 반항하는 게 아니고 '이런 보도를 하는 방송국 때문에 우리가 이 고생을 한다'라는 논리가 성립되면서 이 사람들이 고생하고 계신 거죠. 안타깝습니다."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2세대, 3세대의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고 느껴지고요. 그분들은 정말 사각지대 중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생각돼요. 그분들이 큰 결심을 하고 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 그들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심리 상담이라든가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같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좀 더 역할을 해야겠다는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 취재할 때 어려운 점은 뭐였어요?
"브라질까지 일단 너무 멀었고요. 너무너무 멀어서 가기가 정말 육체적으로 힘들기도 했고 이래서 아무도 보도를 안 했구나 싶기도 하고 이래서 돌나라가 브라질로 숨어 들어갔다는 생각이 또 들었어요. 그런 것들이 좀 어려웠고 아무래도 이 교주, 종교, 신념 자체를 저희가 문제 삼을 수는 없으니까 그런 점을 적정한 선에서 지적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구성하면서 그런 부분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기괴한 가사의 노래를 불렀던 그 아이의 영상을 보고 이걸 취재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많은 사람이 그걸 보고 문제의식을 함께 공감해 주셔서 감사하고 이런 관심의 증가로 많은 사람이 그 단체를 눈여겨보고, 견제하게 되어 자정작용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더 나아가서 그 어린 친구들이 하루속히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전북의소리'에도 중복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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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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