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에서 지난해 통합 챔피언 KT 위즈가 4연승을 질주하며 3위를 탈환했다. KT는 7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4-2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까지 3위였던 키움 히어로즈가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2 끝내기 패배를 당해 KT에 3위를 내주고 4위로 밀려났다. 

KT 선발 엄상백은 6이닝 6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KT 타선은 4회말까지 1득점만을 지원했으나 그는 5회초까지 2실점으로 버티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승리로 그는 8승 2패 평균자책점 3.23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694로 데뷔 첫 10승 고지를 바라보게 되었다.

엄상백은 덕수고를 졸업하고 2015년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했다. 하지만 2019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평균자책점 3점대 이하를 찍은 적이 없을 정도로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했다. 2018년에는 12홀드를 기록했으나 1승 8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5.44 피OPS 0.776으로 세부 지표는 좋지 않았다. 
   
언더핸드 투수로는 경쟁력이 있는 140km/h대 중후반의 패스트볼을 보유했으나 제구가 불안한 약점이 있었다. 상무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9년에는 9이닝당 평균 볼넷이 6.89에 달했다. 

상무 복무 이후 엄상백은 성장을 입증했다. 지난해 전역 이후 8월 중순부터 KT 마운드에 합류해 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10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4.10 피OPS 0.686을 기록했다. 풀타임을 소화한 것은 아니었으나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KT의 정규 시즌 1위에 공헌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었지만 등판하지는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엄상백은 올 시즌 고정적인 선발 투수로 출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 역할을 맡아 호투를 이어간 끝에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퇴출당하고 배제성이 부진해 하위권으로 추락했던 KT였으나 엄상백의 기대 이상의 맹활약으로 3위까지 치고 올라올 수 있었다. 

엄상백은 이미 117이닝을 던져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9이닝당 평균 볼넷도 2.92로 매우 안정적이다. 
   
KT는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던 언더핸드 투수 고영표가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고 있다. 또 다른 언더핸드 투수인 엄상백이 고영표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고영표는 구속이 빠르지 않고 정교한 제구를 앞세우는 유형이라면 엄상백은 고영표보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0km/h 가까이 빨라 구위를 앞세우는 유형이다. 두 투수의 유형이 다른 가운데 제구 안정까지 확보한 엄상백이 선발로 뛰지 않을 이유가 완전히 사라졌다. 

KT는 7일 기준으로 2위 LG 트윈스에 6경기 차로 격차가 상당해 정규 시즌 2위 이상을 바라보기는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엄상백을 비롯한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전력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엄상백이 데뷔 첫 10승을 달성한 뒤 KT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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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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