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FC와 울산 현대 경기 중 한 장면.

성남 FC와 울산 현대 경기 중 한 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영상 캡쳐

 
전반전 주장 완장을 차고 뛴 김민혁이 보기 드문 슈퍼 골로 앞서나가자 후반전 시작하면서 바꿔 들어온 권순형 주장이 그 기운을 그대로 이어받아 또 하나의 슈퍼 골을 터뜨려 성남 FC가 또 한 번 활짝 웃었다. 상대 팀이 선두를 달리며 오랜만에 K리그 1 우승 트로피를 노리고 있는 최강 팀 울산 현대였기에 이 과정, 결과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경호 감독대행이 이끌고 있는 성남 FC가 4일 오후 7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1 선두 울산 현대와의 홈 게임을 2-0으로 이겨 꼴찌 탈출과 시민 구단 지키기 의지를 다시 한 번 널리 알렸다.

그 무엇보다 '성남 FC의 간절함'

K리그 2022 시즌이 절정에 이른 9월 첫 일요일 저녁 강등 1순위 후보로도 모자라 팀 해체(매각)설까지 나돌고 있는 꼴찌 팀 성남 FC와 이번에는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말 것이라는 각오로 시즌 대부분의 시간들을 선두로 달리고 있는 우승 1순위 후보 울산 현대가 만났기에 예상하기 쉬운 싱거운 결과가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일요일 저녁 폭우를 뚫고 탄천종합운동장에 찾아온 2355명 성남 FC 팬들은 모든 것을 걸고 시민 구단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선수들로부터 또 하나의 감동적인 선물을 받아들고 활짝 웃었다.

상대적으로 많은 연봉을 받는 스타 선수들,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들을 여럿 거느리고 있는 빅 클럽보다 축구장 초록 그라운드에서 더 중요한 것이 팬들과 하나되어 뛰는 간절함이라는 사실을 성남 FC 선수들이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다.

36분에 홈 팀 성남 FC의 첫 골이 놀라운 작품으로 나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시영이 내준 공을 미드필더 안진범이 오른발 논스톱 크로스로 넘겨줬고 강재우가 백 헤더로 또 한 번 넘겨준 공이 주장 완장을 차고 공격수로 나온 김민혁의 오른발 가위차기에 제대로 걸린 것이다.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도 방향을 잡고 몸을 날리며 양손 글러브로 공을 건드렸지만 김민혁의 오른발 끝에 기막히게 맞은 공은 빗물을 뿌리며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성남 FC와 울산 현대 경기 중 한 장면.

성남 FC와 울산 현대 경기 중 한 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영상 캡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 현대가 이번 시즌 역전승을 많이 만들어냈기 때문에 성남 FC는 결코 안심할 수 없었다. 그래서 후반전 게임 흐름을 울산에게 내주지 않기 위해 시작과 동시에 척추 라인에 해당하는 선수 셋(권순형, 구본철, 강의빈)을 한꺼번에 교체 멤버로 들여보냈다. 

거짓말처럼 이 교체 선수 셋이 후반전 시작 후 50초 만에 결정적인 추가골을 합작해냈다. 구본철이 오른쪽 코너킥을 날카롭게 감아올렸고 강의빈이 높이 솟구쳐 헤더로 공을 떨어뜨려주었다. 바로 이 공을 후반전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미드필더 권순형이 오른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기막히게 차 넣은 것이다. 전반전 주장 김민혁의 가위차기에 이어 후반전 주장 권순형의 아웃프런트 킥은 보는 이들 모두가 입을 다물 수 없는 명장면이었다.

울산 현대가 올 시즌 역전승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2골 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갈 길이 바빠졌다. 그래서 홍명보 감독은 52분에 원두재를 빼고 듬직한 골잡이 마틴 아담을 들여보냈다. 그리고 4분 뒤에 따라붙는 골을 프리킥 세트 피스로 뽑아냈다. 울산 현대가 바라는 순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임종은의 오른발 끝에 맞고 들어간 이 골은 VAR 시스템 판독 결과 오프 사이드 판정을 받아 취소되고 말았다. 아마노 준의 오른쪽 측면 프리킥이 왼발 끝을 떠나는 순간 임종은이 간발의 차이로 앞에 나와 있었던 것이 VAR 카메라에 정확히 잡힌 것이다.
 
 성남 FC와 울산 현대 경기 중 한 장면.

성남 FC와 울산 현대 경기 중 한 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영상 캡쳐

 
이후 울산 현대는 78분에 베테랑 미드필더 이청용까지 들여보냈지만 끝내 성남 FC 골문을 열지 못했다. 85분에 레오나르도가 마틴 아담의 헤더 패스를 받아 왼발 발리 슛으로 1골이라도 넣을 수 있었지만 성남 FC의 골문을 지키는 맏형 골키퍼 김영광의 슈퍼 세이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늘도 김영광의 몸 아끼지 않는 헌신적인 선방은 누구보다 간절하게 이어졌다.  

이로써 일주일 간격으로 놀라운 2연승을 기록한 성남 FC는 6승 6무 17패(24점 29득점)의 성적으로 10위 김천 상무(28점 35득점), 11위 대구 FC(28점 34득점) 두 팀을 모두 긴장시킬 정도로 바짝 따라붙었다. 성남 FC는 이제 대구 FC와의 주중 어웨이 게임(7일 오후 7시 30분)을 위해 수요일 DGB 대구은행파크로 찾아간다.

지난 7월 2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 매치를 0-2로 진 뒤 오랜만에 쓴 잔을 마신 선두 울산 현대도 같은 날 같은 시각 FC 서울과의 슈퍼 매치 완승을 거둬 상승세를 탄 9위 수원 블루윙즈를 문수구장으로 불러들인다.

2022 K리그 1 결과(9월 4일 오후 7시, 탄천종합운동장)

성남 FC 2-0 울산 현대 [득점 : 김민혁(36분,도움-강재우), 권순형(46분,도움-강의빈)]

2022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59점 17승 8무 4패 44득점 26실점 +18
2 전북 현대 51점 14승 9무 6패 38득점 29실점 +9
3 포항 스틸러스 48점 13승 9무 7패 42득점 31실점 +11
4 인천 유나이티드 FC 44점 11승 11무 7패 37득점 31실점 +6
5 제주 유나이티드 42점 11승 9무 9패 40득점 35실점 +5
6 강원 FC 39점 11승 6무 12패 41득점 44실점 -3
7 수원 FC 37점 10승 7무 12패 46득점 48실점 -2
8 FC 서울 36점 9승 9무 11패 35득점 37실점 -2
9 수원 블루윙즈 33점 8승 9무 12패 30득점 37실점 -7
10 김천 상무 28점 6승 10무 13패 35득점 36실점 -1
11 대구 FC 28점 5승 13무 11패 34득점 43실점 -9
12 성남 FC 24점 6승 6무 17패 29득점 54실점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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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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