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이한 KBO리그의 2022년 시즌도 이제 슬슬 정규 시즌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8월 31일까지 각 팀은 적게는 111경기에서 많게는 119경기까지 치르며 대략 한 달 정도의 정규 시즌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물론 8월의 일부 지역의 집중 폭우 등으로 인하여 순연된 경기들을 다시 편성할 때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일단 오는 23일까지는 각 팀마다 이미 편성된 143경기를 치른 뒤, 기상 악화 등으로 순연된 경기들을 다시 편성하여 시즌을 마무리한다. 1일부터 23일까지 경기를 치르는 날은 20일이며, 이때까지 치르지 못한 경기들은 잔여경기로 편성된다.

이제 각 팀들은 9월 중에 예정된 신인 드래프트와 함께 포스트 시즌을 준비하거나 시즌을 마무리 할 준비에 들어간다. 하위권 팀들 중에서도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들도 있으며, 현실적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할 팀들도 있다.

와이어 투 와이어에 도전하는 SSG, 이대로 우승까지?

스포츠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는 시작부터 끝까지 1위를 놓치지 않고 우승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한 대회를 최대 4경기까지 치르는 골프에서도 나오기 쉽지 않은 기록인데, 올해로 41번째 시즌을 맞이한 KBO리그에서 아직까지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까지 차지한 팀은 이전까지 40번의 시즌 중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이 진귀한 기록에 도전하는 팀이 있다. 바로 지난해부터 SK텔레콤에서 이마트로 모기업이 바뀐 SSG 랜더스가 이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아쉽게 정규 시즌 6위에 머무르며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SSG는 올해 개막전 승리부터 시작하여 8월 31일까지 정규 시즌 1위 자리를 한 번도 내주지 않고 있다.

KBO리그 역사에서 1위 자리를 제일 오랫동안 지켰던 팀 기록으로는 2017년 KIA 타이거즈가 있다. 당시 KIA는 시즌 10번째 경기였던 4월 12일 1위에 오른 뒤, 10월 3일까지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KIA가 1위 자리를 지켰던 시간은 175일 134경기였다. 마지막에 두산 베어스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1위를 지키며 정규 시즌을 우승한 KIA는 한국 시리즈에서 두산을 상대로 1패 뒤 4연승을 거두며 타이거즈 통산 11번째 한국 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현재까지 SSG는 4월 2일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152일 116경기를 치르면서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개막전부터 시작하여 1위 기록을 제일 오랫동안 이어간 조건으로 한정하면 이 부분 기록에서는 SSG가 가장 긴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8월까지 SSG는 116경기에서 76승 3무 37패(0.673)를 기록하며 2위 LG 트윈스(112경기 69승 1무 42패 0.622)를 상대로 6경기의 넉넉한 승차를 유지하고 있다. 9월 23일까지 편성이 완료된 20경기에서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KIA가 1위 자리를 지켰던 175일 134경기의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다.

PS 대진표 우위를 포기할 수 없는 LG와 kt 그리고 키움

일단 SSG는 정규 시즌 우승과 함께 한국 시리즈 우승까지 도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그런데 최근 1위 SSG의 페이스와 2위 LG의 페이스를 감안하면 6경기의 승차가 마냥 여유가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SSG는 9위 삼성 라이온즈에게 2연패를 당한 것을 포함하여 최근 10경기 5승 5패로 다소 주춤하고 있다. 2위 LG는 4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말 2연전을 스윕한 것을 포함하여 4연승을 기록, 최근 10경기 7승 3패의 가파른 상승세로 추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의 최근 행보도 심상치 않다. kt도 최근 10경기 7승 3패를 기록하며 115경기에서 64승 2무 49패(0.566)를 기록, 경기를 많이 치른 키움(119경기 66승 2무 51패 0.564)을 승률 0.002 차이로 따돌리며 리그 3위까지 올라섰다.

1위 SSG와 2위 LG의 승차가 6경기이며, LG 역시 kt와 키움을 상대로 6경기 승차로 앞서 있다. 이대로 가면 승차의 변동은 있겠지만 정규 시즌 1위와 2위는 쉽게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SSG에게는 28경기, LG에게는 32경기, kt에게는 29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정규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순위가 고정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돔 경기장을 사용하여 홈 경기가 한 번도 순연되지 않은 키움으로서는 남은 경기가 25경기로 다른 3팀에 비해 추격할 기회가 다소 부족할 수 있다.

이들이 마지막까지 추격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포스트 시즌의 대진표 작성 때문이다. 정규 시즌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할수록 포스트 시즌을 대비한 휴식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준플레이오프로 직행하면 4일을 쉴 수 있고, 플레이오프로 직행하면 8일이 추가되어 12일을 쉴 수 있다. 한국 시리즈에 직행하면 8일이 또 추가되어 20일을 쉴 수 있다.

높은 순위를 차지할수록 팀 자체 훈련으로 전력을 다시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이점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단계마다 경기를 치르고 올라오는 상대 팀의 체력 소모까지 고려하면 더 큰 이득인 셈이다.

게다가 정규 시즌보다 심리적 부담감이 큰 포스트 시즌인 점을 감안하면 휴식의 이점이 상당히 크게 작용한다. 준플레이오프 이상의 직행으로 휴식이 보장되는 3위 이상의 이점을 감안한다면 상위 4팀의 대진표 작성 경쟁은 시즌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불러올 수 있다.

어쩌면 가장 안정적일 수도 있는 5위?

5위 KIA 타이거즈(114경기 57승 1무 56패 0.504)가 3위 kt와 4위 키움을 따라 잡으려면 무려 7경기의 승차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추격은 어렵다. 대신 KIA는 6위 롯데 자이언츠(118경기 52승 4무 62패 0.456)와의 승차가 5경기 반, 7위 NC 다이노스(111경기 48승 3무 60패 0.444) 6경기 반이다.

보통 포스트 시즌 티켓의 막차라고 할 수 있는 5위는 정규 시즌이 거의 끝날 때까지 다른 팀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 살아남는 팀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이런 팀들은 시즌이 끝나면 휴식 없이 바로 4위 팀의 경기장으로 이동하여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치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열세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와일드 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2015년부터 5위 팀이 4위 팀에게 시리즈를 승리하여 준플레이오프로 진출한 사례는 7번의 시리즈 중 한 번도 없었다. 1승 어드밴티지를 갖고 시작하는 4위 팀이 한 경기만 이기거나 비기면 시리즈가 끝나기 때문에 5위 팀의 부담이 상당히 크다.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5위 팀이 1차전을 승리하여 2차전까지 승부를 이어간 적은 2번 뿐이다. 2016년 5위 KIA가 4위 LG를 상대로 1차전을 승리했으며, 2021년 5위 키움이 4위 두산을 상대로 1차전을 승리한 적이 있었으나 결국 2차전에서 패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다.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는 강력한 1선발과 만일에 대비하여 2선발까지 확실한 투수를 보유한 팀이 시리즈를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KIA가 6위나 7위 팀들과의 승차가 넉넉한 편이기 때문에 차라리 9월 말까지 승차를 벌려 놓아서 포스트 시즌 티켓을 일찍 확보한 뒤 양현종과 이의리 등 주요 선발투수들의 투구수를 조절하여 포스트 시즌을 일찌감치 준비한다면 경쟁력은 어느 정도 갖출 수 있다.

문제는 KIA의 불펜인데, 필승조를 든든하게 지켜야 할 전상현이 아직 부상에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7월 30일 경기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1군에서 말소되었는데, 아직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다. 필승조를 지켜야 할 박준표와 한승혁은 전상현에 비하면 큰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마무리투수 정해영은 풀타임으로 마무리를 맡은 것이 올해로 2년째다. 27세이브로 리그 2위를 기록하고는 있지만, 가끔 가다가 부진할 때 그 임팩트가 너무 크다는 것이 불안하다. 타선에서도 올 시즌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던 나지완이 결국 9월 1일에 은퇴를 선언했다.

타이거즈는 한국 시리즈 준우승 기록이 한 번도 없다. 한국 시리즈에 진출했을 경우 우승을 놓쳤던 적이 없었다는 뜻인데, 11번의 우승 중 10번이 한국 시리즈에 직행하여 우승한 사례였다.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하여 우승한 적이 한 차례 있었고, 준플레이오프나 와일드 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했을 때 우승한 적은 아직 없었다.

현실적으로 내년을 바라봐야 하는 하위권 팀들

보통 6위나 7위를 기록한 팀들은 그래도 시즌 마지막까지 5위 팀을 맹렬하게 추격하다가 마지막 날에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8월 31일까지 6위 롯데는 5위 KIA와의 승차가 5경기 반이나 되고, 7위 NC는 6경기 반이나 된다.

롯데는 후반기에 이대호의 은퇴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이라는 동기부여가 있어 그래도 끝까지 시즌을 포기하지 않고 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5경기 반의 승차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NC는 시즌 중 이동욱 전 감독의 사퇴로 인하여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동욱 전 감독이 사퇴하던 시점에 잠시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했으나 이를 딛고 다시 일어선 순위가 지금의 7위다. 포스트 시즌 진출은 힘들겠으나 감독대행 체제에서 위기를 수습하고 순위를 끌어올린 것도 놀라운 결과물이긴 하지만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쉽기도 하다.

와일드 카드 결정전 승리 팀 최초로 한국 시리즈까지 진출하여 준우승을 차지했던 두산(112경기 47승 2무 63패 0.427)도 5위 KIA와의 승차가 8경기 반이나 된다. 위기를 겪었던 해에도 어떻게든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여 한국 시리즈 진출을 7년 연속으로 이뤄낸 두산이었지만, 올해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9위 삼성(115경기 48승 2무 65패 0.425)도 5위 KIA와의 승차가 9경기나 된다. 이미 삼성은 허삼영 전 감독이 계약 만료를 앞두고 8월에 사퇴하면서 사실상 내년을 바라보는 팀 운영으로 전환한 모양새다.

한화 이글스(114경기 35승 2무 77패 0.313)는 5위 KIA와의 승차만 해도 21경기 반이나 되며, 9위 함성과의 승차도 12경기 반이나 된다. 포스트 시즌 탈락 트래직 넘버가 10 미만으로 줄어든 상태이며, 이번 시즌도 최하위로 끝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23 신인 드래프트는 9월 15일에 있는데, 벌써부터 한화가 내년에 실시되는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어떤 선수를 1순위로 지명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위권 팀들이 5위 KIA를 추격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되어 순위 경쟁의 열기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포스트 시즌 대진표 작성에서 상위 팀들이 누릴 수 있는 어드밴티지 때문에 상위권들의 순위 경쟁이 가을에도 불타오르고 있다. 잔여경기까지 감안하면 40일 정도가 남은 정규 시즌이 어떤 순위표를 남기고 마무리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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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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