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쿠키'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뉴진스 '쿠키'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 어도어


평균 연령 17.6세로 멤버 전원이 미성년인 신인 그룹 뉴진스(NewJeans). 데뷔한 지 이제 막 한 달이 지난 이 그룹은 2주 연속 멜론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가 하면 음악방송 5관왕을 달성하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으며 데뷔 일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들을 둘러싼 논란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트리플 타이틀 곡 중 하나인 '쿠키(Cookie)'의 가사 선정성 논란이 여전히 계속되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것. 

'내가 만든 쿠키/ 너를 위해 구웠지/ but you know that it ain't for free, yeah'
'역시 향기부터 다르니/ 한입은 모자라니' 


위와 같은 '쿠키(Cookie)'의 노랫말이 부적절하다고 지적받는 건 쿠키가 영미권에선 여성의 생식기를 지칭하는 속어로 사용된다는 문화적 배경에 기인한다. 그래서일까. '쿠키' 선정성 논란은 국내가 아닌 해외 팬들에 의해 먼저 시작됐고, 연이어 영어 동시통역사 김태훈이 이런 주장에 힘을 실으면서 파장이 번졌다. 

김태훈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속사가) 돈에 눈이 멀었거나 멍청한 듯하다"라며 "(쿠키는) 여성의 생식기를 의미하는 것이 맞고, 아니라고 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인이 불렀다면 불편할 수는 있었겠지만 크게 상관은 없다. 문제는 미성년자들이 부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으며 그 부적합성을 지적했다. 

'내가 만든 쿠키/ Come and take a lookie/ 우리 집에만 있지 놀러 와' 

'쿠키'란 단어의 상징성도 상징성이지만 노랫말의 맥락에서 성적 뉘앙스가 풍긴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쿠키'라는 단어 하나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다른 구절들 역시 성적으로 들린다. 전반적인 맥락이 성적이기에 다른 해석이 어렵다. '쿠키'란 가사를 비슷한 다른 단어로 바꿔도 여전히 유사한 뉘앙스를 풍기지 않나"라고 분석했다. 

'쿠키' 선정성 논란 반박한 어도어
 
 그룹 뉴진스

그룹 뉴진스 ⓒ 어도어


이런 논란에 마침내 지난 27일, 뉴진스의 소속사인 하이브 산하 어도어는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쿠키'의 선정성 논란을 전면 반박했다. 어도어 측은 "저희는 제작 기간 내내 '쿠기(Cookie)' 가사에 대한 어떤 의구심도 없었다. 가늠할 수 없는 전 세계 슬랭(속어, 은어)은 모두가 알고 익혀야 하는 표준어가 아니다"라며 "(가사 선정성) 주장에 대해 다수 영문학 박사, 통번역 전문가, 네이티브 스피커 및 일반 외국인들에게도 확인했으나 '통상 쓰이는 개념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다수였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슬랭은 문화, 지역, 역사에 따라 각기 다른 양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부적절함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 억지 주장을 하는 이들 대부분이 공교롭게도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를 방패로 자신들의 목적을 포장하고 있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태도를 견지한 사람들에게는 긴 설명도 무색하다."

다소 강경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견은 분분하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를 살펴보면 '쿠키'를 선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잘못됐다고 여기는 듯한 어도어의 태도에 불쾌함을 드러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한 누리꾼은 "자신들이 조심하지 못했으면서 가사를 성적 의미로 해석한 다수의 이들을 나쁜 사람들인 양 몰아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쿠키'란 단어를 성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라며 어도어 측에 손을 들어주는 팬들의 글들도 있었다.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고 있는 것.

뉴진스를 기획하고 탄생시킨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과거 선정성 관련 잡음도 이번 '쿠키' 논란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는 모양새다. 어도어에 오기 전 SM엔터테인먼트에서 긴 시간 아트디렉터로 활동한 민희진은 콘셉트 선정성을 지적받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민희진이 뉴진스 데뷔를 앞두고 개인 SNS에 게재한 사진을 놓고 그 속에 등장한 영화 포스터 등이 어린 소녀와 중년 남성의 부적절한 관계를 상징하는 '로리타'를 연상시킨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일었다. 이 같은 소아성애 콘셉트를 뉴진스에 적용한 것 아니냐는 일부 대중의 의혹에 민희진 대표는 악성댓글 및 허위사실에 대한 법적 대응을 지난 8월 초 선언하기도 했다.

단호한 해명에도 계속되는 대중의 지적을 어도어는 어떻게 돌파할까. 뉴진스가 대중의 큰 사랑을 받으며 화려한 출발을 알린 만큼 더욱 신중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할 뉴진스에게 '쿠키' 논란이 오점으로 남는다면 이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뉴진스가 영미권을 비롯한 세계 음악 무대에서 활동할 팀이라면 더욱 신중한 행보가 필요해 보인다.
 
 그룹 뉴진스

그룹 뉴진스 ⓒ 어도어

뉴진스 쿠키 민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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