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개막한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 개막식

지난 18일 개막한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 개막식 ⓒ 성하훈

  
 지난 6월 개최된 광주독립영화제 '메이드인 광주' 섹션 단편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지난 6월 개최된 광주독립영화제 '메이드인 광주' 섹션 단편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 성하훈

 
지난 18일 개막한 9회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된 단편영화 4편 중 하나인 < 6×8 >은 목포에서 제작된 단편영화였다. 지역에서 제작된 유일한 영화라는 점에서 개막작으로서의 의미가 특별했다. 개막식을 찾은 관객들은 익숙한 지역 모습이 등장하자 더 관심을 기울이며 영화에 집중했다.
 
김수로 감독은 "목포에 머무르던 시간에 독립영화관 활동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만들었다"며 "배우를 비롯해 제작 스태프 모두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참여했다"고 영화의 의의를 강조했다.
 
지난 6월 개최된 광주독립영화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메이드인 광주' 프로그램에 상영된 영화들이었다. '기본적으로 광주에서 제작된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메이드인 광주'는 광주 출신 스태프가 참여한 작품으로 대상을 넓히면서 모두 9편이 상영됐다. 광주 출신 신예 감독과 제작진이 만든 작품 4편에 광주지역 교사들과 학생들이 만든 작품 등 5편이 상영됐고, 가장 많은 관객이 찾아 상영 후 GV(관객과의 대화) 열기도 뜨거웠다.
 
메이드인 광주 외에 광주독립영화제 상영작 중 광주에서 제작됐거나 광주 출신이 만든 영화는 모두 12편으로 다른 작품들에 비해 관객 참여도가 높았다.

충무로가 중심인 한국영화에서 지방에서 제작된 영화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 108편 중 20편이 수도권 외에서 제작된 영화였고, 전체 출품작의 20% 이상이 지역에서 제작된 영화일 만큼 지역에서의 창작 욕구가 커지는 모습이다.
 
지역 영화의 약진은 충무로 중심주의가 견고한 한국영화에서 독립영화의 다양성 확보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모습이다. 수도권 편중보다는 지역에서 특징을 활용해 창작범위를 넓힐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한국영화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효과 높은 영진위 지역영화 정책
 
 영진위 지역영화 네트워크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5월~8월까지 목포 시네마엠엠에서 진행된 전남영화학교 워크숍






목포에서 진행된

영진위 지역영화 네트워크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5월~8월까지 목포 시네마엠엠에서 진행된 전남영화학교 워크숍 목포에서 진행된 ⓒ 시네마엠엠 제공

 
지역영화 제작이 늘어난 것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정책적 지원도 역할을 하고 있다. 영진위의 지역영화 지원사업이 높은 효율성을 보이면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중이다.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인 감정원 감독은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토크포럼에서 "영진위 '지역영화 네트워크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3년 동안 50명 정도의 수료생들을 배출했다"며 "원래 지역에 있었던 분들이 영화를 너무 잘 찍는다고 느꼈고, 2021년 서울독립영화제만 해도 단편 포함해서 6편의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목포 역시 '지역영화 네트워크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에서의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2년 연속 사업이 진행 중인데, 올해는 전남영상위원회를 중심으로 진도문화원까지 연계하면서 영진위 지원심사 과정에서 지역 문화 특색을 반영한 사업기획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정성우 감독은 "다큐를 비롯해 기획 중인 영화들이 여러 편 있다"며 "내년 영화제에는 목포에서 제작된 영화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전북에서 제작된 영화들을 대상으로 하는 1회 뉴웨이브영화제를 개최한 이하늘 전주 무명씨네 대표는 "지역에서 제작되는 영화가 10편 안팎 정도가 되는 것 같다"며 "영화과 학생들의 작품도 있으나 일부였고, 개인 제작 작품이 많았다"고 말했다.
 
영화 및 영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다양한 형태의 영화제작 워크숍 등이 늘어나면서 지역에서의 제작이 활기를 띠는 것이다.
 
고창농촌영화제 사무국장 백정민 감독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고창힐링영화학교라는 이름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데, 정원보다 많은 인원이 지원한다"며 "이를 통해 매해 3편 정도의 단편영화가 제작돼 영화제에서 상영한다고 말했다.
 
또 "젊은 귀농자들과 지역 어르신들이 유튜브 활용을 통한 지역 농특산물 홍보에 관심이 있다보니 지원을 많이 한다"면서 "단편영화 제작으로 이어지면서 지역영화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차 큰 지역 제작 역량, 지자체 지원 필요
 
하지만 지역적인 특성과 역량에 따른 차이는 크다. 여전히 영화 인프라가 충무로로 상징되는 서울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영진위 외에 각 지역 지자체들의 관심과 독립영화인들의 의지가 편차를 키우는 요소다. 제작 여건에서도 지역 간 차이가 두드러진다.
 
1990년대 이후 지역영화 제작 역량을 꾸준히 구축한 대표적인 곳은 대구였다. 부산이 부산영화제를 기반으로 성장했다면 대구는 변변한 대학 영화학과조차 없는 현실에서 독립영화인들의 의지가 바탕이 됐고, 이를 담아낸 것이 2000년 시작돼 올해 23회를 맞는 대구단편영화제였다.
 
다른 지역보다 꾸준하게 이어진 대구 창작활동은 2018년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유지영 감독이 대구에서 제작한 <수성못> 개봉과 2019년 김현정 감독 <입문반>의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으로 성과를 잇는 중이다. 2019년에는 대구영화·영상진흥조례가 제정됐다.
 
부산의 경우 부산영상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지원사업이 지역 제작 활성화에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다. 이를 통해 꾸준히 장편영화들이 제작되고 있다. 제작자 출신 김인수 운영위원장이 다양한 지원사업과 함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으로 부산의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광주독립영화협회 오태승 대표

광주독립영화협회 오태승 대표 ⓒ 오태승 제공

 
반면 다른 지역은 지원의 폭이 작거나 아예 없는 곳도 있다. 광주독립영화협회 대표인 오태승 촬영감독은 "광주에서 매년 10편 정도의 영화가 제작된다"며 "제작비는 주로 지역과 외부의 지원으로 해결하는데, 지난해의 경우 광주시의 제작지원 예산이 8편에 1000만 원 씩 지원됐다"고 말했다.
 
오태승 대표는 또한 "올해는 3억 9000만 원 정도의 제작지원 예산이 편성돼 있고 광주 브랜드 영화는 2억, 장편은 편당 3500만 원 정도 지원받을 수 있다"면서 "다만 제작지원의 경우 완성 기한이 있는데, 연장이 안 되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큐같은 경우는 제작 기간이 길어 완성 기한의 연기가 가능하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장편이 나와야 한다"며 "그래야 젊은 세대들이 지역 영화를 끌고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 제작의 어려운 점에 대해 오태승 대표는 "전문인력의 부재"를 꼽았다. 특히 동시녹음과 조명을 예로 들면서 "촬영감독이 조명감독 역할까지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영화제에서 지역 영화인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어 네트워크 활성화 이야기가 나왔다"며 "지역의 영화인들이 서로 도와 함께 작업하자는 데 공감을 이뤘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전남지역 영화 중심으로 부상하고 목포의 경우는 이런 지원사업 자체가 없는 현실에서 독립영화인들의 열정이 그나마 싹을 틔우고 있다.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어야 할 미디어센터도 부재하고, 지역 영상위원회의 활동 범위가 미치지 못하는 한계 상황에서 지역 독립영화인들이 개인적인 헌신을 통해 창작과 교육, 독립영화관 운영을 병행하면서 지탱하는 중이다.
 
지역 차원에서 지원에 대한 논의는 있으나 말만 무성할 뿐 실질적으로 뚜렷하게 나오는 지원책도 없는 것은 다른 지역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영진위는 지역의 관심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영진위의 지원사업이 지역영화 활성화의 추진동력을 제공하는 차원이라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별도의 지원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기용 영진위원장은 "지역 영화 활성화가 한국영화 발전의 토대로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자체 역할이 매우 필요하면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진위의 지원이 한계가 있는 만큼 지자체가 지원에 참여하는 게 필수적이다"라며 "지역 영상위원회 중심의 논의 시스템을 만드는 형태로 거버넌스를 구축했으면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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