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대구와의 ACL 16강전에서 송민규의 선제골 이후 기뻐하고 있다

전북이 대구와의 ACL 16강전에서 송민규의 선제골 이후 기뻐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결국 두 팀의 차이가 갈린 것은 승리하고자 하는 의지와 집념이었다. 전북현대가 대구FC를 물리치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에 안착했다. 

전북이 18일 오후 5시 일본 사이타마의 우라와 코마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에서 대구와 연장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2-1로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전북, 120분 승부 끝에 극적인 연장 승리

대구는 3-4-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투톱은 제카-고재현,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징야가 자리했다. 밑에서 케이타-이용래-황재원-장성원이 받쳤고, 스리백은 조진우-홍정운-정태욱이 책임졌다. 골키퍼 장갑은 오승훈이 꼈다. 

전북은 4-2-3-1에서 송민규를 원톱에 포진시켰다. 2선은 김보경-백승호-한교원, 수비형 미드필더는 류재문-맹성웅이 출전했다. 포백은 김진수-윤영선-박진섭-김문환이 포진했으며, 골문은 이범수가 지켰다. 

전체적으로 매우 지루하고 무기력한 전반전이었다. 점유율 73%를 확보한 전북이 조금더 우세했지만 그렇다고 크게 위협적인 기회를 만든 것은 아니었다. 

전북은 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진수가 왼발 발리슛을 시도했지만 높게 떠올랐다. 17분 박진섭의 헤더도 득점과 거리가 멀었다.

유효슈팅은 전반 통틀어 1개가 전부였다. 전반 43분 백승호가 시도한 프리킥 슈팅은 오승훈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대구는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렸으나 한 개의 슈팅조차 만들지 못한 채 전반을 마감했다.

후반에는 좀더 박진감 있게 경기가 전개됐다. 후반 1분 전북이 정적을 깨뜨렸다. 오른쪽에서 올린 한교원의 크로스를 송민규가 발리슛으로 마무리 지었다. 오승훈 골키퍼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공이었지만 정면으로 향하는 공을 정확히 처리하지 못했다.

한 골을 실점한 대구는 곧바로 케이타 대신 홍철을 투입해 측면 공격을 강화했다. 그리고 후반 10분 동점골로 따라붙었다. 이번에는 전북으로부터 실수가 나왔다. 후방에서 홍정운의 롱패스를 윤영선이 클리어 과정에서 흘리고 말았다. 이후 제카의 오른발 슈팅이 이범수 골키퍼의 다리 사이로 통과했다.

대구는 후반 21분 이용래, 고재현 대신 페냐, 김진혁을 투입했다면 전북은 3분 뒤 김보경을 빼고 바로우를 투입했다. 두 팀은 대등하게 중원 싸움을 벌였다. 후반 중반 이후에는 대구가 좀 더 많은 기회를 창출했다. 후반 28분 왼쪽에서 올라온 페냐의 크로스를 김진혁이 헤더로 골문을 조준했으나 벗어났다. 후반 40분에는 교체 투입된 이근호의 방향만 바꾸는 헤더가 골대 왼편으로 빗나갔다. 

90분 안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대구는 김우석을, 전북은 구스타보와 문선민을 조커로 내세웠다. 연장에는 전북의 공격이 날카로웠다. 
연장 전반 2분 이승기의 슈팅이 수비수에 맞고 굴절된 뒤 골대를 맞고 나왔다. 5분에는 김진수가 무회전 중거리 슈팅을 시도한 공이 또 다시 오른쪽 골대를 스쳐 지나갔다. 

연장 후반에도 두 팀의 투혼이 불꽃을 튀었다. 연장 후반 2분 구스타보의 헤더 패스에 이은 바로우의 슈팅을 오승훈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냈다. 이어 실점할 뻔한 상황에서 수비수 박진섭이 태클로 걷어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연장 후반 6분 마지막 교체 카드로 김진규를 선택한 김상식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1분 바로우가 올린 크로스를 문선민이 헤더로 처리했는데 대구 수비진이 걷어내는 과정에서 동료의 몸을 맞고 골문 앞 노마크 상황에 있던 김진규에게 전달됐다. 김진규는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전북, K리그 부진 만회한 ACL 8강 진출

올 시즌 ACL에 출전한 K리그 4팀 가운데 대구와 전북만이 살아남았다. 공교롭게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자마자 16강에서 두 팀이 격돌했다. 

무엇보다 대구와 전북 모두 최근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가장 직전 경기인 주말 K리그에서 나란히 패배를 맛봤다. 대구는 1위 울산전에서 0-4로 크게 패했다. 10경기 연속 무승으로 9위 자리를 간신히 지켰지만 승강 플레이오프권인 10위 수원삼성과 승점 동률을 이루게 됐다. 

뿐만 아니라 부진이 장기회되자 가마 감독이 부임한지 8개월 만에 자진 사퇴했다. 전북과의 ACL 16강전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물러난 가마 감독을 대신해 최원권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대구를 이끌게 됐다. 

전북의 상황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8월 들어 치른 4경기에서 1승 1무 2패에 머물렀다. 특히 주말 열린 인천전에서 1-3으로 패하며, 1경기를 덜 치른 선두 울산보다 승점 6점차로 뒤진 상황에 놓였다. 2017년부터 5년 연속 정상을 지킨 전북의 K리그 6연패 가능성이 희미해지고 있다.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는 ACL 우승이 절실했다.

올 시즌 두 팀은 리그에서 두 차례 맞붙어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세 번째 맞대결에서는 전북이 웃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7-8월 빽빽한 K리그 일정에 이어 이번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ACL을 치러야 했다. 심지어 날씨마저 무더웠다. 승리 DNA가 심어진 전북은 강한 정신력을 발휘하며 대구를 제압했다.

김상식 감독은 최근 송민규 제로톱 전술로 재미를 보고 있다. 송민규는 수원FC, 인천전에 이어 이날 대구전에서도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연장전까지 아껴놓고 있던 김진규 카드를 늦게 사용한 김상식 감독의 판단 또한 주효했다.

8강에 오른 전북은 2016년 이후 6년 만에 ACL 정상 등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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