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의 활약에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LG는 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 홈 경기서 11-7로 승리를 거두었다. 경기 초반 양 팀 선발 투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고 난타전 끝에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LG가 삼성을 꺾었다.

문성주와 김민성을 제외하고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7명의 타자가 모두 안타를 기록한 가운데 무려 네 명의 선수가 멀티히트 활약을 펼쳤다. 그중 한 명이 16일 경기에 이어 이튿날에도 친정팀을 울린 박해민이다.
 
 17일 삼성과 홈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멀티히트 활약을 펼친 LG 외야수 박해민

17일 삼성과 홈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멀티히트 활약을 펼친 LG 외야수 박해민 ⓒ LG 트윈스


2경기 모두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1회말 선취점을 먼저 뽑고도 2회초 대거 5실점으로 리드를 빼앗긴 LG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2회말 무사 만루서 홍창기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루주자를 불러들였고 후속타자로 등장한 박해민이 상대 선발 양창섭의 4구째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후에도 3점을 더 추가하면서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세 번째 타석과 네 번째 타석에서 각각 볼넷, 낫아웃 삼진을 기록한 박해민은 팀이 승리에 한 걸음 다가서는 데 기여했다. LG가 10-7로 앞서던 8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박해민은 주저하지 않고 삼성의 여섯 번째 투수 이승현의 초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기록했다.

이후 상대 폭투로 3루까지 진루한 박해민은 무사 1, 3루서 채은성이 우익수 플라이를 치는 사이 무난하게 홈을 밟았다. 팀에게 11번째 득점을 안기면서 두 팀의 점수 차는 4점 차까지 벌어졌다. 무려 6명의 구원투수를 기용하고도 반전이 없었던 삼성으로선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날 박해민의 최종 성적은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이었다.

전날 경기서도 박해민은 안타 포함 루상에 두 차례 나가면서 상대를 흔드는가 하면 안정적인 수비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7회초 1사 1루서 김재성의 타구를 몸을 날려 건져내면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공교롭게도 타구를 보낸 김재성은 박해민의 FA 보상선수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다.

박해민은 올 시즌 내내 삼성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2연전을 포함해 14경기 동안 61타수 25안타(1홈런) 타율 0.410 8타점 14득점 OPS 1.062로 유일하게 삼성을 상대로만 4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 중이다. 두 팀의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11승 3패로 LG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박해민뿐만 아니라 한층 탄탄한 외야진을 구축하게 된 팀도 같이 웃고 있다.

박해민뿐만 아니라 한층 탄탄한 외야진을 구축하게 된 팀도 같이 웃고 있다. ⓒ LG 트윈스


'박해민 때문에'... 팀 사정이 완전히 다른 두 팀

불과 시즌 초까지만 해도 박해민에 대한 LG의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부담스러운 상황을 선수 스스로 극복해냈다. 삼성 시절에 보여준 특유의 넓은 수비 범위가 잠실구장을 만나자 장점이 극대화된 것이다.

LG 외야진은 '인원'만 보면 포화 상태다. 그러나 풀타임 시즌을 경험한 적이 없는 문성주, 컨디션을 완전히 끌어올리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홍창기 등 그 내면에는 불안 요소가 존재한다. 센터라인의 구심점이자 외야진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선수가 박해민이다. 그가 없었다면 LG는 지금처럼 순항하지 못했을 것이다.

올초부터 박해민의 공백이라는 고민을 안고 시즌을 맞이한 삼성은 당연히 박해민이 있을 때보다 사정이 더 나빠졌다. 시즌 도중 '중고신인' 김현준이 깜짝 등장하면서 주전 자리까지 꿰차는 듯했는데 최근 부진이 길어지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삼성의 고민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FA 선수들의 금액이 치솟는 게 걱정돼 '오버페이'가 아닌 합리적인 계산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점은 팀에게 정말 필요한 선수인지에 대한 판단이다. FA 선수를 영입하거나 혹은 놓치는 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2022년의 박해민이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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