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단계를 꿈꾸기 위해서는 '블루스'를 넘어야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첼시를 상대로 시즌 첫 골에 도전한다. 토트넘은 8월 15일 오전 0시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첼시와의 2022-23 EPL 2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토트넘과 손흥민은 모두 새 시즌 출발이 좋다. 지난 시즌 EPL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골든부츠(득점왕. 23골)을 수상했던 손흥민은 사우샘프턴과의 2022-23시즌 개막전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시즌 첫 공격포인트를 신고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4-1로 낙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지난 시즌 중반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반등에 성공한 토트넘은 후반기 뒷심을 선보이며 4위에 올라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티켓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절정의 폼을 보였던 손케쿨(손흥민-해리 케인-쿨루셉스키)가 건재하고,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오랜만에 지갑을 활짝 풀어서 히샬리송, 이반 페리시치, 이브 비수마, 제드 스펜서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보강하여 전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여기에 가는 팀마다 소속팀을 정상으로 이끈 '우승청부사' 콘테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지면 2007-08시즌 리그컵(칼링컵) 우승 이후 트로피를 추가하지 못했던 토트넘에게 올시즌은 무관의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꼽힌다.
 
토트넘이 정상권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맨체스터 시티나 리버풀같은 우승후보들과의 경쟁을 극복해야한다. 다음 상대인 첼시 역시 EPL 전통의 강호로서 강력한 리그 우승후보 중 하다.

특히 '블루스(푸른 색을 상징하는 첼시의 애칭) 군단'은 토트넘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그 어떤 강팀보다도 더 까다로운 상대였다. 맨시티나 리버풀조차도 종종 잡아냈던 토트넘과 손흥민이지만, 첼시를 상대로는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첼시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입단한 2015년 이후, 여러 대회마다 중요한 고비에서 마주치며 토트넘의 우승도전에 발목을 잡았다. 2015-2016시즌 36라운드에서 우승경쟁을 이어가던 토트넘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첼시에게 전반 두 골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2로 통한의 무승부를 기록한 것이 결정타가 되어 우승의 꿈이 좌절되었고 레스터시티에 정상을 내줬다. 이 경기에서 감정이 격해진 양팀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후 난투극까지 벌였다.
 
이듬해인 2016-17시즌에는 리그와 FA컵 모두 첼시에 막여 분루를 흘렸다. 토트넘은 리그에서 승점 86점을 따냈으나 93점을 기록했던 첼시에 뒤져 준우승에 그쳤다. FA컵 준결승전에서는 첼시에게 2-4로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공교롭게도 이때 당시 첼시의 사령탑은 바로 현재 토트넘을 이글고 있는 콘테 감독이었다.
 
토트넘은 지난 2021-22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4강에서도 또다시 첼시를 만났으나 내리 2연패를 당하며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토트넘이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2007-08시즌 칼링컵 당시 결승 상대가 바로 첼시였던 것을 감안하면, 기묘한 악연이다.
 
한편 손흥민 개인으로서 첼시전에서는 유난히 좋지 않은 기억이 더 많았다. 앞서 설명한 2016-17시즌 FA컵 준결승전은 그 유명한 포체티노 감독의 '손흥민 윙백 기용'으로도 회자되는 경기다. 당시 절정의 골감각을 이어가고 있던 손흥민은 익숙하지 않은 윙백으로 출전했다가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오히려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패배의 원흉이되고 말았다.
 
손흥민은 2019년 12월 23일 홈에서 열린 2019-2020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경기에서는 퇴장까지 당했다. 첼시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와 몸싸움 중 신경전을 벌이다가 보복성 행위를 이유로 퇴장당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3경기 출장 정지까지 당했고, 경기도 손흥민의 공백을 이기지 못한 토트넘이 0-2로 완패했다. 뤼디거 역시 토트넘 홈팬들로부터 인종차별 욕설을 들었다고 주장하며 이래저래 후폭풍이 컸다. 평소 페어플레이어나 나이스 가이 이미지가 강했던 손흥민이 이때 퇴장 논란으로 잠시나마 대외적으로 가장 이미지가 나빠졌던 시기이기도 했다.
 
맨시티(7골 3도움)-도르트문트(9골)-리버풀(4골) 등 여러 강팀들을 상대로도 강한 모습을 보였던 손흥민이었지만, 첼시를 상대로는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손흥민은 EPL 진출 이후 총 15경기(리그 12경기, 컵대회 3경기)에서 첼시를 상대했지만 득점은 단 2골에 그쳤다.
 
손흥민은 2016년 5월에 첼시전 첫 득점을 기록했고, 마지막 득점은 2018년 11월 25일 2018-19시즌 13라운드였다. 당시 후반 수비수 3명을 제치며 환상적인 쐐기골을 터뜨려 3-1 승리를 이끈 바 있다. 공격포인트 자체는 많지 않았지만 손흥민의 첼시전 활약상은 준수한 편이었다.
 
토트넘과 첼시의 악연은 지난 2021-22 시즌이 절정이었다. 토트넘은 리그와 컵대회를 포함하여 첼시에 4전 전패를 당했고 한 골도 넣지 못했다. 2021년 9월 누누 산투 감독이 이끌던 리그 첫 맞대결 홈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한 것을 시작으로, 첼시 출신인 콘테 감독이 지휘봉을 물려받은 이후에도 리그컵에서 0-2, 0-1로 연패했고, 지난 1월 24일 리그 24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0-2로 완패하며 유독 무기력한 모습을 이어갔다.
 
다만 토트넘이 이 당시 아직 정상전력이 아니었던 것도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 손흥민은 당시 부상으로 리그컵 2차전과 EPL 24라운드 경기에서 결장해야 했다. 첼시전 패배 이후 자극을 받은 콘테 감독이 구단의 선수영입 정책을 비판하면서, 이후 곧바로 토트넘이 이적시장에서 쿨루셉스키와 벤탄쿠르를 영입하는 등, 전력보강에 나서게된 계기가 됐다.
 
토트넘이 올시즌 정상권에 도전할만한 자격이 있는지는 사실상 첼시전이 첫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토트넘은 올시즌 EPL와 챔피언스리그, 컵대회(리그컵,FA컵)까지 총 4개 대회에서 출전하여 우승트로피를 노린다. 첼시는 올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한 4위 경쟁과 컵대회 우승을 향한 길목에서 토트넘의 가장 유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승에 목마른 손흥민과 토트넘으로서는 천적을 넘어야만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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