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상이 비대면과 스마트폰으로 처리가능한 시대, 유명인들도 첨단문명과 기기를 100% 활용하는데 애를 먹는 것은 결코 특별한 일이 아니다. 8월 10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오늘부터 잇(IT)생>이 이른바 '디지털 무식자'들의 험난한 첨단 IT문화 적응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경규, 박세리, 안정환, 강남, 최영재, 이가령 6인의 '디알못'들이 도전자로 등장했다.

멤버들은 저마다 수준차는 있지만 대체로 디지털에 극도로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희극인 이경규와 축구인 안정환은 모두 스마트폰 뱅킹을할줄 몰라서 직접 ATM이나 은행창구를 찾아가 거래를 한다고 고백했다. 특히 이경규는 모바일 페이를 모른다는 이유로 딸의 축의금까지 거절해버리며 본의아니게 강제 쿨가이로 등극한 일화를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골프여제 박세리는 멤버들 중 집안에 가장 다양한 스마트 가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스마트 연동으로 가능한 수많은 기능중에서 정작 본인이 할줄 아는 것은 켜기/끄기밖에 없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멤버들 중 젊은 피에 속하는 개그맨 강남도 나이에 비하여 디지털 기기를 다룰줄 몰라 대부분 아내 이상화의 도움을 받는다고 고백했다.
 
특수부대원 출신 방송인 최영재는 본인을 '밀레니엄 세대의 선두주자'라 지칭하며 젊을때는 얼리어답터에 컴퓨터 조립까지 가능할 정도의 실력자였다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군에 입대한 이후로는 자연히 디지털-IT와 멀어지게되며 아날로그 라이프에 더 익숙해지게 됐다고.
 
배우 이가령은 도시적인 외모와 달리 자신의 디지털 지식 수준이 '응답하라 1980'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털어놨다. 이가령은 "새로운 기계에 대한 불편함을 거부하는 수치가 높다"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멤버들은 도움없이 스스로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일상을 해결하는데 도전했다. 각자 다른 장소에 하차한 멤버들은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하여 공통의 목적지인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에서 로봇이 설치된 위치에 최대한 빨리 도착해야 하는 '입문미션'이 주어졌다. 그나마 스마트폰 사용에 능숙한 이가령과 최영재만이 지도를 이용하여 방향을 찾아냈고, 나머지 4인은 목적지가 어딘지 시작도 하기 전에 난항에 빠졌다.
 
이가령이 지도앱과 달리기를 활용하여 16분만에 가장 먼저 로봇 위치에 도착하며 1등을 차지했다. 2위는 강남, 3위는 의외로 이경규였다. 최영재는 위성지도를 활용하여 길을 일찍 찾아내고도 청계천을 산책하며 지나치게 여유를 부리다가 4위로 하락했다. 안정환이 5위로 뒤를 이었고, 꼴찌는 무려 32분만에 도착한 박세리였다.
 
사실 본래 미션의 취지는 스마트폰 기능만 활용해서라면 도보가 아니라 차를 타고 이동해도 상관이 없었다. 미션 위치는 만일 택시를 탔다면 최단 4분만에도 도착할수 있는 거리였다. 문제는 그 누구도 스마트 페이로 결제하는 기능을 활용할 줄 아는 멤버가 없었다는 것. 안정환과 박세리는 "전화해서 돈 이체해달라고 할뻔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멤버들은 로봇을 따라 디지털 체험관으로 이동했다. 30년 전 이경규가 연출한 영화 <복수혈전>속의 모습을 재현한 인공지능 가상인간 '디지털 리'가 등장하여 멤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멤버들은 디지털 레벨 테스트에 나섰다. 1분안에 스마트폰 캘린더에 방송 일정을 등록한 이후 알림을 설정하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모두가 버벅거리는 가운데 유일하게 강남만이 첫 미션에 성공했다.
 
두 번째 미션을 앞두고 멤버들은 '최근 가장 고마운 사람'에 대해서 질문받았다. 안정환은 이경규를 언급하며 국가대표 축구 중계 방송 해설위원으로 처음 나섰을 당시 칭찬을 받았던 데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두 번째 미션은 바로 고마운 사람에게 만원 미만의 선물쿠폰 전송하기였다.
 
멤버들은 일제히 선물을 하고 싶어도 카드번호를 모른다며 멘붕에 빠졌다. 이가령은 카드번호가 필요없는 휴대폰 소액결제를 활용하여 선배 배우 김응수에게 가장 먼저 쿠폰을 보내는데 성공했다. 두 번째로 성공한 안정환은 뜻밖에도 자동결제 설정이 되어있었는데 알고보니 안정환의 자녀들이 평소에 그의 스마트폰을 자주 이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본의 아니게 가족찬스로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 됐다.
 
이경규는 안정환에게 선물쿠폰이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도 정작 배송받는 방법을 몰라서 곤경에 처했다. 실수가 무한 반복되며 이경규가 가장 싫어하는 녹화 지연 사태가 벌어지자 동생들은 틈을 놓치지 않고 "오늘은 형님 때문에 녹화가 길어진 것"이라며 깐족댔다. 머쓱해진 이경규가 "그러니까 선물을 왜 보내냐"라고 타박하자 안정환은 "고마움을 드리면 뭘해, 받지를 못하는데"라고 받아쳤다. 이경규는 결국 이가령의 도움을 얻어서야 배송에 성공할 수 있었다.
 
세 번째 미션은 각자 가고 싶은 최애 여행지의 로드뷰(거리뷰)를 스마트폰으로 캡처하여 단톡에 올리는 것이었다. 최영재를 제외한 멤버들은 로드뷰라는 용어 자체를 생소해했다. 로드뷰는 주변 정보를 실사 화면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에게는 마치 실제 그 자리에 온 듯한 기분을 전해준다.
 
최영재에 이어 강남-이경규 순으로 미션에 성공했다. 미국 팜스프링스 카바존 아웃렛을 여행지로 꼽았던 박세리는 엉뚱한 여주 아울렛을 검색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스위스 융프라우를 지목했던 안정환의 로드뷰는 아예 지구밖을 맴돌고 있었다.
 
이번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들려주는 노래 제목을 맞이하는 미션이었다. 제목을 몰라도 음악 검색앱을 실행하면 흘러나오는 음악이 바로 검색되는 기능을 활용한 미션이었다. 유일하게 이 기능을 이미 알고 있었던 강남이 가장 먼지 미션에 성공했다. 처음 보는 기능이 신기했던 이경규는 검색앱을 켜고 직접 '부산갈매기' 노래를 부르며 테스트에 나서서 웃음을 자아냈다.
 
다섯번째로 QR코드를 인식하여 잇생이 연락처 저장하기, 이어 저장한 연락처로 휴대폰에 손을 대지 않고 잇생에게 연락하기 미션이 주어졌다. 실제로는 음성으로 전화걸기 미션이었지만, 안정환은 축구선수답게 손을 대면 안 된다는 이야기에 곧바로 발을 이용해서 터치하자는 꼼수를 발동하여 폭소를 자아냈다. 이가령이 가장 먼저 미션에 성공했다.
 
레벨테스트 결과 예상대로 전원이 도찐개찐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멤버들은 이번엔 정환-가령-세리, 경규-강남-영재팀으로 나뉘어서 팀대결을 펼쳤다. 스마트폰으로 물체이름 알아내기 대결에서 멤버들은 '곤포사일리지'를 알아내기 위하여 검색어를 직접 입력하거나 스마트렌즈를 이용하여 카메라에 찍힌 물건의 정보를 확인하는 기능을 배웠다.
 
팀미션 두 번째는 외국어로 된 메뉴판을 한글로 해독하여 배달앱 쿠폰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것. 회원가입, 본인인증, 이메일 등록, 주소변경 등 초보자들에게 결코 쉽지않은 잇단 난코스에 멤버들은 급기야 곳곳에서 "난 디지털할 자격이 없다" "안먹고 그냥 지겠다"라고 선언하며 폭발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경규는 스마트폰으로 미션을 수행하던 중간에 절친한 후배 이윤석의 안부문자가 도착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시큰둥한 답장에도 살뜰하게 이경규를 챙기는 이윤석의 문자에, 이경규는 "이거봐. 나는 이윤석이 다해준다니까."라고 호소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치열한 대결 끝에 간발의 차이로 박세리의 막판 집중력과 승부욕이 돋보인 정환팀이 승리를 거두며 첫 회의 모든 테스트가 막을 내렸다.
 
현대는 디지털 시대로 불린다. 4차산업혁명에 이어 코로나19 펜데믹의 발생은 미래의 속도를 10년 이상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격수업, 원격진료, 재택근무, 전자명부, 스마트페이, 모바일 신분증, 무인 매장, 무인 은행 등, 이제 현대인들은 비대면으로도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에서 디지털 시스템과 전자기기 없이는 평범한 일상생활조차 영위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편리한 것이 좋은 것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일까. 누군가에겐 편리함이 누군가에게는 장벽이 되기도 한다. 고령층 소비자 10명 중 7명이 무인티켓 발매기 사용에 실패한 경험이 있고, 10명 중 1명만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디지털 소외 계층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부터 잇생>은 유명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게 디지털 시대의 발전속도를 따라잡기 버거워하는 모습을 통하여 디지털 소외계층의 두려움과 시행착오를 반영한 현실적인 소재로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일상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깨알같은 스마트폰 활용 정보들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아냈다.

디지털의 세계에 첫 발을 들인 멤버들은 모두 신기하고 색다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정환은 "촬영하면서도 긴가민가했다. 오후까지 해보니까 '이게 도움이 되겠구나, 이렇게 연결이 되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밝혔고, 이경규는 "손에 배면 빨라질 것 같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본격적인 디지털 체험기를 위하여 거리에 나선 이경규가 울분이 담긴 포효를 내지르는 장면이 예고되며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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