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퉁이> 관련 이미지.

영화 <모퉁이> 관련 이미지. ⓒ 영화사 그램


 
10년 전 영화 하나로 뭉쳤던 이들이 오해가 생겼고 인연이 끊겼다. 여전히 영화를 연출하고 연기하고 있지만 망가진 관계는 영영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4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에 공개된 영화 <모퉁이>는 영화라는 것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그려낸 작품이었다.
 
주요 배경은 서울의 한 대학교 주변 골목이다. 학부생시절 전도유망했던 감독 지망생 성원(이택근)과 대학로에서 배우로 활동하는 중순(하성국)은 다소 우울한 분위기로 안부를 묻고 과거 이야기를 나눈다. 오랜 시간 쌓인 친분이 있는 만큼 서로가 불편해하는 지점도 알기에 직언 주고받기를 서슴지 않는다. 그러다 우연히 길 모퉁이에서 10년간 연락이 끊겼던 병수(박봉준)를 마주치게 되고, 그날 세 사람이 속내를 터놓고 난 뒤 병수가 돌연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남겨진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긴다.
 
비극이자 작은 소품처럼 세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하는 <모퉁이>는 유독 문어체 대사와 상상 장면이 많다. 왜 영화를 하려 하는지, 삶과 관계성에 대한 감독만의 성찰이 눈에 띈다.
 
연출을 맡은 신선 감독은 건국대학교 영화과 출신으로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졸업 후엔 연기 외에 단편 영화를 연출하기 시작했고, <모퉁이>는 그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소규모 영화였기에 감독이 가장 잘 알고, 다룰 수 있는 소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출연 배우도 감독과 친분이 두터운 배우들인데, 상업 및 독립영화에서 고루 활약 중인 고경표와 배유람이 특별출연하는 장면도 인상 깊다.
 
주요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이택근, 하성국, 박봉준을 비롯해 식당 주인으로 분한 황미영, 카페 아르바이트생으로 등장하는 백수희 등이 대중에겐 아직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영화가 품고 있는 주제가 영화 그 자체인 만큼 스타배우 못지 않은 열정과 의지를 지닌 배우라는 점에서 적확한 캐스팅으로 보인다.
 
시사회 이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신선 감독은 "영화라는 게 어떤 답을 줄 수 있진 않겠지만,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영화라는 게 보이는 결과가 있어야 인정받는 만큼 늘 불안함이 있다. 그럼에도 불안을 잘 들여다보고 즐기려고 하고, 때가 맞아 좋은 사람들과 작품을 할 수 있다면 충분히 행복한 삶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영화 <모퉁이> 관련 이미지.

영화 <모퉁이> 관련 이미지. ⓒ 영화사 그램


 
출연 배우들도 한마음이었다. 상업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발신제한> 등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이택근은 "감정이 오락가락하고 연기하는 게 힘들다가도 내려놓고 꾸준히 해야 한다고 다짐하곤 한다"라며 "이번 영화는 워낙 친한 사람들이라 함께 할 수 있었다. 계속 영화를 하겠다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하성국 또한 "연기는 사람의 마음을 공부하는 거라 생각한다"라며 "제 마음과 타인 마음을 하나하나 이해하려 할 때마다 미세하겠지만 적어도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돼 있다고 믿는다. 그 생각으로 연기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연극으로 잘 알려진 황미영은 "아직 철이 들지 않아서인지 부와 명예보단 다 같이 신나게 노는 게 좋다"라며 남다른 철학을 밝혔고, 백수희는 "연기라는 게 정답이 없는 만큼 좀 더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번이 첫 영화 작품이라던 박봉준은 "늘 평소엔 혼자 힘든 시간을 버티는데 좋아하는 연기를 할 때 사람들을 만나니 행복해지더라. 그 시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힘듦을 버텨나간다"라고 덧붙였다.
 
그만큼 감독과 배우의 진심이 담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만듦새가 다소 투박할지언정 꿈을 알고 놓지 않으려는 제작진의 노고가 돋보인다.
 
한줄평: 골목 끝에서 만난 사람들의 묘한 마음의 교차
평점: ★★★☆(3.5/5)

 
영화 <모퉁이> 관련 정보

제목: 모퉁이(No surprise)
감독: 신선
출연: 이택근, 하성국, 박봉준, 백수희, 황미영
배급: ㈜영화사 그램
관람등급: 12세이상관람가 (예정)
러닝타임: 73분
개봉: 2022년 8월 11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