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여러 팀들은 그 어느 때보다 1년차 신인에 대해 큰 기대를 걸었다. 이미 고교 무대서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들이 대거 프로 무대에 입성한다는 소식에 야구팬들의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규시즌 일정이 반환점을 돈 지금,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활약 중이라고 말할 수 있는 1년차 선수를 찾기 어렵다. 부상을 당하거나 실전감각을 쌓기 위해 2군으로 내려간 사례가 대부분이었고, 지금 1군에 있는 선수들도 강렬한 인상을 주진 못했다.
 
 입단 당시 문동주와 더불어 고교 최대어로 분류됐던 KIA 타이거즈 신인 내야수 김도영

입단 당시 문동주와 더불어 고교 최대어로 분류됐던 KIA 타이거즈 신인 내야수 김도영 ⓒ KIA 타이거즈

 
김도영도 고전했다... '프로' 벽 느끼는 1년차

그나마 1년차 선수들 중에서 오랜 시간 1군에 머무르고 있는 선수는 김도영(KIA 타이거즈)이다.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이후 2군에 내려간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면서 경기 외적으로도 많은 부분을 배우는 중이다.

성적은 다소 아쉽다. 67경기 164타수 36안타(3홈런) 타율 0.220 15타점으로, 신인왕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인다. 그나마 7월에만 3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등 시즌 초반의 부진을 딛고 후반기에는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열려 있다.

김도영과 함께 '고교 최대어'로 불린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부상이 문제였다. 정규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복사근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승선이 불발됐고, 한창 1군에서 공을 던지고 있던 6월 중순에는 어깨 부상을 입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속 150km가 넘는 묵직한 패스트볼뿐만 아니라 경기 운영에서도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던 터라 아쉬움이 더 진하게 남았다.

두 선수에 비해 관심은 적었으나 박영현(kt 위즈)도 나름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한 박영현은 전반기 23경기 동안 21⅔이닝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 4월 말 이후 한 차례 말소돼 재정비를 거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이밖에 사자군단 내야의 한 축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 이재현(삼성 라이온즈)은 5월 말 장요근(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전반기 막바지에 복귀했고, 조세진(롯데 자이언츠)과 박찬혁(키움 히어로즈) 등은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단기간에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신인왕 경쟁에 뛰어든 SSG 랜더스 내야수 전의산

단기간에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신인왕 경쟁에 뛰어든 SSG 랜더스 내야수 전의산 ⓒ SSG 랜더스


전의산, 김인환 등 신인왕 도전하는 중고신인

그러다보니 신인왕 레이스에 있어서도 1년차 신인보다는 '중고신인'에 이름이 좀 더 눈에 띈다. 타석 수는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던, 전의산(SSG 랜더스)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2020년 2차 1라운드(전체 10순위)로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전의산은 지난 두 시즌 동안 1군서 뛰지 못하다가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기회를 잡았다. 지난 달 8일에 콜업돼 한 달여 동안 28경기 91타수 31안타(7홈런) 타율 0.341 24타점을 올리면서 단숨에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했다. 빠르게 1군 투수들의 공에 적응한 점, 공수 양면에서 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후반기에도 출전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이미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김인환(한화)의 페이스도 예사롭지 않다. 2016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이후 올 시즌 전까지 통산 1군 출전 경기 수는 고작 22경기에 불과했던 선수였는데, 5월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와 삼성을 상대로도 아치를 그린다면 '전 구단 상대 홈런'도 가능하다.

박해민의 공백을 지워가고 있는 김현준(삼성)도 신인왕 후보로 손꼽힌다. 2021년 2차 9라운드(전체 83순위)서 지명된 김현준은 지난 달 16일 LG전부터 이달 10일 SSG전까지 무려 21경기 연속으로 안타를 때려내며 이승엽(1996년, 19경기 연속)이 갖고 있던 만 20세 이하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김현준 역시 후반기에도 팀의 신뢰 속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수 중에서는 정철원(두산 베어스)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5월 초 1군에 콜업돼 어느덧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고, 덕분에 과부하가 걸린 두산 불펜은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기도 했다. 전반기 성적은 29경기 35⅓이닝 2승 2패 1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57으로, 김태형 감독의 후반기 구상에 정철원의 이름도 당연히 포함돼 있다.

팀 성적 등 여러 변수를 고려했을 때 전의산이 한 발 앞서나가고 있기는 하다. 다만 아직 잔여 경기 수가 꽤 많아 언제든지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더 치열해질 신인왕 레이스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선수는 누구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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