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6위 롯데 자이언츠가 결단을 내렸다.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한 장 소진하기로 했다.

롯데는 18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피터스의 자리를 대신할 외국인 타자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빠른 시일 내로 대체 외국인 선수를 발표할 예정이라는 게 구단의 입장이다.
 
 롯데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4일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적시타를 기록하던 DJ 피터스

롯데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4일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적시타를 기록하던 DJ 피터스 ⓒ 롯데 자이언츠

 
마차도 내쳤던 롯데의 선택, 성공적이지 못했다

롯데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나서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2년간 내야의 한 축을 책임졌던 선수였지만, 2020년에 비해 이듬해 타격이 아쉬웠던 점 그리고 공사를 통해 사직야구장 외야가 넓어지는 점 등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공수겸장 외야수'를 원했다.

롯데가 택한 선수는 피터스였다. 지난해 12월 9일 총액 68만 달러(연봉 60만 달러, 옵션 8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한 피터스는 2016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이후 지난해에는 빅리그 무대에 데뷔해 70경기를 소화했다.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가 장점으로 꼽혔으며 2017년부터 3년 연속으로 마이너리그서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는 등 공격력도 갖췄다는 게 롯데의 생각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피터스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개막 이후 4월 한 달간 24경기 94타수 18안타(3홈런) 타율 0.191 11타점 OPS 0.613을 기록, 특히 사사구(9개)와 삼진(30개) 개수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였다. 낮은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를 고려해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는 시선도 존재했고, 실제로 5월에만 홈런 7개를 생산하면서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6월 들어 방망이가 다시 차갑게 식으면서 롯데가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달에는 12경기 동안 42타수 13안타(1홈런) 타율 0.310 5타점으로 6월에 비하면 개선되기는 했지만, 팀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듣던대로 넓은 수비 범위와 빠른 송구로 인상적인 장면을 수 차례 만들어냈다. 문제는 그게 전부였다는 것이다. 당장 팀의 5강 경쟁에 보탬이 되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었다. 결국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짐을 싸야만 했다.
 
 대체 외국인 타자가 오기 전까지 기존에 있던 국내 야수들이 함께 피터스의 공백을 메워가야 한다. 황성빈(사진)도 마찬가지다.

대체 외국인 타자가 오기 전까지 기존에 있던 국내 야수들이 함께 피터스의 공백을 메워가야 한다. 황성빈(사진)도 마찬가지다. ⓒ 롯데 자이언츠


아직 끝나지 않은 경쟁, 기존 외야수 책임감 더 커져

올스타 휴식기에 외국인 타자 교체를 발표했다는 것은, 머지않아 새 외국인 타자가 누구인지 밝혀질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미 정규시즌 144경기 중에서 절반 이상(85경기)을 소화해 남은 경기 수는 60경기도 채 되지 않는다. 입국을 위해 비자 발급 등의 과정을 밟아야 하는 만큼 새 외국인 타자의 합류 시기가 늦어져서 좋을 게 없다.

만약 새 외국인 타자의 포지션이 외야수라면 피터스의 자리를 그대로 이어받는 셈이 되겠지만, 외야 수비를 할 수 없는 선수가 온다면 그 책임은 국내 외야수들이 떠안아야 한다. 외야진의 세대교체를 이끌어야 하는 고승민, 황성빈 등이 남은 시즌 동안 꾸준히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주목해 봐야 할 얼굴은 황성빈이다. 5월부터 1군서 출전 기회를 받은 황성빈은 빠른 발과 주루 센스로 단숨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주로 1번 또는 2번 타순에 배치돼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맡기도 했다. 아직 부족한 점은 많아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나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5위 KIA 타이거즈와 격차는 4경기 차로, 제대로 분위기를 타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거리다. 단, 대체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전제조건으로 붙는다. 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피터스 이상의 공격력을 보여줘야 타자들도 부담을 덜고, 투수들도 힘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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