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선수들

성남FC 선수들 ⓒ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 꼴찌 성남FC에게 강등의 공포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1라운드 경기에서 성남은 제주 유나이티드에게 2-3으로 패했다.
 
초반부터 제주가 경기를 주도한 가운데 전반 28분에 제르소가 선제골을 깨트렸다. 조나탄 링의 패스를 이어받은 제르소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성남의 골망을 뒤흔들었다.
 
반격에 나선 성남은 후반 시작과 함께 마상훈-김현태를 빼고 팔라시오스와 전성수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성남은 후반 12분 세트피스 찬스에서 구본철의 코너킥을 밀로스가 헤더로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제주는 후반 31분 김봉수의 패스를 받은 이창민이 낮게 깔리는 중거리포로 자신의 시즌 1호골을 터뜨리며 다시 앞서나갔다. 기세를 오른 제주는 불과 4분 뒤에는 제르소가 멀티골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성남 진영에서 수비진의 패스실수를 끊어낸 공을 이어받은 제르소의 첫 번째 슈팅은 성남 골키퍼 김영광이 막아냈으나, 흘러나온 공을 두 번째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끝내 골망을 갈랐다. 제르소는 성남을 상대로만 최근 3경기 연속골 포함 2시즌간 5골 2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명불허전 '성남 킬러'임을 증명했다.
 
성남은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에서 밀로스가 또 한번 골을 터뜨렸지만 경기를 반전시키는데는 시간이 부족했다. 성남은 올시즌 코너킥 상황에서 처음 득점을 만들어냈다는 것과, 무려 7경기만의 멀티골 경기를 이끌어낸 밀로스의 활약에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했다.
 
제주는 최근 4경기 연속 무승(1무 3패)의 부진을 끊어내며 승점 33점(9승 6무 6패)을 기록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포항과는 다득점 차이로 뒤진 4위를 기록하며 상위권 경쟁을 위한 동력을 되찾았다.
 
성남은 최근 3연패 포함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의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시즌이 어느덧 반환점을 지났으나 불과 한 계단 위인 11위 수원(승점20, 4승 8무 8패)과는 무려 8점 차, 역시 승강PO 대상권인 10위 김천(승점22, 5승 7무 9패)과는 10점차나 벌어졌다. 10위와 11위는 그나마 K리그2 팀과 맞붙는 승강 PO라는 마지막 기회가 있지만, 최하위는 그대로 2부리그로 직행한다.
 
성남은 이미 2016년에 한 차례 강등의 아픔을 맛본 바 있다. 그때는 다행히 2년 만에 K리그1으로 복귀했지만 이후로도 최근 3시즌간 9-10-10위에 그치며 줄곧 하위스플릿과 아슬아슬한 승강 전쟁을 피하지 못했다. 김남일 감독 체제 3년 차가 된 2022시즌에는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올시즌 성남은 공수 양면에서 최악의 밸런스를 보여주고 있다. 21경기에서 득점은 16골로 한 경기를 덜 치른 수원(14골)에 이어 전체 11위, 반면 실점은 무려 38골에 득실마진 –22골로 모두 압도적인 1위다. 성남을 제외하고 30실점 이상을 허용한 팀은 아직 전무하며, 그 다음으로 많은 실점을 허용한 6위 수원FC(29골)보다도 무려 9골이나 더 많다.
 
김남일 체제에서 빈공은 성남의 고질적인 문제였다.2020시즌 27경기 24골-2021시즌에도 38경기 34골로 경기당 1골도 제대로 넣지 못했다. 올시즌에는 지난해 13골을 넣었던 뮬리치가 고작 3골을 넣는 부진을 보이며 골가뭄이 더 심해졌다. 팔라시오스는 마무리 능력이 부족하고 국내 선수들의 득점 가담 역시 저조하다.
 
김남일 감독은 그동안 안정적인 선수비 후역습으로 실점을 최소화하여 상대를 괴롭히는 '짠물축구'를 추구해왔다. 하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 수비의 중핵으로 활약하던 권경원이 J리그로 이적했고, 김민혁과 권완규, 곽광선 등 경험 많은 수비수들을 영입했음에도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면서 멀티골을 내주는 경기가 크게 늘었다. 김 감독 역시 현재 성남의 가장 큰 문제가 공격보다는 수비에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김 감독은 전매특허인 스리백을 버리고 포백을 시도하거나, 선발 라인업에 자주 변화를 주고 어린 선수들을 기용해보기도 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좀처럼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성남은 6월 A매치 휴식기 이후 대구(1-1), 김천(1-1), 울산(0-0)을 상대로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할 동안 비록 이기지는 못했지만 실점은 단 2골에 그치며 잠시 수비가 안정되는 듯 했다.
 
하지만 7월 들어 강원전(0-2)을 시작으로 포항(1-4), 제주(2-3)에 내리 3연패를 당하는 동안 무려 9실점을 내주며 또다시 '자동문 수비'로 전락했다. 성남은 올시즌 홈경기와 선제골을 먼저 허용한 경기에서는 무승이라는 굴욕적인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제주전 패배 이후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위기를 인정하면서도 "계속해서 지다보니 선수들이 패배의식에 젖어있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극복하기 쉽지 않다. 1주일에 무더운 날씨에 3경기를 치르는 일정도 힘들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시즌 초반 성남 팬들의 비난으로 사퇴를 암시하다가 철회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김 감독을 향한 팬들의 여론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설상가상 성남의 다음 상대는 리그 6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7월 12일)와의 원정경기다. 김천-수원과의 격차가 여기서 더 벌어진다면 성남은 지난 2시즌과 달리 이번에는 막판 대반전의 희망도 가지지못한채 일찌감치 조기 강등 확정이라는 불명예를 받아들여야할 수도 있다.
 
성남은 K리그 우승 7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의 빛나는 역사를 지닌 명문팀이었다. 2010년 이후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면서 과거의 영광은 빛바랜 추억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지켜야할 자존심이 있다. 역대 강등팀들의 사례에서도 보듯, 기업구단에 비하여 투자에 한계가 있는 시도민구단들이 2부리그에 강등되었다가 다시 올라오기는 더욱 힘들다. 안팎으로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성남이 과연 분위기 반전을 위하여 어떤 쇄신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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