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배우 유지태 인터뷰 이미지

ⓒ Netflix

 
"촬영하면서 혼자 시간을 보냈던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1년 동안 촬영하면서 넷플릭스로 많은 작품을 보고 참고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6월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는 강도단 8명에 인질들 20여 명, 경찰들까지 수십여 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러나 유지태는 촬영 기간 대부분을 혼자 보내느라 굉장히 외로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남북 통합 조폐국에 잠입해 4조 원을 훔치는 기상천외한 인질극을 계획한 천재 지략가 교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난 6월 27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난 유지태는 현재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빌런즈>를 촬영 중이라 아직 반응을 많이 찾아보지 못했다면서도 "원작 보다 재밌다는 호평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직접 조폐국에 침투해 인질들을 통솔하고 화폐를 찍어내는 강도단과 달리 교수는 조폐국 외부의 거처에서 이들을 지휘한다. 파트1에서 교수가 강도들과 만나는 장면은 초반부를 제외하면 찾아보기도 어렵다. 유지태는 이 때문에 촬영이 굉장히 외로웠다고 웃으며 호소하기도 했다. 촬영기간 1년여 동안 그는 현장에서 혼자 <데빌맨> <기생수> <진격의 거인> 등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저는 (극 중 인물들의) '헤드쿼터'로서 혼자 계속 감독님과 촬영을 해야 했다. 감독님이 대사를 쳐주시면서 도움을 많이 줬다. 가끔 김윤진 선배와 만나서 멜로 신을 찍긴 했지만 주로 혼자 계략을 짜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촬영이 외로웠다. 특히나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촬영현장에 누가 찾아올 수도 없고 회식을 하는 것도 힘들었다. 그런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배우 유지태 인터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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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2017년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을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작품이다. 남북이 종전을 선언하고 경제협력을 구축하는 2026년 근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국판에서는 베를린(박해수 분)에 북한 강제수용소 출신 설정을 더하고 도쿄(전종서 분)가 오히려 교수의 계획을 가장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하는 등 여러 크고 작은 변화가 동반됐다.

그러나 유지태가 맡은 교수 역할은 원작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편이다. 그는 "제작·기획을 담당한 소속사에서 스페인 원작 IP(지적재산권)을 사올 때부터 교수 캐릭터가 나와 어울린다고 제안해줬다"며 "그동안 고른 작품들이 대중성에서 멀어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회사 식구들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종이의 집>을 택했다"고 말했다.

"교수는 아마 배우라면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역할이 아니었을까. 순수한 모습도 있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면도 있고, 원작에서는 킥복싱 하는 장면도 나온다. 제가 그동안 빌런(악당)같은 느낌의 역할을 많이 맡았고 영화 <봄날은 간다> <동감>의 느낌 보다는 이젠 무겁고 작품성이 강한 작품으로 많이 부각됐다. 하지만 교수 역할은 순수함 속에 숨어있는 묘한 섹시함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극 중에서 교수는 4조 원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 두 달여 전부터 대규모 인질극이 벌어진다면 협상대표로 나올 법한 경기경찰청 위기대응팀 선우진 팀장(김윤진 분)에게 접근한다. 순전히 정부 당국의 동향을 살피고 작전에 이용하기 위한 만남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교수는 점점 외로운 처지의 선우진에게 연민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유지태는 교수를 연기하면서 원작 캐릭터의 매력이나 순수함을 잃지 않는 것에 가장 신경썼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로맨스 신에서 "교묘하게 선우진에게 다가가는 디테일을 표현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사고처럼 느껴지는 사랑의 감정을 눈빛 연기나 감정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원작은 현재 시즌5까지 나왔는데 한국판에서는 그중 시즌 2개를 12개의 에피소드로 나눠서 제작했다. 그렇다 보니 전개가 굉장히 빨랐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그런 얘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특히 멜로 신은 감정적인 점프가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멜로의 느낌을 주기 위해 (촬영할 때) 많이 다가가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 대사나 신에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을 눈빛, 뉘앙스로 설명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배우 유지태 인터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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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998년 영화 <바이준>으로 데뷔한 유지태는 올해로 어느덧 25년 차가 되었다. 그는 "사람들이 저라는 배우를 생각하면 대부분 <봄날은 간다> <올드보이> 같은 작품을 떠올릴 것 같다. 그런데 어느새 20년이 넘어버렸더라"며 "그동안의 저는 한국 로컬의 느낌이 강했던 것 같은데 저를 해외에 알릴 수 있는 작품으로 <종이의 집> 한국판에 함께 하게 돼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해외에는 저를 모르는 사람도 많을 텐데 (제 영역을) 조금 더 확장할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는 소회를 전했다.

유지태는 연기 활동 이외에도 관심사가 다양하고 활동 범위가 넓은 배우로 잘 알려져 있다. '유지태와 함께 독립영화보기' 상영회를 이어가며 꾸준히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는가 하면, 최근에는 가정폭력 피해아동 자립지원사업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스스로를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만학도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저는 좀 만학도 같다. 하고싶은 것도 많고 아직도 꿈이 많은 사람이다. 배우 활동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고인물이 되지 않으려 한다. 시대에 남는 콘텐츠, 배우는 무엇인가 고민하고 있고 그 고민에 맞춰서 제가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려고 한다. 그런데 하고싶은 게 많고 해야하는 것도 많다 보니 (배우로서) 휴식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영어 공부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 작품 재미있더라', '그 책 재미있더라' 하는 것도 다 읽어야 한다. 그동안 사놓고 못 봤던 것들도 빨리 보고싶다.

사실 넷플릭스도 처음엔 좋은 독립영화, 작가영화를 (극장 상황과 상관 없이) 선보이기 위해 만들어진 플랫폼이지 않나. 멀티플렉스가 자리잡은 환경에서 독립영화가 생존하기는 너무 어렵다. 제가 (넷플릭스같은) 플랫폼을 만들 수는 없고 최근에는 웹툰에 주목하고 있다. 수준 높은 스토리도 많고 책으로 발행한 것도 많다. (영화계에) 새로운 활로를 찾아주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요즘은 원소스 멀티 유스(하나의 원형 콘텐츠를 다양한 장르로 활용하는 것) 시대니까 대중들에게 알려지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여러 경로를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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