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투하는 삼성 백정현 5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 초 삼성 선발투수 백정현이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삼성 백정현 5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 초 삼성 선발투수 백정현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LG가 적지에서 삼성을 4연패의 늪에 빠트리며 3위 자리를 지켰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LG트윈스는 5일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때려내며 4-1로 승리했다. 투타의 조화로 깔끔한 승리를 따내며 연승을 달린 LG는 이날 비로 KIA 타이거즈와 경기를 치르지 못한 4위 KT위즈와의 승차를 7경기로 벌리며 '3강' 자리를 든든히 지켰다(46승 1무 30패).

LG는 선발 케이시 켈리가 7이닝 4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11승째를 따내며 다승 단독선두를 질주했고 필승조 정우영과 고우석이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선에서는 1회 선제 투런 홈런을 터트린 김현수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문보경도 9회 쐐기 솔로포를 터트렸다. 반면에 삼성은 올해 13번 선발 등판한 FA좌완 백정현이 5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면서 시즌 개막 후 9연패의 깊은 늪에 빠지고 말았다.

장명부-성영재-윤석민 등 역대 최다 패 투수들

어쩔 수 없이 매년 최다 패 투수가 나오지만 사실 최다 패는 마냥 부끄러운 기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말로 형편 없는 투구를 하는 투수라면 감독이 시즌 최다 패를 할 때까지 1군에 내버려 둘 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즌 최다 패를 한다는 것은 최소한 그 팀에서 필요한 전력으로 한 시즌을 풀타임을 소화했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출범 40년이 넘는 KBO리그에서도 야구팬들에게 기억되는 많은 최다 패 투수들이 있었다.

1983년 KBO리그에서 전무후무한 시즌 30승의 대기록을 세웠던 고 장명부는 1984년 20패, 청보 핀토스 유니폼을 입은 1985년에는 25패를 기록하며 성적이 점점 떨어졌다. 그렇게 태업논란에 시달렸던 장명부는 1986년 신생구단 빙그레 이글스로 이적했고 22경기에서 108.1이닝을 던지며 1승 18패 평균자책점 4.98로 또 한 번 전무후무한 '3년 연속 리그 최다 패'를 기록한 후 KBO리그를 떠났다.

1980년대 삼미가 있었다면 1990년대에는 쌍방울 레이더스라는 비운의 약체팀이 있었다. 그리고 당시 쌍방울의 잠수함 에이스였던 성영재는 약체팀의 마운드를 이끌며 고군분투했다. 1993년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5번의 완투경기에도 1승 13패 4.03으로 시즌 최다 패 투수가 됐던 성영재는 쌍방울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1999년에도 31경기에서 5승 16패 2세이브 6.10을 기록하며 6년 만에 다시 최다 패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2000년대에도 2002년의 김영수(2승 18패)와 2005년의 오주원(개명 전 오재영, 1승11패 6.01), 2009년의 배영수(두산 베어스 불펜코치, 1승 12패 7.26) 등 야구팬들의 기억에 남는 많은 최다 패 투수들이 있었다. 하지만 2007년의 윤석민이야 말로 역대 가장 불운했던 최다 패 투수로 기억되기 충분했다. 당시 프로 3년 차였던 윤석민은 28경기에서 2번의 완투를 포함해 7승을 따냈지만 지독한 불운으로 3.7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무려 18패를 당했다.

올 시즌 SSG랜더스에서 4승 2패 2.17을 기록하며 '행복야구'를 하고 있는 노경은 역시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2014년 리그 최다 패 투수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2012년과 2013년 두산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던 노경은은 송일수 감독이 부임한 2014년 29경기에서 109.2이닝을 던지며 3승 15패 9.03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풀타임 시즌을 보낸 게 이상하게 보일 정도의 심각한 부진이었다.

작년 대활약으로 FA계약 후 심각한 부진

대구 상원고를 졸업하고 200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백정현은 오랜만에 등장한 연고 출신의 좌완 유망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입단 초기만 해도 강속구 유망주로 주목 받았던 백정현은 무릎 부상으로 구속이 떨어지면서 구위보다는 제구로 승부하는 투수로 변신했다. 그리고 백정현은 장원삼의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한 2016년부터 삼성의 붙박이 1군 투수로 자리 잡았다.

사실 백정현은 구위의 한계 때문에 해마다 7~8승과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평범한 좌완투수였다. 하지만 FA를 앞둔 작년 시즌 백정현은 그야말로 '환골탈태'한 활약을 선보이며 리그 정상급 좌완선발로 떠올랐다. 27경기에서 157.2이닝을 소화한 백정현은 14승 5패 2.63의 성적으로 평균자책점 2위와 다승 공동 4위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15년 만에, 그것도 FA를 앞두고 생애 최고의 성적을 올린 것이다.

14승에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좌완투수지만 백정현은 2022년 한국 나이로 36세가 되는 노장 투수였고 작년을 제외하면 확실한 성적을 올린 시즌도 없었다. 또한 작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1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진 것도 FA시장에서 백정현에게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국 백정현은 작년 12월 원 소속팀 삼성과 4년 총액 38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하며 '원클럽맨'을 선택했다.

허삼영 감독은 올 시즌에도 백정현이 원태인과 함께 토종 원투펀치로 활약해 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결과는 정반대로 나오고 있다. 올 시즌 13차례 선발 등판한 백정현은 69.1이닝 동안 무려 17개의 피홈런(최다 1위)을 기록하며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챙기지 못한 채 9연패에 빠졌다. 백정현은 5일 LG전에서도 5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하필이면 다승 1위 켈리와 맞대결을 하는 바람에 패전의 멍에를 피하지 못했다.

만약 백정현이 평범한 노장투수였다면 로테이션에서 빼주면서 재정비의 시간을 갖게 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백정현은 올 시즌 8억 원의 연봉을 수령하는 FA투수다. 프로의 세계에서 연봉은 곧 기회를 의미하기 때문에 백정현은 부상이 없는 한 로테이션에서 함부로 뺄 수 없다. 이미 시즌 9패에 6점대 평균자책점에 허덕이는 백정현으로서는 하루 빨리 시즌 첫 승을 따내면서 차근차근 부진에서 탈출하는 방법 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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