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하는 박용택(오른쪽)과 그의 공을 받는 유강남(왼쪽)

시구하는 박용택(오른쪽)과 그의 공을 받는 유강남(왼쪽) ⓒ LG트윈스


7월 3일, LG에게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날이었다. 19년 동안 LG에서만 뛴 박용택을 떠나보내는 날이기 때문이다. LG 선수단 역시 등번호를 그가 현역에서 달고 뛴 33번으로 통일했고, 이름도 박용택의 별명들로 새겼다.

이날 시구까지 맡은 박용택의 공을 잡아준 LG의 안방마님 유강남은 시구를 마치고 박용택에게 달려가 포옹까지 하는 가슴 찐한 장면도 연출했다.

유강남에게 박용택은 좋은 선배이자 멘토와도 같은 존재였다. 유강남은 "LG에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마다 항상 (박)용택 선배님께서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셨다. 그럴 때마다 좋았던 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야구장에서 가장 많이 챙겨주시기도 했다. 나에게 정말 고마우신 분"이라며 박용택의 미담을 풀었다.

이날 8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 유강남은 4타수 2안타로 은퇴경기에서 멀티히트를 쳤다. 2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롯데 선발 스파크맨의 4구 직구를 공략해 1타점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뽑아냈다. 4회초에는 1사 상황에서 스파크맨의 3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측 2루타를 쳐 장타까지 만들었다.

경기 종료 후 유강남은 "(박)용택 선배님께 먼저 전화가 왔었다. 야구 좀 똑바로 하라고 혼났었다"라며 일화를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렇지만 LG에서 누구보다 나를 엄청 아끼고 애정을 가져주시다보니,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 결과적으로 (박)용택 선배님의 말이 큰 힘이 된 것 같다"라며 감사함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3년 동안 심부름 같은 걸 하지 않아서 편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제 (박)용택 선배님 없이 혼자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 경기를 바탕으로 (박)용택 선배님 입에서 계속 좋은 말만 나올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 그동안 감사했다"라며 박용택의 은퇴를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박용택 은퇴경기에서 선발로 나온 임찬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으나 호투를 선보였다

박용택 은퇴경기에서 선발로 나온 임찬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으나 호투를 선보였다 ⓒ LG트윈스


마운드에서는 선발로 나온 박용택의 휘문고 후배인 임찬규가 있었다. 롯데 상대로 5이닝 3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선발로서 제 역할을 했다.

경기 종료 후 임찬규는 "은퇴 경기 때 선발로 나간다고 (박)용택이 형한테 연락을 했었다. 답변으로 쌍욕이 왔었다. 게다가 마운드에서는 뺨까지 맞았다"라며 재치있는 언변을 남겼다.

이어서 "사실 개인적으로는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보다 이번 등판이 더 떨렸다. (박)용택 형의 마지막을 보내야 하는 후배 입장에서 더더욱 책임감이 들었다. 게다가 만원 관중이어서 더 집중하고 던졌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최근 2경기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았다. 이번 등판을 계기로 앞으로 있을 경기에서 개인에게도 팀에게도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LG 선수 신분으로서 마지막 경기였던 3일 롯데전, 후배들의 활약에 박용택은 본인의 은퇴 경기에서 승리를 맛봤다. 그에게 2022년 7월 3일은 절대 잊지 못할 하루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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