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이 최하위 한화와의 3연전을 쓸어 담으며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는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4안타를 때려내며 2-1로 역전승했다. 파죽의 8연승 행진을 달리며 선두 SSG랜더스와 함께 시즌 50승 고지를 밟은 키움은 3위 LG 트윈스와의 승차를 3.5경기 차이로 유지하면서 4연승 중인 선두 SSG와의 승차도 1.5경기로 유지했다(50승1무28패).

키움은 선발 최원태가 1회 김태연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5회까지 추가실점 없이 막아내며 시즌 6승째를 챙겼고 6회부터 4명의 불펜투수가 등판해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2회 역전 2타점 2루타를 터트린 김웅빈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키움은 한화와의 주말 3연전에서 모두 3점차 이내의 접전을 벌였는데 마무리투수가 과부하에 걸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키움에는 듬직한 마무리투수가 둘이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KIA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한 키움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

지난 6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KIA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한 키움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성공사례 많지 않았던 '더블스토퍼' 활용

KBO리그에서는 종종 '더블 스토퍼' 또는 '집단 마무리'를 쓰는 구단이 등장한다. 하지만 복수의 마무리투수를 쓰는 구단은 기존의 마무리 투수가 부상 등의 이유로 1군에서 이탈했거나 마땅한 마무리 투수를 구하지 못해 임시방편으로 여러 명의 불펜투수를 마무리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KBO리그 역사를 살펴 봐도 더블 스토퍼 체제가 성공한 구단과 시즌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21세기 이후 더블스토퍼 체제를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한 팀은 2005년의 삼성 라이온즈였다. 선동열 감독은 삼성 부임 후 사이드암 권오준(삼성 재활군 투수코치)에게 마무리 자리를 맡겼고 권오준은 전반기에만 17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은 후반기 마무리투수를 돌연 '우완 루키' 오승환으로 교체했고 삼성의 새로운 마무리 오승환은 역대 최초의 '트리플 더블(10승10세이브10홀드)'을 기록하며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10년에는 '야신'이라 불리는 김성근 감독(소프트뱅크 호크스 특별 어드바이저)이 '집단 마무리'의 진수를 선보이며 SK와이번스의 3번째 우승을 견인했다. 2010년 잔부상이 많은 정대현(동의대 투수코치) 대신 이승호(SSG재활코치)에게 마무리를 맡겼던 김성근 감독은 이승호가 흔들리자 시즌 막판 마무리를 송은범(LG)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송은범이 뒷문을 지킨 SK는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2017년 김윤동과 임창용이 번갈아 가며 뒷문을 지킨 KIA타이거즈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더욱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원했다. 그리고 KIA는 2017년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2016년 세이브왕을 차지했던 강속구 투수 김세현을 영입했다. 김세현은 KIA 이적 후 21경기에서 2패8세이브 평균자책점3.43으로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KIA는 김세현을 영입한 후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함덕주(LG)에게 마무리 자리를 맡겼던 두산은 시즌 중반부터 양의지(NC다이노스)의 보상선수 이형범으로 마무리를 교체했다. 이형범은 주무기인 투심패스트볼을 앞세워 정규리그에서 19세이브를 기록하며 두산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마무리 투수를 이용찬(NC)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용찬은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2승1세이브를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두산의 우승을 이끌었다.

10세이브 이승호와 9세이브 문성현의 맹활약

작년까지 키움의 뒷문을 책임지던 마무리 투수는 강속구를 던지는 국가대표 조상우였다. 하지만 야구 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메달획득에 실패하면서 20대 후반이 된 조상우는 작년 시즌이 끝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졸지에 마무리 자리에 구멍이 생긴 키움의 홍원기 감독은 작년 시즌 조상우의 부재 때 임시 마무리로 활약하며 11세이브를 기록했던 김태훈에게 마무리 자리를 맡겼다.

김태훈은 시즌 개막 후 10경기에서 8세이브를 기록하며 히어로즈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무난히 자리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김태훈은 4월 말 맹장수술을 받으며 1군에서 이탈했고 홍원기 감독은 다시 새로운 마무리 투수를 찾아야 했다. 그리고 김태훈 복귀까지 한 달 여의 시간 동안 새 마무리를 정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던 홍원기 감독은 셋업맨으로 활약하던 우완 문성현과 좌완 이승호를 '더블 스토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선발투수로 활약하던 시절 역동적인 투구폼에서 나오는 뛰어난 구위와 두둑한 배짱을 가졌던 문성현은 올 시즌 불펜투수로 자리를 잡았고 최근 5경기에서 연속으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2017년 김세현 트레이드의 유산이었던 좌완 유망주 이승호 역시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불펜투수로 변신했다. 그리고 올 시즌에도 팀이 어려웠던 5월말부터 6월초까지 8경기에서 1승7세이브를 기록하며 키움의 상위권 도약을 주도했다.

키움 더블 스토퍼의 위력은 7월의 시작과 함께 열린 한화와의 3연전에서 제대로 진가를 드러났다. 1일 경기에서 20개의 공을 던지며 2점 차 리드를 지켜낸 문성현은 2일에도 1이닝 무실점으로 이틀 연속 세이브를 기록했다. 키움은 문성현의 등판이 힘든 3일 경기에서도 한화와 한 점 차의 타이트한 경기를 펼쳤고 3일 경기에 마무리로 등판한 이승호가 1이닝 퍼펙트 투구로 한 점 차의 리드를 지켜내며 시리즈 스윕과 함께 8연승에 성공했다.

키움은 올 시즌 이승호가 10세이브 평균자책점 2.04, 문성현이 9세이브 평균자책점1.42, 그리고 이제는 중간계투로 돌아간 김태훈도 8세이브 평균자책점2.73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가을야구에서는 굳이 2명의 마무리를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승부처라고 판단되는 시점이 오면 홍원기 감독이 마무리 한 명을 정하게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올 시즌 키움의 성적과 상관없이 문성현과 이승호는 '더블 스토퍼 활용의 성공적인 예'로 기억되기 충분하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