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래더 49'는 소방대원의 일과 삶의 모습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여준다. '래더 49'는 49번 사다리차를 일컫는 호출 부호(Call Sign)로 보통 사다리차에 탑승하는 대원들은 수색과 인명구조를 담당한다. 소방호스 없이 신속하게 건물로 진입해야 하므로 위험도가 큰 직무 중 하나다. 

이야기는 볼티모어 소방서 소속의 소방대원 잭 모리슨(호아킨 피닉스 분)이 항구 옆에 위치한 고층 건물 화재에 출동하면서 전개된다.
 
 영화 <래더 49> 포스터

영화 <래더 49> 포스터 ⓒ 터치스톤 영화사


불이 난 건물 12층 사무실에 사람이 고립되어 있다는 내용을 전달받은 잭과 대원들은 건물 내부로 진입한다. 그들은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구조를 시작하지만 건물 안에 한 명이 더 있다는 말을 듣고 잭은 따로 수색을 이어간다.

요구조자를 발견한 잭은 로프를 이용해 구조하지만 갑작스러운 폭발로 인해 건물 내부가 붕괴되면서 정작 자신은 아래층으로 추락하고 만다. 움직일 수 없이 큰 부상을 당한 잭은 동료 대원들의 구조를 기다리며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회상한다.   

화면이 바뀌고 영화는 잭이 첫 번째 발령을 받고 '엔진(Engine) 33' 소방대로 출근하는 장면으로 이동한다. 수습 소방대원 잭은 거기서 팀장(Captain, 우리나라 소방안전센터의 센터장 직급)인 마이크 케네디(존 트라볼타 분)와 운명적 만남을 갖는다.

첫 번째 출동을 하게 된 잭은 현장에서 허둥대지만 마이크의 지휘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고 점점 더 유능한 소방대원으로 성장해 간다.  

어느 날 잭은 슈퍼마켓에서 린다를 만난다. 이후 잭과 린다는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인연을 이어가며 결혼한다. 그렇게 잭과 린다는 아이를 낳고 소방관 가족으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잭의 절친인 데니스가 화재진압 도중 현장에서 순직하자 동료 대원들은 깊은 절망에 빠진다. 데니스 순직 이후 잭은 데니스가 하던 구조 임무를 해 보겠다며 자원한다. 

현장에 출동한 잭은 한 줄 로프에 의지해 사람을 구조하지만 뉴스를 통해 이 모습을 본 린다는 잭에게 그 일을 하지 말라고 말한다. 어쩌면 소방관을 남편으로 둔 아내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소방관이라는 임무를 수행하는 남편을 믿고 존경하지만 그러면서도 결코 위험한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모순된 바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현장에서 동료 토미가 심한 화상을 입는다. 이 사고를 계기로 잭의 가족은 아빠가 다칠까 걱정스럽다. 잭의 아들 니키는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아빠에게 말한다.  

니키: 난 아빠가 다치는 거 싫어.
잭: 우린 다치지 않도록 훈련을 받는단다. 네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빠는 훈련을 받았어. 하지만 가끔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나지. 그래도 우린 겁내지 않아.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일이니까.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란다.   


하지만 계속되는 동료의 순직과 부상을 겪으면서 잭은 처음으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혼란스럽다. 이런 잭에게 그의 상사 마이크는 아직도 소방대원의 일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본부에 자리가 하나 났으니 원한다면 이직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한다. 이런 마이크의 제안에 잭과 가족은 깊은 고민에 빠진다.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잭과 동료 대원은 불길 속에서 한 소녀를 구조해 낸다. 이 일로 인해 잭은 소방대원들과 가족이 보는 앞에서 상을 받는다.     

영화는 다시 현재로 돌아와 지역 소방대장(Battalion Fire Chief)이 된 마이크가 현장에 출동하고 마이크는 현장 지휘관으로부터 잭이 혼자 고립되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는 보고를 받는다.

많은 동료 대원들이 잭을 구조하기 위해서 진입하지만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된다. 잭이 고립되어 있는 건물 내부가 화재로 휩싸여 대원들의 진입이 불가능해지고 건물은 서서히 붕괴된다. 

잭은 마이크에게 모든 대원들을 철수시키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린다에게 사랑한다고 전해 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자신의 아이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말한다. 

화면이 다시 바뀌고 린다의 집 앞에 빨간색 차량이 멈춰 선다. 

잭의 순직을 알리는 차량이라는 것을 직감한 린다는 울음을 터뜨린다. 잭의 영결식에서 마이크는 잭의 용기와 사명감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우리는 작별을 슬퍼하지 않고 오히려 그의 삶을 축복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모든 대원들이 일어나 잭의 삶을 축복하는 박수를 친다. 그렇게 영결식이 끝나고 잭을 실은 관은 소방차에 실려 그의 마지막 출동을 기념한다. 

영화는 잭과 마이크가 첫 번째 화재를 진압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렇게 마무리된다.  

이 영화는 소방대원의 임무 수행과 숭고한 헌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불길을 피해 도망 나오지만 소방대원들은 그 불길 속으로 들어간다. 영화는 소방대원들의 임무와 사명감,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가족의 걱정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대원들의 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다.    

소방관이 본 이번 영화의 평점은...
Firefighter Rating: ★★★★★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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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서울 출생. Columbia Southern Univ. 산업안전보건 석사.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 소방검열관. 중앙소방학교, 서울소방학교 등 외래교수. 소방칼럼니스트: 경향신문 <이건의 소방이야기>, 세이프타임즈 <이건의 이슈분석>, 오마이뉴스 <이건의 재미있는 미국소방이야기>. 저서: <주한미군 취업가이드>, <미국소방 연구보고서> 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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