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원, 슛 29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8강전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에서 전북 현대 한교원이 슛하고 있다.

▲ 한교원, 슛 29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8강전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에서 전북 현대 한교원이 슛하고 있다. ⓒ 연합뉴스

 
K리그의 두 명가 전북 현대-수원 삼성이 FA컵에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6월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은행 FA컵 8강전(5라운드)에서 전북이 수원을 3-0으로 대파하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전북은 전반 40분 바로우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구스타보가 헤딩으로 골망을 가르며 선취골을 뽑아냈다. 구스타보는 지난달 25일 울산시민축구단과 16강전 이후 35일 만이자 이번에도 FA컵을 통해 득점포를 재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전북은 전반 추가시간 김진규의 추가골이 터졌다. 후반 수원의 반격을 잘 막아내던 경기 종료 직전 혼전 상황에서 교체투입된 한교원의 쐐기골까지 터지며 기분좋은 완승을 확정지었다.
 
초반 부진을 딛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전북은 리그에서 선두 울산을 잡고 2위까지 도약한 데 이어 FA컵에서도 준결승에 진출하여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전북은 2020년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다섯 번째 FA컵 우승을 노린다.
 
반면 FA컵 역대 최다 우승팀(5회)인 수원은 2019년 마지막 우승 이후 올해로 벌써 3년 연속 8강의 벽을 넘지못하며 무관의 사슬을 끊는 데 실패했다. 더구나 8강전 최대의 빅매치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전북에게 무기력한 완패를 당하며 수원은 다시 한번 명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심각한 부진에 빠진 수원

수원의 굴욕은 이날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원은 최근 심각한 부진에 빠져있다. 나흘전인 25일 수원FC와의 K리그1 18라운드 '수원 더비'에서도 0-3 완패를 당한 바 있다. 수원 정도의 구단이 2경기 연속 3골차 완패의 망신를 당했다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없었던 장면이다.
 
여기에 지난 19일 FC서울과의 '슈퍼매치' 홈경기에서 0-1로 덜미를 잡혔고, 22일에는 전북에게 리그 경기에서도 1-2로 무너진 바 있다. FA컵까지 포함하여 6월에만 공식전 4연패 수렁이다. 지난달 제주(0-0)-강원전(1-1) 무승부까지 포함하여 K리그1에서는 벌써 5경기 연속 무승(2무 3패)이다. 공식전 마지막 승리는 지난 5월 17일 김천(2-1)전으로 벌써 한 달여가 훌쩍 넘었다.
 
수원은 K리그1에서 4승 6무 8패(승점 18)로 K리그1 12개 구단 중 11위에 그치고 있다. 최하위 성남(승점12)과는 6점차이고, 10위 강원(승점 18)과는 승점은 같지만 다득점에서 밀렸다. 9위 김천(승점19)과는 단 1점차다. 올해부터 K리그1에서 최대 3팀까지 강등당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 수원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를 것이 유력한 강등 위험권에 놓여있다.
 
물론 중하위권의 격차가 큰 것은 아니어서 반등의 여지는 있지만 최근 수원FC-서울 등 경쟁팀들에 이어 최하위 성남까지도 수비 조직력을 정비하여 경기력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반면, 수원은 오히려 하락세를 타고 있어서 오히려 꼴찌 추락까지도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최근 4연패를 당하는 동안 하필 전북-서울-수원FC 등 중요한 라이벌전에서 잇달아 무기력하게 무너진 데다 심리적 보루였던 FA컵마저 탈락한 것은, 선수단의 자신감과 사기를 크게 저하시킬 만한 충격이었다.
 
수원은 전반기 성적부진으로 박건하 감독이 물러난 이후 이병근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지만, 감독교체 처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수 양면에서 뚜렷한 해법을 찾지못하고 있다.
 
서울팬 폭행 논란까지...

수원은 18라운드까지 K리그1에서 13골을 넣는 데 그쳤다. 꼴찌 성남과 함께 리그 최소득점이자, 득점 선두 무고사(14골, 인천)의 개인기록에도 못미친다. 이병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로도 벌써 11경기가 지났지만 고작 9골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수원이 올시즌 한 경기 2골 이상을 넣은 경기가 고작 3번, 3골 이상을 넣은 경기는 전무한 반면, 무득점에 그친 경기는 무려 9번이나 된다.
 
외국인 선수 농사에 실패한 수원은 덴마크 2부리그 득점왕 출신 그로닝이 15경기에서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그로닝은 전북과의 FA컵 8강전에서는 아예 출전명단에서 빠져 이병근 감독의 신뢰를 잃고 교체가 유력한 상황이다. 14경기에서 3골 2도움을 기록한 사리치(전체 19위)가 현재 수원의 득점-공격포인트 선두일 만큼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초라하다.

그나마 수비는 최소실점 7위(22골)로 중위권은 되는 듯하지만, 4연패 기간 동안 9실점, 최근 2경기 연속 3골차 완패까지 당하면서 역시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이병근 감독은 센터백 이한도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거나 스리백 전술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조합을 실험해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조합을 찾지못했다. 여기에 골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선수들이 한 골만 선제실점을 해도 부담감이 커지며 스스로 무너지는 패턴이 두드러진다.
 
공교롭게도 수원의 부진이 더 극심해진 타이밍이 하필이면 지난 19일 슈퍼매치에서 벌어진 수원 서포터스의 '서울 팬 폭행 사건' 이후라는 것도 뭔가 의미심장하다. 당시 수원 팬들은 서울 유니폼을 입고 원정 응원을 왔던 미성년자 서울팬을 폭행하고 집단으로 위협-조롱까지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며 대중의 공분을 샀다.
 
가해자의 석연찮은 해명, 구단의 소극적인 초기 대응과 솜방망이 징계 처분 등으로 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수원삼성 구단과 서포터즈의 이미지가 바닥까지 추락한 가운데, 설상가상 팀 성적마저 연패 늪에 빠져 있다. 다수의 축구팬들은 지금 수원의 위기가 '인과응보'라며 동정보다는 곱지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원은 한때 K리그를 대표하는 명가였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스타급 선수들도 하나둘씩 팀을 떠나며 어느덧 K리그 정상권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여기에 올시즌에는 결국 강등추락의 위기에 각종 경기외적인 구설수까지 겹치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성적-매너-팬심 어느 하나 잡지못한 수원의 날개없는 추락은 사필귀정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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