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SBS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 시즌2) 슈퍼리그 3-4위전의 승자는 월드클라쓰였다. 29일 방영된 <골때녀>에서 월드클라쓰는 에이스 사오리의 동점골, 에바의 킥인에 이은 행운의 자책골 등에 힘입어 구척장신을 2-1로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다시 3-4위전 맞대결이 펼쳐진 두 팀으로선 시즌 최종전이라는 점 뿐만 아니라 시상식 단상에 설 수 있느냐 여부도 걸려 있는 의미있는 경기였다.  

​아쉽게도 각각 액셔니스타와 국대패밀리에게 패해 결승전 진출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지만 슈퍼리그 마지막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그 어떤 시합 이상의 치열함이 녹아 있었다. 월드클라쓰는 두 시즌 연속 구척장신과의 3-4위전을 모두 승리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었다.

​반면 준결승전 국대패밀리에게 충격의 0-6 완패를 당한 구척장신은 정신적 충격을 추스리고 임한 3-4위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내리 2실점하며 역전패, 4위에 머물게 되었다. 한편 시즌2 슈퍼리그 최강자를 가리는 결승전 국대패밀리 대 액셔니스타의 경기는 다음주 수요일(7월 6일)에 방영될 예정이다. 

이현이 선제골 vs. 사오리 동점골
 
 지난 2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시작과 동시에 기선 제압에 나선 팀은 구척장신이었다. 주장 이현이의 특유의 돌파력에 이은 오른발 강슛이 낮게 깔리면서 월드클라쓰 골 망을 가른 것이다. 전반 1분 만에 터진 골에 힘입어 구척장신은 기분 좋게 경기 시작을 알리게 되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선 유독 구척장신에겐 득점 운이 잘 따르지 않았다. 골키퍼 아이린이 길게 찬 공이 상대팀 골대를 맞고 튀어 나왔고 곧바로 달려든 김진경의 슛 역시 같은 부분을 맞으며 골로 연결되지 않은 것이다. 불과 몇초 사이에 연속된 불운이 겹치면서 경기 흐름은 월드클라쓰로 넘어갔다.

​틈틈이 상대 수비진에게 위협을 가하던 사오리는 전반 5분경 기어코 동점을 만들고 말았다. 특유의 치고 달리기로 돌파한 사오리는 절묘한 오른발 슛팅으로 구척장신 수비를 뚫는 득점에 성공했다. 슛팅할 수 있는 각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골로 연결시키자 관중석에서 이 장면을 목격한 이영표 액셔니스타 감독은 "이번 시즌 Top 3 골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VAR 통한 행운의 역전 골... 월드클라쓰 3위 차지
 
 지난 2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양팀의 희비는 후반전 1분 만에 엇갈리고 말았다. 월드클라쓰 에바가 강하게 찬 킥인이 그대로 구척장신 골문 안으로 행했다. 이때 골키퍼 아이린이 막기 위해 손을 내밀었는데 공은 그물을 가르고 말았다. <골때녀> 규칙상 킥인에 의한 직접 득점은 인정되지 않지만 공격수 또는 상대 수비를 맞고 들어간다면 골로 인정된다.   

​육안으로는 아이린의 손을 맞고 들어간 것인지 확인이 어려운 관계로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VAR)으로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다. 결과는 월드클라쓰의 득점 인정. 어렵게 역전에 성공한 월드클라쓰는 환호성을 내지른 반면 구척장신으로선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남은 시간 동안 구척장신은 이현이, 김진경 등이 꾸준히 상대 진영에서 기회를 엿보긴 했지만 좀처럼 만회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면서 경기의 최종 승자는 월드클라쓰로 결정되었다. 그동안 슈퍼리그에서 공격을 주도했지만 좀처럼 골 맛을 보지 못했던 사오리로선 중요한 시점에 터진 득점으로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다.

김진경의 마지막 골때녀 경기... 아쉬움 속 하차
 
 지난 2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한편 <골때녀>에선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선수 한 명이 이번 경기를 끝으로 하차하게 되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 주인공은 구척장신의 막내 멤버인 김진경이었다. 이미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진로에 대해 소개되긴 했지만 최근 김진경은 소속사 이적과 더불어 해외 무대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축구화를 벗고 새로운 도전에 임하게 되었다. 

​팀 주장 이현이와 더불어 경기가 거듭될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깊은 인상을 심어준 멤버였기에 김진경의 이날 경기는 특별한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이현이는 "손흥민처럼 우리 진경이 득점왕 만들어주고 보내주자"라며 웃으며 의욕을 불태우기도 했다.

​경기 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김진경은 "<골때녀>는 제게 정말 많은 변화를 준 프로였다"라고 언급하면서 "제 인생에 있어 큰 사건이라 치면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였는데 이후 그 만큼의 큰 변화를 줬다. 매일 축구하고 안 보던 중계도 보고 늘 축구 얘기만 했다"라고 감회를 피력했다.   

​<골때녀> 인기 마련의 숨은 주역 중 한 명이었기에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시청자 입장에서도 남다른 감정을 느낄 법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했더라면 이별 속 좋은 선물이 되었을 법했지만 결과는 정 반대로 귀결되었다. 비록 아쉬움 속에 작별을 고하게 되었지만 자신의 꿈,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나서는 만큼 축구를 통해 배운 승부욕, 그리고 도전 정신으로 좋은 성과 얻기를 기대해본다. 늘 밝은 미소로 그라운드를 누비던 김진경의 얼굴이 한동안 그리울 것 같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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