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불펜 투수들이 빠져나가도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뒷문 단속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가 바로 '철벽 셋업맨' 김재웅이다.

키움은 2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정규시즌 11차전에서 1-0으로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거두었다. 이날 승리로 4연승을 내달린 2위 키움은 선두 SSG 랜더스와 격차를 2경기 차로 유지했다.

양현종과 안우진,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최고의 국내 선발 투수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두 투수 모두 그에 걸맞은 투구를 보여주었지만, 7회말 이지영의 1타점 적시타로 0의 균형을 깬 키움이 웃었다. 그리고 그 아슬아슬한 한 점 차 리드를 필승조가 잘 지켜냈다.
 
 29일 KIA와 홈 경기에서 8회초 구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는 키움 좌완투수 김재웅

29일 KIA와 홈 경기에서 8회초 구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는 키움 좌완투수 김재웅 ⓒ 키움 히어로즈


언터처블 김재웅, 빈 틈이 보이지 않는다

선발 안우진에 이어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재웅은 8번타자 한승택과 9번타자 류지혁을 각각 뜬공,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손쉽게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아냈다. 특히 류지혁에게 5구째로 던진 '결정구' 바깥쪽 꽉 찬 패스트볼(시속 143km)이 압권이었다.

딱 한 점이면 동점이 가능했던 KIA도 그냥 물러서진 않았다. 리드오프 박찬호의 안타와 후속타자 이창진의 볼넷으로 득점권 기회를 잡으면서 김재웅을 압박했다. 다음 타자는 5월 이후 반전에 성공한 KIA의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였다.

김재웅이 초구로 택한 시속 133km의 슬라이더가 바깥쪽으로 빠져나갔지만, 2구와 3구가 연속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꽂히면서 볼카운트 싸움에서 투수가 좀 더 유리해졌다. 그리고 4구째로 던진 패스트볼(시속 142km)을 소크라테스가 받아쳤는데, 타구가 멀리 뻗지 못하면서 중견수 이정후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8회초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김재웅은 연속 경기 무실점 기록을 계속 이어갔다. 가장 최근 자책점을 기록한 게 지난 달 12일 두산 베어스전으로, 그 이후 29일 KIA전까지 22경기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6월 성적은 14경기 13⅔이닝 평균자책점 0, 말 그대로 '언터처블'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38경기)에 등판한 김재웅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0.72로, 홀드 부문(21개)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40홀드 고지를 밟으면서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을 갈아치운 2019년 김상수(당시 키움, 현 SSG)가 그해 6월 27일 36번째 등판서 20홀드를 기록했는데, 올 시즌 김재웅의 페이스가 이와 비슷하다. 아직 조심스럽지만, 지금의 김재웅이라면 단일 시즌 40홀드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확실하게 입지 굳히고 있는 김재웅

2017년 2차 6라운드(전체 57순위)로 영웅군단의 일원이 된 김재웅은 줄곧 퓨처스리그에서만 경기를 뛰다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서 경험을 쌓았다. 첫해는 팀의 사정상 임시 선발이 필요한 경기도 있어 선발로 7경기 등판했던 그는 43경기 동안 59⅔이닝 1승 4패 2홀드 평균자책점(ERA) 4.68을 기록했다.

이듬해에도 시즌 초반까지는 중책을 맡지 않았던 김재웅이 후반기 들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5점대였던 그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1.65로, 키움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전년도에 비해 패스트볼 평균시속이 2km 이상 증가하는 등 투구 내용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필승조로 거듭난 올핸 변화구까지 받쳐주고 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김재웅의 패스트볼(0.165), 슬라이더(0.167), 체인지업(0.036) 피안타율이 모두 2할을 넘지 않는다. 지난해보다 구종 비율에 큰 차이가 없는 점을 감안했을 때 투구 패턴의 변화보다는 김재웅의 구위 자체가 훨씬 좋아졌다고 보는 게 맞다.

패스트볼 평균시속이 140.5km이기 때문에 리그 수준급 구원 투수들에 비해서 그리 빠른 편은 아니다. 그러나 쉽게 건드릴 수 없는 변화구의 움직임,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 올 시즌 김재웅의 원동력이다. 노련한 '베테랑 포수' 이지영의 리드도 김재웅을 돕는다.

홍원기 감독이 엔트리 말소를 통해 선발 투수들에게 적절한 휴식을 주는 것과 달리 언제든지 나설 준비를 해야 하는 불펜 투수들은 따로 쉬지 못하고 있다. 대신 김재웅 못지않게 잘 막아줄 수 있는 투수들이 많다는 게 키움으로선 든든할 따름이다. 7월 이후에도 김재웅에게 큰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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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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