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5일 인천 유나이티드 FC 무고사 선수가 FC 서울과의 게임이 끝난 뒤 인천 유나이티드 FC 팬들로부터 받은 몬테네그로 국기와 꽃다발을 들고 손 들어 감사의 뜻을 표현하고 있다.

2022년 6월 25일 인천 유나이티드 FC 무고사 선수가 FC 서울과의 게임이 끝난 뒤 인천 유나이티드 FC 팬들로부터 받은 몬테네그로 국기와 꽃다발을 들고 손 들어 감사의 뜻을 표현하고 있다. ⓒ 심재철

 
또 갑작스런 이별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진심을 다해 인천 유나이티드 FC 팬들과 하나가 된 스테판 무고사 선수이기에 더 슬픈 감정이 밀려옵니다.  프로축구 팀 선수와 팬들의 운명이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누리고 있는 최고의 순간들이 조금 더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서 그런가 봅니다. 

2018년 2월 인천 유나이티드 FC 팬들은 25살의 비교적 어린 나이에 찾아온 몬테네그로 국가대표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 선수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었습니다. 그 해 3월 첫 토요일 오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 찾아간 인천 유나이티드 FC 어웨이 팬들은 당신의 데뷔 게임, 데뷔 골을 잊지 못합니다. 강원 FC에게 0-2로 끌려가고 있던 67분 11초, 주장 완장을 찬 최종환 선수의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강원 FC 미드필더 김영신 선수가 머리로 걷어낸 공을 잡지도 않고 왼발 발리슛으로 시원하게 때려 넣은 무고사 선수의 첫 골이었습니다. 

우리 인천 유나이티드 FC 팬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던 스트롱 세리머니가 나오기 전이었기 때문에 무고사 선수는 그 순간 어웨이 팬들을 향해 훌쩍 뛰어오르며 오른손으로 유니폼에 새긴 구단 엠블럼을 세 번 두드리고는 팔을 높이 치켜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9월 첫 날 저녁 인천축구전용구장에 찾아온 7370명 홈팬들은 무고사 선수가 넣은 극장 동점골에 넋을 잃었습니다. 후반전 추가 시간 2분 11초, 여성해 선수가 어웨이 팀 울산 현대 미드필더 이명재 선수 다리 사이로 밀어준 공을 잡지도 않고 오른발 슛으로 끝낸 것입니다. 무고사 선수의 이 오른발 대각선 슛은 현재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 선수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오른쪽 기둥을 스치고는 빨려들어갔습니다. 당신은 옐로 카드를 감수하면서 자랑스러운 무고사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벗어들어 인천 유나이티드 FC 팬들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바로 이 골이 당시 우승 경쟁을 치르고 있는 강팀 울산 현대를 상대로 3-3 점수판을 만든 극장 동점골이었고, 인천 유나이티드 FC 유니폼을 입은 스테판 무고사 선수의 첫 해트트릭이었기 때문에 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무고사 당신은 지난 6월 22일 인천 유나이티드 FC 홈팬들에게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선물을 안겨주었습니다. 팀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야 할 중요한 시점에서 개인 통산 네 번째(2019년 9월 1일 vs 울산 현대, 2020년 9월 6일 vs 강원 FC, 2020년 9월 27일 vs 성남 FC, 2022년 6월 22일 vs 강원 FC) 해트트릭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강원 FC 수비수 김영빈 선수를 등지며 공을 터치하는 순간도, 매우 빠른 속도로 낮게 깔려 뻗어오는 강윤구 선수의 얼리 크로스도 처리하기 매우 어려웠지만 무고사 선수는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한 3골로 팬들에게 최고의 순간들을 모두 선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곧바로 사흘 뒤 열리는 경인 더비를 앞두고 당신의 이적 소식이 나왔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팬들은 믿고싶지 않았지만 눈물을 머금고 받아들여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무고사 선수는 어김없이 인천 유나이티드 FC 어웨이 유니폼을 입고 동료들과 힘차게 뛰었습니다. 전반전에 아길라르 선수가 밀어준 패스를 받아 골을 터뜨리지 못해 몹시 아쉬워하는 모습을 멀리서 봤습니다. 
 
 2022년 6월 25일 FC 서울과의 어웨이 게임 70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인천 유나이티드 FC 이명주 선수(앞)가 김도혁 선수(뒤)와 함께 무고사 선수의 스트롱 세리머니를 어웨이 팬들 앞에서 펼치는 순간

2022년 6월 25일 FC 서울과의 어웨이 게임 70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인천 유나이티드 FC 이명주 선수(앞)가 김도혁 선수(뒤)와 함께 무고사 선수의 스트롱 세리머니를 어웨이 팬들 앞에서 펼치는 순간 ⓒ 심재철

 
6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 70분, 강윤구 선수의 왼발 크로스를 받은 이명주 선수가 귀중한 헤더 동점골을 터뜨린 뒤 무고사 선수와 인천 유나이티드 FC를 상징하는 스트롱 세리머니를 펼칠 때 가슴 뭉클했습니다. 김도혁 선수도 그 뒤에서 당신이 만들어준 세리머니를 함께 했습니다. 게임이 끝난 뒤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이런 순간들이 선수들은 물론 수많은 팬들까지 하나의 팀으로 뭉치게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어웨이 팬들이 몰려있는 S석으로 찾아온 무고사 선수가 인천 유나이티드 FC 팬들과 인연을 맺은 2018년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진심을 다해 뛰었고 팬들과 만났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작별 인사를 보았습니다. 그 관중석에는 2015년 10월 31일에 열린 FA(축구협회)컵 결승전보다 더 많은 인천 유나이티드 FC 팬들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허리숙여 손 끝이 축구화에 닿을 때까지 진심을 담은 인사에 또 한 번 감동했고 몬테네그로 국기를 받아들고 펼칠 때에는 여전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꽃다발까지 받아들고 돌아서는 당신의 눈가가 붉게 물든 것을 보며 함께 우는 팬들도 봤습니다.

K리그1 네 시즌 반 129게임, 당신이 터뜨린 수많은 골들과 멋진 세리머니, 인천축구전용구장 잔디 위 함께 발을 굴러준 딸 루시야와의 아름다운 추억 잘 간직하겠습니다. 며칠 전부터 들린 소식처럼 J리그 빗셀 고베로 간다면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히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명품 스루 패스를 받아 더 많은 골들을 터뜨릴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 인천 유나이티드 FC를 버티게 해 준 것처럼 이왕이면 그 팀도 J리그 1에 남을 수 있도록 기여해 주십시오.

고마웠습니다. 언젠가 무고사 선수가 다시 인천 유나이티드 FC 새 유니폼을 입고 나타나 K리그 130번째 게임을 뛸 그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당신의 진심을 담은 축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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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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