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은 지난 6월 25일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8라운드 '수원더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수원은 A매치 휴식기 이후 무려 3연패 수렁에 빠졌다. 4승 6무 8패로 승점 18점을 기록하는데 그친 수원은 승점이 같지만 한 경기를 덜치른 9위 김천에 다득점에서 밀려 10위를 기록중이다.
 
11위 강원(승점 15점)과는 3점차, 최하위 성남(승점 11점)과는 7점차다. 이번 시즌부터 K리그1 최하위는 2부로 직행하고 10위와 11위까지 K리그2 1,2위팀과 승강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최대 3팀까지 2부리그로 내려갈수 있는 상황에서 수원도 현재 강등권에 있는 것.
 
K리그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팬들에게는 격세지감이다. 수원과 성남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이었다. 두 팀의 우승 횟수만 합쳐도 무려 11회(성남 7회, 수원 4회)에 이른다. 한창 우승을 놓고 경쟁하던 시절에는 두 팀의 라이벌전은 '마계대전'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K리그 최고의 빅매치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성남은 2006년, 수원은 2008년을 끝으로 더 이상 K리그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못했다. 2010년대들어 성남은 시민구단으로 전환됐고, 수원은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운영주체가 이관되며 과거만큼의 적극적인 투자가 줄어들면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2022시즌 현재 과거의 영광은 이미 아득한 추억이 된지 오래다. 가뜩이나 부진한 성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안팎으로 팀분위기를 흔드는 구설수까지 겹치고 있다.

현재로서 K리그1에서 강등이 가장 유력한 것은 최하위 성남이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승을 비롯하여 2승 5무 10패로 최하위에 그치고 있는 성남은 26일 열리는 18라운드가 상대가 리그 선두 울산과의 원정경기라 승산이 희박하다.
 
성남은 시즌 초반인 4월에 이미 성적부진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김남일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저조한 성적과 구단 운영에 불만을 품은 서포터즈가 한때 응원을 보이콧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성남은 이미 2016년 첫 강등의 아픔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 그때는 다행히 2년만에 1부리그로 복귀할수 있었지만 이후로도 최근 3시즌간 9-10-10위에 그치며 하위스플릿에서 매년 살얼음같은 승강전쟁을 치러야 했다.
 
2부 강등은 구단의 투자 축소와 주력 선수들의 이적으로 이어진다. 성남에게는 6년전보다 올해의 강등위기가 더 심각하다. 현재도 성남은 K리그 시도민구단 중에서 1년 운영비가 가장 적은 축에 속하며, 최근에는 정치권에서 불어온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구단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받고 스폰서의 지원과 예산집행도 어려워진 현실은 가뜩이나 침체된 구단의 사기를 더욱 저하시켰다. 만일 이번에 2부리그로 강등되면 당분간 다시 올라올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수원은 현재 1부 강등권에 위치한 4팀중 유일한 기업구단이다. 김천은 군팀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있고, 강원과 성남은 시도민구단이며 지난 몇 년간 꾸준히 하위권에 있었기에 설사 강등당한다고 해도 냉정히 말해 그리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K리그에서 기업구단이 강등당한 사례는 이미 두 번이나 강등당한 부산을 비롯하여, 전남, 제주도 있다. 하지만 수원과는 무게감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K리그 최고의 인기구단중 하나이자 막강한 관중동원력을 지닌 수원이 1부리그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K리그 흥행에도 그만큼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수원은 최근 몇 년간 서정원-이임생-박건하에서 현재 이병근 감독까지 여러 번의 감독교체를 단행했지만, 한시적인 반등 이후 내리막길을 타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근본적인 구단의 세대교체나 체질개선을 위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수원은 '레알 수원'이라는 별명이 나올만큼 국내외 외인을 가리지 않고 올스타급 선수들이 넘쳐나던 강팀이었지만 현재는 국가대표급 선수를 찾기가 어렵다. 수원의 주전 중 현재 K리그의 다른 상위권 강팀에서도 주전으로 뛸만한 선수는 몇 명 되지 않는다.
 
설상가상 수원은 가뜩이나 안좋은 분위기에 버팀목이 되어야 할 팬들까지 사고를 치고 있다. 지난 6월 19일 수원과 FC서울의 슈퍼매치 경기에서 발생한 수원 삼성팬들의 서울팬 집단 폭행사건은 사회적인 논란을 자아내며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처음엔 사태를 은폐- 축소하려고 했다가 진실이 밝혀지자 뒤늦게 사과한 수원 서포터즈와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한 수원 구단은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축구팬들은 최근 수원의 부진과 맞물려 2부리그 강등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결과라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대로라면 성남과 수원간의 마계대전을 다음 시즌부터는 2부리그에서 보게되는 진풍경이 벌어질 수도 있다. 과거의 영광은 이미 지나간 추억에 불과하다. 승강제 도입 이후 점점 치열해지는 1,2부의 승강 전쟁에서 과거의 명문이라고 해도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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