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으로 네 시간이 넘는 혈투가 펼쳐졌다. 두 경기에서 웃은 팀은 KIA 타이거즈였고, 그 중심에는 박찬호-이창진 테이블세터가 있었다.

KIA는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정규시즌 8차전에서 8-6으로 두 점 차 승리를 거두었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린 4위 KIA는 5위 kt 위즈와 승차를 4경기 차까지 벌리면서 한숨을 돌렸다.

양 팀의 선발 투수였던 로니 윌리엄스(3⅓이닝 4실점), 아리엘 미란다(⅔이닝 4실점) 모두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물러나면서 경기는 타격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두 팀의 잔루가 각각 11개(KIA), 12개(두산)였을 정도로 주자가 나간 것에 비해 점수를 뽑는 게 쉽지 않았는데, 그 사소한 차이를 만든 선수는 바로 박찬호와 이창진이었다.
 
 25일 두산과 원정 경기서 활약한 KIA 테이블세터, (왼쪽부터) 박찬호-이창진

25일 두산과 원정 경기서 활약한 KIA 테이블세터, (왼쪽부터) 박찬호-이창진 ⓒ KIA 타이거즈


중심타선 잠잠했지만... 테이블세터가 불 지폈다

팀이 4-3으로 한 점 차 앞서던 3회 초, 선두타자 김선빈이 두산 2루수 강승호의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박동원의 희생번트와 류지혁의 볼넷으로 찾아온 득점권 기회를 테이블세터가 놓치지 않았다. 박찬호의 안타 이후 이창진의 희생플라이 때 3루주자 김선빈의 득점으로 한 점을 보탰다.

5회 말 김재환의 솔로포 이외에는 소강상태를 이어가던 7회 초, KIA가 승리에 한 걸음 다가섰다. 이번에도 박찬호-이창진 테이블세터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2사 1, 3루서 박찬호가 임창민의 초구 슬라이더를 밀어쳐 2루타를 만들어냈고, 그 사이에 3루주자 김선빈이 홈을 밟았다.

후속타자 이창진도 좌전 안타를 기록해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불펜 투수들이 채워야 하는 아웃카운트가 9개나 남은 상태였지만, 7회초에 뽑아낸 3점 덕분에 승부의 추가 KIA 쪽으로 기울어졌다.

센터라인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박찬호는 경기 후반 수비에서도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8회 말 김재호, 9회 말 양석환의 까다로운 땅볼 타구를 실책 없이 깔끔하게 처리했다. 2이닝 모두 상대의 공격 때 루상에 주자가 루상에 나간 점을 고려했을 때, 박찬호의 수비가 없었다면 추가 실점이 나올 수도 있었다.

또한 5월 이후 KIA의 반등을 이끌었던 중심타선 소크라테스 브리토-나성범-황대인은 나란히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친 반면 테이블세터가 무려 4타점을 기록한 것이 결과적으로 승리로 연결됐다.

KIA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들의 활약

나란히 2014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박찬호와 이창진은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타격에서 단점이 뚜렷했던 박찬호는 오랫동안 '유망주'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했고, 이창진은 신인왕에 도전했던 2019년을 제외하면 매년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올핸 느낌이 다르다. 박찬호는 59경기 타율 0.278 1홈런 28타점, 이창진은 45경기 타율 0.298 5홈런 27타점으로 예년에 비해 흐름이 순조로운 편이다. 이번주만 보면 김선빈(19타수 9안타)과 더불어 팀 내에서 박찬호(20타수 9안타), 이창진(19타수 8안타)의 컨디션이 가장 좋다.

수비가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박찬호의 경우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찾아갔는데, 4월(실책 6개) 한 달간 부침을 겪은 이후 달라진 모습이다. 주포지션이었던 중견수가 아닌 좌익수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창진은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소크라테스, 나성범의 가세로 뜨거워진 외야진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외국인 선수 혹은 트레이드, FA 영입 등 외부에서 영입한 선수들이 잘해줘야 하기도 하지만, 하위권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기존 야수들의 활약이 중요한 시즌이다. 두 선수의 활약을 기다려온 팬들은 이들의 상승세가 6월 말 이후에도 계속되길 바라고 있다. 코칭스태프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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