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기대주 이현중, 미국 대학리그 콘퍼런스 퍼스트팀 선정 미국 대학농구 무대에서 뛰는 기대주 이현중(22·데이비슨대학)이 소속 리그 퍼스트팀에 선정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데이비슨대 농구부는 9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이현중이 애틀랜틱10(A10) 올콘퍼런스 퍼스트팀에 선정됐다고 알렸다. 데이비슨대가 소속된 리그인 A10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 1에 속해있는 콘퍼런스로, 미국 동부 지역 대학들이 주로 참가한다.

▲ 농구 기대주 이현중 ⓒ 연합뉴스

 
아쉽게도 꽃길이 기다리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 첫 발걸음을 내디뎠을 뿐, 도전은 시작에 불과하다.

미국프로농구(NBA) 무대에 도전장을 냈던 '한국농구의 희망' 이현중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NBA 구단들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6월 24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2022 NBA 드래프트에서 총 58명의 선수가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았지만 이현중의 이름은 끝내 호명되지 않았다.
 
신인드래프트에서는 NBA 30개 팀이 2라운드까지 두 번씩 선수를 지명한다. 올해는 마이애미 히트와 밀워키 벅스가 자유계약선수(FA) 협상 사전 접촉에 따른 2라운드 지명권을 한 장씩 박탈당하면서 총 58명 만이 선발됐다. 이현중은 2004년 2라운드 전체 46순위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유니폼을 입은 하승진(은퇴)에 이어 18년만에 한국인 선수로는 두 번째 NBA 드래프트 지명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불발됐다.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성정아씨의 아들로 농구인 2세인 이현중은 삼일상고를 거쳐 미국 데이비슨대에 진학해 NBA 진출의 꿈을 키웠다 데이비드슨대는 현재 NBA 최고의 스타이자 역대 최고의 3점 슈터로 꼽히는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의 모교이기도 했다.
 
이현중은 아시아 선수로는 드물게 미국 대학무대에서 당당히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2020-21시즌에는 평균 13.5점 4리바운드 2.5어시스트, 거기다가 야투율 50.3%, 3점 성공률 43.6%, 자유투 성공률 90.5%를 달성하여 데이비슨대 사상 '180클럽'을 달성하며 어느덧 전미에서 주목받는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이어 3학년이던 지난 2021-2022시즌에도 34경기에서 평균 32.1분을 뛰며 15.8득점 6리바운드 1.9어시스트, 3점 슛 성공률은 38.1%로 우수한 활약을 선보였고, 데이비슨대가 소속된 A-10 컨퍼런스의 퍼스트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성장세를 토대로 이현중은 루카 돈치치(댈러스) 등 유력 NBA 스타들이 포함된 현지 유력 에이전시 '빌 더피 어소시에이츠(BDA)'와 계약하며 NBA 도전을 준비해왔다.
 
이현중 202㎝의 장신에 슈팅 능력까지 갖춰 한국농구에서는 보기드문 장신 슈터-스윙맨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2021년에는 대한민국 성인 농구대표팀에도 선발되며 역시 미국진출을 선언한 여준석과 함께 한국농구의 차세대 미래로 인정받았다. NBA 스몰포워드-슈팅가드 기준으로도 큰 키와, 동료의 스크린을 활용한 3점슛 능력은 NBA 레벨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많았다.
 
하지만 드래프트를 앞둔 시점에서 이미 이현중의 NBA 지명에 대한 현지의 전망은 대체로 비관적인 편이었다. 이현중은 NBA 하부리그인 G리그 캠프, 각 구단과 워크아웃 등을 통해 NBA 구단 관계자들 앞에서 쇼케이스를 펼쳤다. 아쉽게도 이현중은 여기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평가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과 칼럼니스트들은 대체로 이현중의 슈팅력은 인정하면서도 NBA 레벨에서 통하기에는 수비와 운동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여기에 워크아웃 도중 왼쪽 발등뼈와 인대를 다치며 무려 수개월 동안 재활이 요구되는 부상을 당한 것도 불운한 악재로 작용했다.
 
이현중은 데이비슨대로의 복귀는 불가능하다. 에이전시와 계약 후 NBA 드래프트에 나가는 대학 선수는 다시 해당 학교로 돌아올 수 없는 규정 때문이다. 이현중에게 앞으로의 선택지는 G리그에 남아 다시 한번 NBA 도전을 노리거나, 한국으로의 복귀, 혹은 제3의 리그로의 새로운 도전 등이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G리그행이 가장 유력하다. 일단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이 되지 못했다고 해도 '투웨이 계약'(G리그와 NBA팀 동시 계약)이나 서머리그 참여 등의 방식으로 NBA에 입성할 기회는 남아있다.

NBA 레전드 스카티 피펜의 아들 피펜 주니어(밴더빌트대)도 이현중과 마찬가지로 이번 NBA 드래프트에 도전했다가 지명을 받지못했지만 명문구단 LA 레이커스로부터 깜짝 투웨이 계약을 제안받아 NBA 입성에 성공했다. 또다른 NBA 레전드 샤킬 오닐의 샤리프 오닐은 레이커스의 초청을 받아 서머리그에 합류하게 됐다.
 
이현중은 드래프트 낙방과 별개로 여전히 NBA 도전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복귀는 사실상 최후의 수단에 가깝다. 선배인 하승진은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국내로 복귀하여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전주 KCC의 지명을 받은바 있다. 이현중 역시 국내로 돌아오기를 원한다면 프로구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다시 해외로 나가기는 어려워진다. 사실상 한국인 NCAA 진출 1호였던 최진수(현대모비스)처럼 한국에 돌아온 이후 한국농구 스타일에 맞춰 포지션이나 플레이스타일을 어정쩡하게 변해버릴수도 있다.
 
이현중이 G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NBA 도전은 물론이고 혹은 또다른 해외 리그로로 눈을 돌릴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귀화혼혈선수인 문태종이나 전태풍, 이승준도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전에 NBA 도전에 실패했지만 유럽 등 다양한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다가 30대를 전후하여 KBL의 문을 두드렸다. 이현중도 NBA 입성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본인이 원하는 만큼 후회없이 도전해보고, 자신만의 플레이스타일과 농구색깔을 완성시킨 후에 국내 복귀를 타진해도 늦지 않는다.
 
이현중의 도전은 NBA로 가는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다시 한번 실감케한다.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명성에 걸맞게 NBA는 매년 미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의 유망주들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순위로 올랜도 매직에 지명된 파올로 반케로는 이탈리아 국적자이며, 배네딕트 매서린(6순위,인디애나)과 셰든 샤프(7순위, 이상 캐나다) 다이슨 다니엘스(8순위, 호주), 제레미 소찬(9순위, 폴란드), 우스만 디엥(11순위,프랑스), 니콜라 요비치(27순위, 세르비아) 등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상위권에 지명됐다. 이러한 쟁쟁한 선수들과의 글로벌 경쟁을 뚫고 NBA 구단의 지명을 받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현중의 도전이 결과를 떠나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은, 한국선수들도 세계로 나아갈수 있는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현중은 이미 NCAA 무대에서 한국인 선수가 통할수 있다는 것을 넘어서 에이스 역할까지 감당할수 있는 것을 증명하며 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선입견을 깼다. 또한 NBA 지명을 받지못했어도 미국 주요 현지 언론들로부터 이현중의 이름이 거론되며 그 장단점을 분석할만큼 유망주로서의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성과이며, 지금껏 한국 선수중 아무도 가보지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현중이라는 사례를 통하여 한국과 아시아 선수가 NBA무대에서 통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그리고 보완해야할 문제점을 확인할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농구는 그동안 허재, 이충희, 서장훈 등 많은 스타들을 배출했지만 하승진을 제외하고 NBA에 근접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기껏해야 아시아무대, 혹은 세계무대에서 약팀들을 상대로 1-2경기 반짝 잘한 기록을 가지고 자화자찬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우물안 개구리였다.
 
하승진이 부족한 기본기에도 불구하고 NBA에 잠깐이나마 발을 담글수 있었던 것은 압도적인 신체조건 덕분이었다. 이현중은 미국농구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3&D(3점슛과 수비전문) 스타일의 스윙맨으로 본인만의 스타일을 정립했다. 하지만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넘쳐나는 NBA 기준으로는 스피드, 순발력, 점프력 등이 크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꿔말하면 이런 부분들을 보완하면 한국인 선수들도 NBA에 도전할수 있다는 희망도 발견한 셈이다. 이현중에 대한 평가를 통하여 한국 선수의 능력치와 NBA 레벨 사이의 격차를 가늠할수 있는 일종의 '기준'이 잡힌 것이다.
 
지금으로서 이현중이 NBA 도전에 끝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누구도 장담할수 없다. 그러나 실패하더라도 이현중처럼 꿈을 가지고 꿈꾸며 더 큰 무대를 향하여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들이 나와야 선수도 한국농구도 함께 발전한다. 중국과 일본 등은 이미 한국보다 먼저 NBA 입성에 성공한 선수들을 잇달아 배출하며 아시아농구도 할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차범근, 박찬호, 손흥민, 박세리, 김연아, 김연경 같은 레전드들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해당 종목에서 한국스포츠가 '월드클래스'로 인정받을수 있으리라고 기대한 이들은 없었다. 그만큼 개척자의 길이란 항상 어렵고 험난하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스스로 만들어야하기 때문이다.

설사 이현중이 성공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그가 보여준 시행착오조차 훗날 그의 길을 따라가게될 또다른 도전자들에게 좀 더 밝은 길을 인도해주는 등대가 될 것이다. 이현중의 도전이 박수받아야할 또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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