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선발투수 오원석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초 오원석이 역투하고 있다.

▲ SSG ⓒ 연합뉴스


SSG 랜더스 팬들에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보다 더 시원한 경기였다. 반대로 'KBO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 입장에서는 악몽 같은 하루였다.

SSG는 24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와 정규시즌 9차전에서 14-2로 대승을 거두었다. 같은 시각 롯데 자이언츠에 덜미가 잡힌 2위 키움 히어로즈와 격차는 3경기 차로 벌어졌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윌머 폰트가 7이닝을 단 1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무려 9경기 연속 QS+(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했다. 폰트는 이날 경기로 2007년 다니엘 리오스(8경기)를 넘어서면서 역대 KBO리그 외국인 투수 연속 경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광판에 패스트볼 최고 시속이 153km까지 찍힐 정도로 폰트의 컨디션이 좋기도 했지만, 타자들이 대량 득점을 뽑아내면서 폰트의 부담을 덜어준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루친스키 상대로 복수에 성공한 SSG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루친스키는 SSG를 상대로 올 시즌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1⅔이닝 2승 평균자책점(ERA) 1.66을 기록할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때문에 두 팀의 상대 전적에 있어서도 NC가 근소하게 앞서가고 있었다.

그러나 단단히 준비하고 나온 SSG 타자들은 경기 초반부터 루친스키를 공략했다. 1회말 2번타자 최지훈이 루친스키의 초구 패스트볼(시속 147km)을 잡아당겼고, 타구가 담장 밖으로 넘어가면서 손쉽게 선취점을 가져왔다.

결정적인 순간이 나온 것은 3회말이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번타자 최정의 안타에 이어 4번타자 한유섬이 루친스키의 커터를 놓치지 않고 투런포로 연결했다. 여기에 6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전의산까지 투런 아치를 그리며 사실상 3회말에 승부의 추가 SSG 쪽으로 기울어졌다.

SSG는 4회말에도 최정의 2타점 2루타, 내야안타를 때려낸 전의산이 1타점을 추가하면서 8-0까지 달아났다. 후속타자 오태곤의 안타 때 1루주자 전의산이 무리하게 주루를 하다가 아웃이 되면서 이닝이 끝났지만, 이미 간격이 크게 벌어진 이후였다.

결국 루친스키는 4이닝 동안 90구를 던지면서 11피안타(3피홈런) 3사사구 6탈삼진 8실점을 기록하고 류진욱에게 마운드를 넘겨주었다. 루친스키가 8자책 이상 기록한 경기는 지난해 10월 17일 LG 트윈스전(9자책) 이후 처음으로, 1점대를 유지하던 평균자책점은 2.46까지 치솟았다. 올 시즌 들어 '최악의 투구'였다.

크론, 최주환 없어도 OK... SSG 타선이 이렇게 무섭다

이미 승리를 자신한 SSG이지만, 8점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5회말 두 차례의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으면서 무려 5점을 얻어냈다. 6회말에는 최정을 대신해 대타로 등장한 최경모까지 1타점 적시타를 만들면서 김원형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성현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의 선발 타자가 안타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이 가운데 무려 5명이 멀티히트 경기를 펼쳤다. 7회초와 8회초에 양의지, 김주원이 각각 솔로포 한 개씩 뽑아내는 것에 만족해야 했던 NC와는 대조적이었다.

주전 2루수 최주환이 극심한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고, 지난 22일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1군에 올라온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은 24일 경기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오히려 크론의 경우 7회말 대타로 나와 땅볼을 기록해 팀에 큰 힘이 되지 못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현재 SSG 타선이 완전체라고는 볼 수 없는데, 이들 없이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수 있는 응집력을 보여주었다.

불펜에 조금씩 균형이 발생하고, 또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도 자리를 비운 상태라 전체적으로 마운드 전력도 불안한 편이다. 당분간 SSG로선 24일 NC전처럼 타선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2위 키움의 위협에 버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결국 '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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