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은 '디스 이즈 잇(This Is It)' 투어를 펼친다고 선언했다. 런던 O2 아레나에서 시작하는 투어가 마지막 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팬들은 열광했고 티켓은 순식간에 동났다. 10회 공연은 50회로 늘며 긴 투어를 예고했다. 리허설도 실제 공연처럼 임한 마이클은 열성적이었고 건강해 보였다.

첫 공연을 20일 정도 앞둔 6월 25일,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들려왔다. 마이클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뉴스였다. 그건 너무 심한 루머라고 여기며 현실을 부정했지만, 사실이었다. 나를 팝의 세계로 이끈 영웅을 허무하게 떠나보낸 이후에도 좋은 음악은 넘쳤으나 정체 모를 공허함을 해소할 순 없었다.

마이클 주치의였던 콘래드 머리(Conrad Murray)는 과실 치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재정적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끝없이 마이클을 괴롭힌 매체들은 마지막 순간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기도 전에 약물중독으로 사망했다는 추측성 기사를 냈고, 과거 사건들은 교묘하게 무죄판결 사실만 빼고 보도했다. 또한, 마이클의 사생아라고 주장하며 유산 분배를 요구하는 사람도 등장했다. 마이클 부친은 "내 아들이 죽어서 가치가 더 높아졌다"라는 망언을 내뱉었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 Sony Music

 
무수한 오해와 공격

투어로 한창 바빴던 1993년, 아동 성추행 소송에 휘말렸을 때 가장 적극적으로 마이클을 심판한 건 여러 매체였다. 이 사건으로 마이클은 굴욕적인 심문을 받고 투어를 중단했다. 당시 미국 검찰 수사는 의아함을 자아냈다. 3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써가며 400명 넘는 증인을 소환하고 알몸 수색까지 강행했다. 자택도 샅샅이 뒤졌지만 별다른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과격한 인종차별주의자였던 담당 검사, 탐욕적인 아이의 아버지, 그리고 '최고의 팝스타가 몰락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싶었던 매체가 합심해 마이클을 '파렴치한 아동 성추행범'으로 몰아갔다. 도를 넘어선 공격에 대중의 비난까지 더해지자 지칠 대로 지친 마이클은 합의로 사건을 일단락했다. 그건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이었다. 매체들은 "합의는 결국 혐의를 인정한 것"이라고 보도하며 공격을 이어갔다.

진실은 한참 뒤에 밝혀졌다. 마이클 사후 사건 당사자 조던 챈들러(Jordan Chandler)는 "돈을 노린 아버지 강요로 거짓 진술을 했으며 난 성추행을 당하지 않았다"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매체들은 끝내 진실을 외면했다. 그들 입맛에 맞는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2003년, 마이클은 또다시 아동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10년 전 마이클을 괴롭힌 문제의 검사가 사건을 맡은 것부터 의아했다. 유죄가 확실하다는 보도를 쏟아낸 매체들은 무죄 판결 이후에도 의심을 풀지 않았다. 성형 중독으로 코가 무너지고 백인이 되고 싶어 피부를 표백한다는 황당한 루머도 사실인 양 보도했다. 에미넴(Eminem)이 마이클 코를 빗댄 뮤직비디오 'Just Lose It'을 공개하자 매체들은 조롱에 합세했다. 여러 진실과 선행을 보도하지 않는 행태는 여전했고 한동안 마이클은 놀림감으로 전락했다.

끝없는 루머에도 팬들은 마이클을 믿고 지지했다. 무수한 오해와 공격을 받은 그를 잃었을 때 많은 팬이 울분을 토했다. 당시 유일하게 믿고 싶었던 건 "마이클이 죽지 않았다"라는 루머였다.

2019년엔 마이클의 아동 성추행 의혹을 담은 다큐멘터리 <리빙 네버랜드(Leaving Neverland)>가 큰 파장을 일으켰다. 10주기에 맞춰 공개한 다큐멘터리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상영했고 평단의 호평이 이어졌다. 매체의 여론재판은 혼란을 가중했다. 그럴듯한 다큐멘터리 한 편에 모든 게 무너졌다. 보이콧이 이어지고 팬들을 '아동 성추행범 옹호자'로 낙인찍었다.

이에 전직 경호원 맷 피데스(Matt Fiddes)는 "마이클은 네버랜드에서 늘 150명 넘는 스태프에 둘러싸여 있었으며 비밀방으로 불리는 건 네버랜드 구매 이전부터 있었던 안전실에 불과하다"라고 증언했으나 크게 보도되지 않았다. 2020년 말엔 다큐멘터리 제작사 HBO와의 소송에서 승소했고 진실을 찾는 몇 편의 다큐멘터리도 공개되었으나 더는 흥미로운 뉴스거리가 아니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오해와 공격을 받은 팝스타 마이클 잭슨은 사후에도 끊임없는 차별과 가짜뉴스에 시달렸다. 13주기를 앞두고 또다시 같은 질문을 던진다. 팝의 황제는 언제쯤 편히 잠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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