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홀드 유어 브레스> 포스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홀드 유어 브레스> 포스터. ⓒ 넷플릭스

 

2021년 3월, 핀란드 북부 호사 욀뢰리호에서 '아이스 다이빙' 세계 신기록 도전이 있었다. 아이스 다이빙은 수영복만 입고 최소 30cm 두께의 얼음 아래를 단 한 번의 숨으로 헤엄치는 스포츠다. 전 세계 웬만한 곳에는 30cm 두께의 얼음이 있을 리가 없으니, 굉장히 소수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스포츠겠다. 

더군다나 추운 곳에서도 얼음이 30cm나 얼려면 한겨울 중에서도 한겨울이어야 할 텐데, 그때 얼음 아래를 헤엄친다는 건 죽음을 완전히 각오한 것이어야 한다. 훈련도 힘들뿐더러 아이스 다이빙 도중 심장마비로 즉사하거나 몸이 얼어 움직이지 못해 익사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식으로 경기 아닌 도전할 때는 의료팀이 상주하고 있다고 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홀드 유어 브레스: 아이스 다이빙>(아래 <홀드 유어 브레스>)은 웬만한 극한은 가뿐히 뛰어넘을 만한 '아이스 다이빙'에 도전하는 핀란드의 프리다이버 요한나 노르드블라드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이미 여자 세계 신기록인 50m를 달성했지만, 남녀 통틀어서 세계 신기록인 80m를 넘고자 한다. 참으로 춥고도 위대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가 아이스 다이빙을 하는 이유

상시 목숨 걸고 하는 도전, 하다못해 훈련할 때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스포츠에 열렬히 매진하는 그의 곁엔 항상 언니가 있다. 언니는 요한나를 걱정하면서도 그의 도전을 말릴 수 없다고 하는데, 눈물을 흘리면서도 요한나가 좋아서 하는 일을 어떻게 말리겠냐고 웃기도 한다. 모순되는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것 같다. 

그런 요한나에게도 남편이 있고 자식이 있고 먹고사는 데 필요한 돈을 벌어주는 직업도 있다. 충분히 안정적인 삶을 가진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여성인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목숨 걸고 하는 아이스 다이빙은 그에게 취미이자 특기 그리고 삶의 활력소이다. 생활 체육의 일환인 걸까,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아하' 할 것이다. 그는 본래 산악 자전거나 산악 바이크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겨 했다. 그러다가 거짓말처럼 다리가 심각하게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는데,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음에도 극심한 신경통이 3년이나 지속되었다. 그때 알게 된 게 한랭 요법이었고, 처음에는 사고당한 다리만 하다가 차츰 진전되어 온몸을 얼음물에 담그게 되었다. 

운명의 장난인지, 운명의 여신이 손을 내민 건지

운명의 장난인지, 운명의 여신이 손을 내민 건지는 알 수 없다. 그는 죽음을 각오하면서도 반드시 기록을 경신할 태세이니 말이다. 무사히 도전을 마친다면 운명의 여신이 손을 내민 것일 테고, 그렇지 못하면 운명의 장난일 테다. 

본래 요한나 노르드블라드의 도전은 2020년 3월 핀란드 헤이놀라에서 가질 예정이었다. 도전 당일에 맞춰 몸 컨디션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훈련을 체계적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유난히 춥지 않았고 얼음이 채 5cm도 얼지 않았기에 다른 곳을 찾아야 했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목숨을 건 도전을 한다는 게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일이 연이어 벌어졌다. 요한나의 폐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기침을 계속한 것까진 괜찮았는데 뭔가 평소와 다른 게 느껴졌다. 그리고 바로 그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고 거의 모든 게 폐쇄되었다. 요한나로선 도전은커녕 훈련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무기한으로 도전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인생에 한 번쯤 도전을

1년이 지난 2021년 3월, 요한나는 도전한다. 그런데 1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있었다. 그 사이에 아이스 다이빙 세계 신기록이 비공식적으로 102m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요한나는 1년 전의 81m 도전에서 103m 도전으로 바꾼다. 건강도 완전하지 않고 훈련도 못해서 긴장이 풀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훨씬 늘어난 도전 길이가 그를 압박한다. 함께 지켜 보는 이들도 압박을 받는 건 매한가지. 

이때 요한나는 오히려 마음을 놓는다. 편안하게, 할 수 있을 만큼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스스로를 안심시킨다. 내려놓을 때 진정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그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나 보다. 도전이 성공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홀드 유어 브레스>는 40분 정도의 짧은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다큐멘터리다. 부담 없이 슬쩍 감상할 수 있을 텐데, 생각 외로 깊은 울림을 준다. 요한나처럼 목숨을 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인생에 한 번쯤 크나큰 도전 또는 분기점이 되는 도전을 해 보고 싶어지게 하니 말이다. 돈, 명예, 명성 같은 걸 주지 않더라도 내가 스스로에게 온전히 몰입하고 또 자랑스러워하면 되는 거라고 말해 주니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형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singenv.tistory.com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채널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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