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이집트전 승리와 함께 6월 A매치 4연전을 절반의 성공으로 마무리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4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 4-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대표팀은 6월 치른 A매치 4연전을 2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다득점 경기로 승리한 벤투호
 
 1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이집트의 경기. 손흥민이 4대1로 이긴 뒤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이집트의 경기. 손흥민이 4대1로 이긴 뒤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경기에서 벤투 감독은 또 한 번의 실험을 단행했다. 정우영, 이재성에 이어 황인범까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중원의 누수가 생긴 한국은 백승호와 고승범을 배치하는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도 중원의 영향력은 미미했다. 이집트의 압박에 고전하며 중원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자 대표팀은 잦은 패스미스 속에 적절한 포지셔닝까지 이루어지지 못했다. 한국은 후방 빌드업이 이뤄지지 않으며 답답한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를 타계한 건 손흥민이었다. 중원까지 내려와 볼을 받으며 빌드업에 관여하기 시작한 손흥민의 활약 속에 한국은 전반 10분을 넘어서며 서서히 공격이 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선제골이 나왔다. 전반 16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손흥민이 반대편에 위치한 김진수를 보고 길게 패스를 내준 것이 김진수의 크로스로 연결됐고, 이를 화으이조가 헤더골로 성공시키며 리드를 가져간 것.

기세를 탄 한국은 6분 뒤 다시 한번 득점을 만들어냈다.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 기회에서 손흥민이 올려준 볼을 황의조가 헤더로 내줬고 이것을 김영권이 득점으로 연결시켜 2대 0으로 점수를 벌렸다.

2골의 리드를 잡자 한국의 경기력도 서서히 회복됐다. 손흥민과 정우영, 권창훈이 중원싸움에 가담하며 중원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이집트의 압박을 풀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높은 볼 점유율을 가져가며 경기를 리드해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또 한번 수비실수가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전반 37분 이집트의 공격 기회가 열린 것. 이집트 아델의 슈팅이 김진수를  맞고 흐르자 이를 놓치지 않은 모하메드가 그대로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하면서 1골차로 추격을 받게 됐다. 여기서 한국 선수들은 모하메드의 핸드볼 파울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골차의 리드로 후반전을 맞이한 한국은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하지만 후반 20분 김태환의 크로스를 받은 김진수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간 것을 제외하면 마무리까지 이어지지 못하면서 답답한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8분 부상을 입은 고승범 대신 김진규 투입을 시작으로 25분에는 엄원상, 33분에는 조규성, 김동현을 투입해 중원과 공격에 변화를 줬다.

이는 주효했다. 후반 40분 중원에서 엄원상이 상대의 패스를 가로챈 뒤 곧바로 조규성에게 볼을 내줬고 이를 받은 조규성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하면서 3대 1로 점수를 벌렸다. 이에 그치지 않은 한국은 경기종료 직전 김진수의 크로스를 받은 권창훈이 헤더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빛났던 '플레이메이커' 손흥민의 존재감

이번 이집트전을 앞둔 벤투호의 분위기는 밝지 못했다. 지난 3경기에서 1승 1무 1패의 성적을 기록한 대표팀은 주축선수들의 이탈 속에 저조한 경기력을 선보이는등 월드컵 본선을 5개월여 남겨둔 시점에서 많은 개선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에 이집트전 무용론도 대표팀을 괴롭혔다. 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이집트는 살라가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가운데 주축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아울러 본선에서 상대할 가나와 스타일이 상반된 팀이라는 점 역시 이 무용론에 힘을 실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이집트전을 치른 대표팀은 모처럼 다득점 경기를 펼쳤다. 무엇보다 손흥민의 존재감이 다시 한번 빛났다. 지난 칠레, 파라과이전에서 프리킥으로 2골을 터뜨리는 등 해결사 역할을 수행했던 손흥민은 이번 이집트전에선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경기초반 대표팀이 중원싸움에서 밀리자 미드필드 진영까지 내려와 볼을 받는 플레이를 펼친 손흥민은 절정의 킥 감각을 과시하며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전반 16분 황의조의 득점과 전반 22분 김영권의 득점이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손흥민은 양팀 통틀어 최다인 3회의 찬스메이킹을 기록했다.

수비불안은 이집트전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중원에서 패스미스를 범하는 등 집중력에 문제를 드러낸 한국은 전반 38분 어수선한 상황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만회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사실 한국은 지난 3경기에서 7실점을 기록하는 등 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보여줬던 탄탄한 수비력을 좀처럼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이날 이집트의 살라와 트레제게 등 주전급 선수들이 빠졌다는 점에서 실점은 더 뼈아프다. 

대표팀이 6월 A매치 4연전을 통해 엄원상과 '작은' 정우영이 대표팀 멤버로 확실하게 뿌리내린 점, 손흥민이 엄청난 존재감을 선보인 점 등 수확도 거뒀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김민재, 이재성, '큰' 정우영 등 핵심멤버들이 다수 빠졌을 때 이를 극복할 힘이 부족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월드컵 본선을 5개월여 앞둔 상황,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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