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영화 한 편이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 관객들은 주인공의 뒷이야기를 궁금해 하면서 속편이 제작되길 기다린다. 최근엔 아예 속편제작을 염두에 두고 전편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작품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가끔은 관객들이 주인공의 다음 이야기 만큼이나 주인공의 젊고 어린 시절 이야기를 궁금해 할 때도 있다. 이처럼 문학작품에서 기존 작품보다 앞선 시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프리퀄'이라고 한다.

프리퀄 영화의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다. 1977년부터 1983년까지 루크 스카이워커와 한 솔로를 주인공으로 한 3부작을 선보인 <스타워즈>는 1999년부터 영화 역사상 최고의 악당 다스 베이더가 아나킨 스카이워커로 불리던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3부작'을 6년에 걸쳐 선보였다. 현재 <스타워즈>는 오리지널 3부작의 뒷이야기인 에피소드 7~9까지 모두 개봉한 상태다.

사실 프리퀄 영화는 관객들이 매우 궁금해하지만 각색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세계관이 충돌하거나 어설픈 완성도 때문에 오히려 원작을 좋아했던 관객들의 외면을 받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작품은 다소 아쉽게 마무리된 오리지널 3부작의 프리퀄을 잘 만들면서 시리즈를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 매튜 본 감독에 의해 '엑스맨 유니버스'의 생명력을 되찾은 <엑스맨: 퍼스트클래스>였다.
 
 <엑스맨:퍼스트 클래스>는 프로페서X,매그니토,미스틱 등 엑스맨 인기캐릭터들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다.

<엑스맨:퍼스트 클래스>는 프로페서X,매그니토,미스틱 등 엑스맨 인기캐릭터들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흥행파워와 연기력 겸비한 독일출신 배우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몇 안 되는 독일 출신의 배우 마이클 패스밴더는 영국에서 연기를 공부하다가 2001년 전설의 전쟁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통해 데뷔했다. 사실 패스밴더의 진짜 데뷔작은 한 달 먼저 방영된 영국드라마 <심장과 뼈>였지만 대부분의 대중들은 기관총 사수 버튼 '팻' 크리스텐슨을 연기했던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패스팬더의 연기 데뷔작으로 기억하고 있다.

패스밴더는 그 후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관객들의 뇌리에 남는 작품은 < 300 >의 스파르타 전사 스텔리오스 정도였다. 그렇게 활동을 이어가던 패스밴더는 2008년 <헝거>에서 옥중단식투쟁을 벌인 보비 샌즈를 연기하며 스웨덴 스톡홀름영화제와 시카고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09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보여준 영국군 장교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할리우드에서 자리를 잡아가던 패스밴더는 2011년 마블 코믹스 원작의 히어로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 출연했고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세계적으로 3억52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다(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패스밴더는 <퍼스트 클래스>에서 금속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에릭 랜서를 멋지게 연기했고<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미국의 영화관련 웹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엑스맨> 오리지널 3부작보다 더 높은 평가(신선도 86%, 관객점수 87%)를 받았다.

<엑스맨:퍼스트클래스>를 통해 할리우드 메이저시장에 확실하게 안착한 패스밴더는 2011년 <셰임>을 통해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12년 <에이리언>의 프리퀄이라 할 수 있는 <프로메테우스>에 출연한 패스밴더는 2013년 <노예12년>에서 에드윈 엡스를 연기하며 아카데미를 비롯해 8개 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2015년에는 고 스티브 잡스의 전기 영화 <스티브 잡스>에서 잡스 역을 맡기도 했다.

<엑스맨>의 매그니토와 <에이리언>의 데이빗이라는 검증된 흥행캐릭터를 보유한 패스밴더는 평소 다양한 캐릭터들을 연기하면서 할리우드에서 흥행파워와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 중 한 명으로 군림하고 있다. 비록 <엑스맨: 다크 피닉스>가 제작비조차 회수하지 못하는 큰 실패작으로 남았지만 패스밴더는 데이빗 핀처 감독과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신작에 캐스팅되며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엑스맨 유니버스'의 화려한 부활 알린 영화
 
 미완성이었던 에릭의 능력은 찰스의 조언과 격려를 통해 완벽하게 발휘된다.

미완성이었던 에릭의 능력은 찰스의 조언과 격려를 통해 완벽하게 발휘된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2006년 <엑스맨> 오리지널 3부작의 완결편이었던 <엑스맨: 최후의 전쟁>은 2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투자해 세계적으로 4억5900만 달러의 다소 아쉬운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20세기 폭스에서는 2009년 <엑스맨> 오리지널 3부작에서 주인공 역할을 했던 울버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엑스맨 탄생: 울버린>을 선보였다. 20세기 폭스는 <엑스맨 탄생 : 매그니토> 등 인기캐릭터들의 프리퀄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캐릭터별 프리퀄 제작 계획은 전면 수정됐고 <엑스맨> 돌연변이들의 탄생 과정을 그린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를 제작했다. <퍼스트 클래스>는 돌연변이들의 두 단체(?) 엑스맨과 브라더후드의 수장인 찰스 자비에(제임스 맥어보이 분), 에릭 렌서(마이클 패스밴더 분)가 처음 만나 친구가 되고 공동의 적 세바스찬 쇼(케빈 베이컨 분)를 쓰러트리기 위해 힘을 합치지만 끝내 결별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보여준다.

<퍼스트 클래스>에서 찰스는 자신의 능력을 완벽하게 사용할 줄 아는 인물로 나오지만 에릭은 아직 자신이 가진 능력을 완벽히 활용할 줄 모르는 미완의 돌연변이로 나온다. 하지만 찰스는 분노와 평온 그 사이의 어딘가에 에릭의 진정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고 에릭은 이를 통해 세바스찬에게 복수한다. 물론 찰스는 에릭의 사적인 복수를 말리려 했지만 에릭에게 세바스찬은 그저 나쁜 돌연변이가 아닌 엄마를 죽인 '원수'였다.

선남선녀 행크(니콜라스 홀트 분)와 레이븐(제니퍼 로렌스 분)의 애정전선을 막은 인물도 다음 아닌 에릭이었다. 에릭은 풋풋한 러브라인을 만들고 있는 행크와 레이븐 사이에 끼어들어 레이븐에게 "너는 원래 모습일 때 가장 아름다워"라며 레이븐의 악역전환(?)을 부추겼다. 결국 레이븐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보호해줬던 찰스를 버려두고 에릭이 있는 브라더후드에 합류한다.

<엑스맨>은 프리퀄 첫 영화였던 <퍼스트 클래스>부터 제임스 맥어보이와 마이클 패스밴더, 제니퍼 로렌스, 니콜라스 홀트 같은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했고 이들은 차후 시리즈에도 계속 출연했다. 특히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복귀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는 프리퀄의 주역들은 물론이고 오리지널 3부작의 주역들인 휴 잭맨과 할리 베리, 이안 맥켈런, 패트릭 스튜어트, 팜케 얀센 등도 가세하며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 영화가 됐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배우로 성장한 미스틱
 
 미스틱을 연기한 제니퍼 로렌스는 2년 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미스틱을 연기한 제니퍼 로렌스는 2년 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탄생시킨 <엑스맨> 오리지널 3부작에서는 모델 출신의 네덜란드계 미국 배우 레베카 로메인이 미스틱을 연기했다. 하지만 프리퀄 시리즈에서 다른 캐릭터들과 마찬가지로 미스틱 역시 나이가 크게 어려지면서 배우교체가 불가피해졌다. 결국 <퍼스트 클래스>에서 새로운 미스틱은 <윈터스 본>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한창 주가를 올리던 젊은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연기했다.

로렌스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미스틱 역을 맡아 뛰어난 내면연기로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로렌스는 2012년부터 4년에 걸쳐 공개된 <헝거게임> 시리즈를 통해 세계적으로 29억 달러가 넘는 흥행대박을 터트렸다. 그리고 2013년에는 <실버라이닝 플라이백>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슈퍼스타에 등극했다. 로렌스는 작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을 선보였다.

'사람은 누구나 6단계만 거치면 세상 모두와 연결될 수 있다'라는 케빈 베이컨 이론의 주인공이기도 한 케빈 베이컨은 뛰어난 연기파 배우로 유명하다. 이는 빌럽집단 헬파이어 클럽의 리더 세바스찬 쇼를 연기했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상대의 에너지를 흡수해 방출하는 능력을 가진 세바스찬은 에릭의 능력을 높이 사 그를 회유하려 하지만 헬맷이 벗겨지면서 동전에 의해 머리가 뚫리면서 최후를 맞는다.

<엑스맨> 유니버스 최고의 인기캐릭터인 울버린도 <퍼스트 클래스>에서 짧게 등장해 관객들에게 소소한 줄거움을 선사했다. 찰스와 에릭은 세리브로를 통해 돌연변이들을 찾았고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울버린을 찾아가 예의 바르게 자기소개를 했다. 하지만 울버린은 이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시가를 입에 문 채 "저리 꺼져"라고 욕을 하며 두 사람을 쫓아냈다. 관객들에게는 갑작스러우면서도 반가웠던 휴 잭맨의 깜짝 출연이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