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 쉐어 감독의 <구조견 루비>(Rescued by Ruby)는 군과 경찰, 그리고 구조견이 등장하는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미국 영화인데 온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영화기도 하다.

로드 아일랜드 주 경찰관(State Trooper) 대니엘 오닐(그랜트 거스틴 분)은 수색 구조팀인 'K-9 유닛(Canine Unit)'에 합류하는 것이 꿈이다. K-9 유닛은 훈련과 재능을 겸비한 탐지견과 핸들러가 함께 팀을 이뤄 사람을 수색하고 마약을 탐지하는 등 중요한 업무를 하는 부서 중 하나다.     
 
 영화 <구조견 루비> 포스터

영화 <구조견 루비> 포스터 ⓒ 넥플릭스


루비(Ruby)는 길거리를 헤매던 유기견으로 6개월째 유기견 보호소(Animal Shelter)에서 생활하고 있다. 영리하지만 말썽이 많은 까닭에 8번의 파양을 경험하며 안락사될 위기에 처한다.           

한편 경찰관 대니얼은 엘리트 K-9 대원이 되길 꿈꾸고 있지만 한 마리당 1만 달러를 넘는 비싼 가격의 탐지견을 구입할 예산이 부족하자 직접 유기견 보호소를 방문해 자신의 파트너를 찾기로 한다. 

주인공 대니얼 역시 어릴 적부터 난독증과 집중력 부족으로 다른 사람보다 몇 배 더 노력한 끝에 경찰관이 되었는데 그런 자신의 모습과 닮은 루비를 만나 우여곡절 끝에 파트너가 된다. 

경찰견 훈련학교(K-9 Academy) 후보생 선발시험에 8번째로 도전하는 대니얼은 나이가 29세로 나이 제한에 걸려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다. 하지만 훈련소 입소 시험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간식이 나오자 집중력이 흐트러진 루비 때문에 시험에 탈락하고 만다.   

이에 실망한 대니얼은 결국 꿈을 포기하려고 하지만 아내 멜의 도움으로 구조견 최종 시험에 대비한 개별 맞춤 학습을 하기로 한다. 자신의 남편과 닮은 루비 역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재미있고 편한 환경에서 훈련하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은 것이다. 

주위 동료들의 도움과 아내 멜의 효과적인 홈 스쿨링 덕분에 루비는 최종 시험에 당당히 합격하게 된다. 그리고 주어진 첫 번째 살인 희생자 수색 임무에서 루비는 희생자가 묻힌 장소를 정확하게 탐지하지만 대니얼은 시신이 땅에 묻혔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파트너인 루비를 믿어주지 않는다. 

주인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루비는 집을 나가고 뒤늦게 가족과 이웃들은 루비를 찾아 나선다. 다시 만난 루비와 대니얼에게 실종된 소년을 찾으라는 두 번째 임무가 내려오고 루비는 이번에도 자신의 임무를 훌륭하게 해낸다. 루비가 구한 소년은 자신을 사랑으로 보살피던 유기견 보호소 직원 팻의 아들이기도 하다. 이를 계기로 대니엘과 루비는 정식으로 K-9 유닛 대원으로 승진한다. 

실제로 안락사 위기에 처할 뻔했던 루비(원래 이름은 베어)는 2018년 '올해의 수색 구조견'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영화 속 실제 주인공과 10년째 함께 근무 중이다.    

사람과 비교해 최소 1만 배 이상의 후각 능력과 50배 이상의 청각 능력을 갖춘 구조견은 산악구조, 재난현장, 사체 탐지 등 여러 임무에 투입된다. 

태어날 때부터 너무나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 슬픈 이 아이들은 대체로 실내에 갇혀 지내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임무에 투입될 때 감각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외출하는 시간도 극도로 제한된다고 핸들러는 말한다.  

모든 품종의 개가 다 구조견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먼 셰퍼드, 래브라도 레트리버, 말리노이즈, 보더콜리, 잉글리시 스프링어 스패니얼 등 5개 품종이 주로 활용되며 친화력, 환경 적응성, 체력 등이 요구된다. 후보견 선정에서부터 훈련을 통해 공인 인증을 받기까지 평균 24개월이 소요되며 구조견 1마리당 소요되는 비용만 인건비를 제외하고 약 6천만에서 7천만 원이 든다고 한다. 

구조견은 대체로 5∼6년간 현장에서 활동한 뒤 8∼9살에 은퇴하며 은퇴 이후에는 무상 분양돼 일반 가정의 평범한 반려견으로 남은 '견생'을 살아간다. 

현재 전국 8개 시·도 소방기관에서 34마리의 인명 구조견이 활동 중이다. 인명 구조견은 최근 5년간 산악 실종 사고, 붕괴사고 등 각종 재난 사고에 총 3천389차례 출동해 184명을 구조했다. 

지난 1월 광주 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 매몰자 수색과 지난 4월 전북 순창군 강천산 군립공원에서 실종자를 찾아낸 덕분에 병원에 이송할 수 있었다.

사람과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반자인 개는 이렇게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   

소방관이 본 이번 영화의 평점은...
Firefighter Rating: ★★★★☆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이건 소방칼럼니스트 이건 소방검열관 소방영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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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생. Columbia Southern Univ. 산업안전보건학 석사.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소방칼럼니스트. <미국소방 연구보고서>, <이건의 재미있는 미국소방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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