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프로야구 KBO리그에서는 정규리그 1위팀에게 한국시리즈 자동진출이라는 엄청난 프리미엄이 주어진다. 이는 프로배구 V리그 역시 마찬가지다. 정규리그 1위 팀의 챔프전 우승 확률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나 NBA에서는 정규리그에서 아무리 좋은 성적을 올린 팀도 월드시리즈와 파이널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는 하위라운드 진출팀처럼 '포스트시즌'이라는 힘든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특히 NBA의 경우 정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상위시드를 확보한다 해도 플레이오프에서 4번의 7전4선승제 시리즈를 모두 이겨야만 챔피언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오르기 힘든 고지이기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집결한 NBA에서 파이널 우승은 그 선수의 커리어에서 최고의 영광으로 꼽힌다. 많은 NBA스타들이 올림픽 금메달보다 파이널 우승을 더 큰 가치로 여기는 것도 그만큼 파이널 우승으로 가는 과정이 험난하기 때문이다.

2021-2022 시즌 NBA에서는 힘든 플레이오프 과정을 거친 서부 컨퍼런스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동부 컨퍼런스의보스턴 셀틱스가 우승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파이널에 진출했다. 보스턴은 두 번의 7차전 시리즈를 치르며 천신만고 끝에 파이널 티켓을 따냈고 골든스테이트는 7차전 시리즈 없이 비교적 수월하게 파이널에 진출했다. 하지만 NBA 챔피언에 오르기까지 4승이 더 필요한 것은 골슨스테이트와 보스턴 모두 마찬가지다.
 
 올해 NBA 파이널은 2010년대 왕조를 쓴 골든스테이트와 역대 최다 우승 공동 1위 보스턴의 대결로 가려진다.

올해 NBA 파이널은 2010년대 왕조를 쓴 골든스테이트와 역대 최다 우승 공동 1위 보스턴의 대결로 가려진다. ⓒ NBA.com

 
3년 만에 파이널 복귀, 완전체로 우승도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하며 2010년대 '왕조'를 건설한 골든스테이트는 2019년 파이널 6차전에서 슈터 클레이 탐슨이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며 3연속 우승이 좌절됐다. 그리고 NBA 최고의 팀이었던 골든스테이트는 그 후 2년 동안 우승은커녕 플레이오프조차 나가지 못하는 최악의 암흑기를 보냈다. 2022년 3년 만에 돌아온 파이널 무대가 골든스테이트에게 더욱 감개무량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골든스테이트를 이끄는 힘은 역시 'NBA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판타지스타' 스테판 커리의 존재다. 커리는 어느덧 만 34세의 적지 않은 나이가 됐음에도 정규리그에서 25.5득점5.2리바운드6.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본인의 득점만 고집하지 않고 포인트가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동료들을 살리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는 노련함도 엿보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탐슨 역시 이번 플레이오프를 통해 공수에서 꾸준한 활약으로 3년 전의 아쉬움을 털고 있다. 이적 3년 차를 맞는 스윙맨 앤드류 위긴스도 황금전사의 일원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고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의 3년 차 슈팅가드 조던 풀 역시 이제 골든스테이트에서 반드시 필요한 전력이 됐다. 최고의 언더사이즈 빅맨 드레이먼드 그린을 중심으로 4명의 득점원이 포진한 워리어스의 스몰라인업은 알고도 막기 힘들 만큼 강력하다.

파이널을 앞둔 골든스테이트에게 들려온 또 하나의 호재는 이번 파이널을 통해 게리 페이튼 2세와 오토 포터 주니어, 안드레 이궈달라 등 부상에 허덕이던 핵심 벤치 멤버들이 대거 복귀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골든스테이트 전력에 페이튼 2세의 풍부한 활동량과 수비, 오토 포터의 정확한 외곽슛, 이궈달라의 노련미가 더해진다면 골든스테이트는 한층 수월하게 파이널을 치를 수 있다.

보스턴이 시리즈 초반의 기선을 빼앗기지 않는 게 중요하다면 반대로 골든스테이트는 시리즈 초반의 기선을 가져 오는 게 매우 중요하다. 만약 골든스테이트가 안방에서 열리는 1,2차전을 모두 승리한다면 이번 파이널은 골든스테이트 쪽으로 크게 기울 확률도 적지 않다. 3년 만에 진출한 플레이오프에서 파이널 무대까지 밟은 골든스테이트는 3년 전에 아쉽게 놓쳤던 우승컵을 되찾아 올 수 있을까.

역대 최다우승 단독1위 도전하는 보스턴

보스턴은 서부 컨퍼런스의 LA레이커스와 함께 역대 파이널 최다 우승팀(17회)이다. 케빈 가넷과 폴 피어스, 레이 알렌으로 이어지는 '빅3'가 활약하던 2010년을 끝으로 파이널에 진춯하지 못했던 보스턴은 올해 무려 12년 만에 파이널 무대에 복귀했다. 그 사이 닥 리버스(필라델피아 76ers 감독) 감독과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이 팀을 잘 정비했고 이메 우도카 감독이 부임한 첫 시즌 드디어 파이널 진출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보스턴은 신구조화가 단연 돋보이는 팀이다.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정확한 슛터치, 그리고 강한 심장을 겸비한 제이슨 테이텀과 발군의 1:1 수비와 안정된 플레이를 자랑하는 제일런 브라운은 이제 막 전성기 구간에 접어 든 보스턴의 원투펀치다. 여기에 1995-1996시즌의 개리 페이튼 이후 무려 26년 만에 올해의 수비수상을 받은 가드 마커스 스마트 역시 공수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전력이다.

애틀랜타 호크스와 보스턴,필라델피아 등을 거치며 플레이오프에서만 141경기에 출전하고도 한 번도 파이널을 경험하지 못했던 알 호포드는 142번째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파이널 데뷔전을 치른다. 21살에 NBA에 데뷔한 호포드는 곧 만36세의 생일을 앞둔 노장이 됐지만 감각적인 패싱감각과 골밑 수비에서의 존재감, 그리고 정확한 외곽슛까지 겸비하고 있어 골든스테이트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다.

테이텀과 브라운,스마트 등 에이스 3인방이 파이널에서 경기당 평균 40분 내외의 출전시간을 소화할 것이 유력하지만 그랜트 윌리엄스와 데릭 화이트 등 벤치 멤버들의 활약도 파이널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스마트와 호포드는 마이애미 히트와의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부상으로 각각 2경기와 1경기를 결장한 바 있다. 만약 파이널에서도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슈가 터진다면 보스턴에게는 대단히 힘든 시리즈가 될 수밖에 없다.

댈러스를 5경기 만에 제압하고 6일 간의 충분한 휴식을 취한 골든스테이트에 비해 보스턴은 밀워키 벅스에 이어 마이애미와도 7차전까지 가는 대혈전을 치렀다. 아무리 주요 선수들이 20대 중반으로 구성돼 있다 해도 체력적으로는 보스턴이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정규리그 승률이 뒤져 홈 어드벤티지마저 골든스테이트에 내줬다. 과연 보스턴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통산 18번째 파이널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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