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지난 2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 CJ ENM

 
한동안 잠잠했던 '백선생' 백종원이 다시 기지개를 켰다. 지난 26일 첫 방송된 tvN <백패커>는 요리 관련 예능의 선두주자였던 백종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tvN <집밥 백선생>, SBS <골목식당> 시리즈와 <맛남의 광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상파·케이블을 빈틈없이 채웠던 백종원이었지만 어느 순간 그의 이름이 방송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골목식당>만 하더라도 화제성을 바탕으로 시청률 보증수표역할을 했지만 장기 간 방영에 따른 피로감이 컸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방송 촬영이 여의치 않아지면서 백종원이 출연하는 예능은 KBS <백종원 클라쓰> 단 하나만 남겨둔 채 모두 종영됐다. 

​<백종원의 사계>(티빙), <백스피릿>(넷플릭스) 등 OTT 프로그램 역시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지난 2년여 사이 배달 음식 문화가 대폭 확산된 데다 요리 예능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아지면서 백종원의 존재감도 희미해지는 듯싶었다.

방송가에서 그의 시대가 저무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tvN은 <백패커>로 다시 한번 백종원 카드를 내밀었다. 직접 야외로 나가 요리를 전담하는 예능 속 '플레이어' 역할을 맡긴 것이다.

제한 시간 속 극한의 조리 체험
 
 지난 2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지난 2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 CJ ENM

 
현재 방영중인 <백종원 클라쓰>에서도 외국인 제자들과 경치 좋은 야외로 나가 음식을 만든다. 하지만 한국 문화 체험 및 요리 강습이 주다. 반면 <백패커>는 백종원과 출연진들이 한 팀을 이뤄 조리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단순히 요리만 하면 평범한 요리 프로그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겠지만 <백패커> 제작진이 제시하는 만만찮은 미션이 재미를 배가 시킨다. 이름 그대로 등짐 짊어지고 산·바다 가릴 것 없이 이동해 극한의 조리 체험을 하는 것이다. 첫회에선 전북 정읍에서 천하장사의 꿈을 키우는 초중고 씨름선수 22명을 위한 요리를 만들어야 했다. 심지어 '무제한'이라는 조건까지 붙었다. 

​엄청난 식욕의 학생들에게 쉴 틈 없이 음식을 대접해야 하는 상상초월 도전 과제가 부여된 것이다. 패스트푸드를 좋아할 연령대의 어린 친구들을 위해 특제 햄버거, 감자튀김, 음료수뿐만 아니라 스파게티 등의 다양한 메뉴를 오후 6시까지 만들어야 했다.

상상초월 먹성에 녹초가 된 출장 조리단
 
 지난 2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지난 2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 CJ ENM

 
​부랴부랴 준비된 조리기구를 살펴본 백종원은 황급히 시장과 마트에 들러 재료부터 구입했다. 그러는 동안 시간은 흘러갔다. 쉽지 않은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큰 힘이 된 건 오대환, 안보현 등 예상 밖 능력자들이었다. 취사병 출신이었다는 오대환은 전문 요리사 이상의 능숙한 칼질 솜씨를 뽐내며 각종 재료를 썰어냈다.   

​아마추어 복서 출신 안보현은 자상한 심성과 재빠른 손놀림으로 음식 준비에 힘을 보탰다. 백종원의 표현을 빌자면 "제일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던 딘딘 또한 각종 잡다한 일들을 큰 탈 없이 담당해줬다.

​'무제한'이라는 조건에 환호한 어린 씨름 선수들은 맛있게 햄버거, 파스타 등을 즐겼고 이에 당황한 백종원은 추가 메뉴로 즉석밥, 미트 소스, 양파 등을 총동원해 오므라이스를 만들어 의뢰한 손님들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줬다. 비록 몸은 고단했지만 뿌듯함이 그들을 흐뭇하게 했다. 

야외로 나간 조리의 고수
 
 지난 2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지난 2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 CJ ENM

 
백종원은 대용량 조리의 고수로 손꼽힌다. 프랜차이즈 요식업을 주 종목으로 삼은 사업가이다 보니 엄청난 양의 음식을 준비하고 조리하는 데 일가견이 있음은 당연하다. <백패커>는 이러한 백종원의 특성을 적극 활용했다. 출장 조리·제한 시간·극한 환경 조성이라는 '3박자'를 예능 속 재미와 결합시켰다. 

​그동안 봐왔던 백종원표 예능이 타인에 대한 '지도'를 중심으로 했다면 <백패커>에선 본인이 직접 쉴 새 없이 조리를 담당해야 하는 일종의 역할 바꾸기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여기에 관찰 예능 출연 말곤 이렇다 할 경험이 없는 오대환과 안보현의 측면에 예능 고수 딘딘을 배치하면서 적절한 인적 조화를 꾀한 점도 현명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실패해도 된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너희들에게 기대를 안 했다. 그런데 기대 이상이었다."(백종원)

백종원의 말은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 주 도전 장소는 산이다. 등산까지 해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 음식을 만드는 이들의 정성 또한 고생에 비례해 더욱 커지지 않을까. 벌써부터 다음 주 방송이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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