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린 2022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 왼쪽부터 김형석 프로그래머, 문성근 이사장, 장민승 감독, 방은진 집행위원장, 최은영 프로그래머.

25일 열린 2022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 왼쪽부터 김형석 프로그래머, 문성근 이사장, 장민승 감독, 방은진 집행위원장, 최은영 프로그래머. ⓒ 박장식

 
코로나19 시대에도 대면 영화제라는 파격적인 선택을 한, 그런 선택을 바탕으로 영화 행사가 얼어붙었던 지난 2년 동안 세계에서도 유례 없는 성장세를 기록했던 2022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올해 시네필을 끌어모을 수 있을까.

6월 23일부터 28일까지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에서 진행될 2022 평창국제평화영화제(PIPFF)의 모습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공식 기자회견이 25일 춘천사회혁신센터 커먼즈필드에서 진행되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레거시 사업으로 지난 2019년 시작된 이래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는 평창국제평화영화제에는 28개국에서 88개의 장·단편 영화가 대관령 고원을 찾아 관객들과 조우한다.

기자회견에는 김형석 프로그래머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문성근 이사장, 방은진 집행위원장, 최은영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올해 영화제 트레일러를 제작한 장민승 감독이 참석해 올해 영화제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았다. 

"지난 2년간 평화 소중함 절실히 느껴... 올해 슬로건 '위드 시네마'"

문성근 영화제 이사장은 인사를 통해 "지난 2년 동안 평화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면서 살았다. 코로나19로 일상의 평화가 깨져서 인류가 고통받았고,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다. 작년에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올해에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나 수많은 시민들이 죽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며 문 이사장은 "특히 전쟁이 이루어지면서 원자재·에너지는 물론 식량 문제도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일고 있다"며, "국경을 지고 각 나라마다 따로 사는 것 같지만, 인류의 한 사람으로서 같이 살고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식의 전환은 극적이었다"고 말했다.
 
 25일 열린 2022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문성근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25일 열린 2022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문성근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 박장식

 
문 이사장은 "이것이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만들어진 이유이기도 하고, 지속되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며 문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그간 많이 고통을 받으셨는데, 이제 영화로서 위로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영화제 슬로건은 '위드 시네마'로 했다. 마음껏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발언했다.

방은진 집행위원장 역시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코로나19 시기 범유행을 2년 동안 겪으면서 한 번도 중단되지 않은 대면 영화제로 세계적으로도 정평이 났다. 강원도였고, 평창이었기 때문에 지난 2년 동안 모든 행사를 대면으로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며 방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거리두기 없는 영화제를 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불가능했던 해외 영화인 초청도 가능하게 되었다. 국제적인 교류의 장을 이제부터 열게 되는 뜻깊은 해가 된다고 생각된다"고 기쁨을 전했다.

아울러 "지난해에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국제문화예술행사 개최도시 시각이미지 개선사업'에 선정되었다"는 방 집행위원장은 "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아 영화제가 열리는 대관령 어울마당을 본거지로 해서 더욱 나은 시설로 정비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매년 호랑이의 가죽 무늬를 형상화한 포스터는 올해 더욱 간결해져, 기하학적인 리본 모양으로 디자인되었다. 방은진 집행위원장은 "1회 때부터 함께하고 있는 박상석 디자이너가 만들어주셨다"며, "간결한 리본 무늬에는 '다시 활발해지다, 다시 태어나다'라는 의미의 영어단어 'Reborn'의 의미도 담겨있다"고 전했다.

장민승 감독이 제작한 영화제 트레일러 역시 공개되었다. 강원도의 밤하늘, 바다, 눈, 그리고 풍경이 어우러진 트레일러에는 '동시성'이 중시되었다고 장민승 감독이 설명했다. 장민승 감독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는 남북의 현실과는 달리 바다, 강, 바람은 남북을 오가는 것을 떠올렸다"라고 트레일러의 의미를 알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계기 된 사건 다룬 영화 개막작으로
 
 지난해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영화 상영이 이루어지곤 했던 '감자창고'의 모습.

지난해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영화 상영이 이루어지곤 했던 '감자창고'의 모습. ⓒ 박장식

 
이번 영화제에는 어김없이 대관령면 곳곳의 스크린이 활용된다. 횡계어울마당, 대관령트레이닝센터, 그리고 특화시설인 '감자창고'에서는 예년처럼 영화가 상영된다. 알펜시아 오리토리움, 알펜시아 콘서트홀 등 올림픽 관련 시설도 활용된다. 김형석 프로그래머는 라마다호텔 그랜드볼룸이 새로 상영관에 편입되었다고 전했다.

어느새 평창국제평화영화제만의 특색이 된 야외 상영도 곳곳을 찾는다. 더욱 특별한 것은 '캠핑장'에서 평창 곳곳의 산을 암실로, 평창 하늘의 별을 천장삼아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용평면의 계방산 오토캠핑장, 대화면의 '꿈의 대화 캠핑장', 미탄면의 어름치마을 등을 비롯해 올림픽메달프라자에서 야외상영이 진행된다.

올해 개막작에 대해서도 김형석 프로그래머가 설명했다. 올해 개막작은 프랑스 출생의 엘리 그라페 감독이 만든 <올가>가 오른다. 전쟁으로까지 비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단초가 된 '유로마이단 시위'를 우크라이나에서 스위스로 국적을 바꾼 체조선수의 시각에서 조명한 영화이다.

국제장편경쟁에는 국내외에서 제작된 8개의 작품이 경쟁한다. <올가>를 비롯해 이승환 감독의 <아이를 위한 아이> 등이 오른다. 최은영 프로그래머는 경쟁작 중 다니엘 로허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인 <나발니>에 대해 "다큐멘터리 영화인데도, 여느 다른 영화보다도 더욱 긴장되는 면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단편경쟁에는 16편의 영화가 올라 국내 영화인들이 함께하고, 20세 언저리가 된 이들의 고충을 다룬 영화들을 포함한 '스펙트럼K' 섹션에는 <낫아웃> <최선의 삶> 등 이름을 알린 영화들이 찾는다. 특정 영화인을 조명하는 '클로즈업' 섹션에는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로 대중에 이름을 알린 윤성호 감독의 작품들이 찾는다.

약간 아쉬운 점이라면 1회부터의 정체성을 관통하는 '평양 시네마' 섹션에 영화제 처음으로 북한 영화가 없다는 점. 김형석 프로그래머는 "북한이 지금 영화 제작을 하지 않은 지 오래 되었다. 그런 탓에 국적을 떠나서 분단 상황을 테마로 삼고 있는 작품들을 모으게 되었다"며, "과거의 영화를 가져와 상영하기보다는, 테마를 갖고 있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상영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오프라인 영화제' 희귀성 있었지만..."
 
 25일 열린 2022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영화제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열린 2022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영화제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고 있다. ⓒ 박장식

 
특별한 프로그램인 '명랑운동회'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최은영 프로그래머는 지금까지의 영화인들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설명회'와 '서류제출'의 고루함에 있었다면, 올해 처음 시도하는 '명랑운동회'는 전국의 지역영화인들이 교류하면서도, 영화인들에게 절실한 지원금을 수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여러 질문에 대한 답이 이어졌다. 영화제 운영과 관련한 질문에서 방은진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4년까지 오는 동안 3년이나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모든 부분에서 긴축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성과를 내면서 규모 있는 영화제를 하고 싶다. 영화인들과 실질적으로 화합할 수 있는 영화제가 되기를 바란다"며 예산 지원을 바라기도 했다.

특히 김형석 프로그래머는 "영화제만큼 가성비가 좋은 문화행사는 없다"며, "지역을 알리고, 문화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영화제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프로그래머는 "강원도 지역의 국제 예술행사들이 그 전의 축제와 다른 새로운 지평을 어필할 수 있으면, 하나의 축을 우리가 담당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희망했다.

코로나19 시기 유일한 '대면 영화제'로 유지되었던 평창국제평화영화제만의 아이덴티티가, 일상 회복으로 인해 올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도 김형석 프로그래머는 개의치 않아 했다. 김 프로그래머는 "이제는 그런 영화제들이 진검승부를 펼칠 때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영화제를 치르고 나면 '이제는 같은 선상에서 각자의 프로그램으로 진검승부를 펼쳤는데, 어떻게 했는지 비교해볼까'라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특히 올해는 양적인 성장과 함께, 작년보다 20~30퍼의 관객이 늘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 성장 속에서 관람객들이 어떻게 해야 얼마나 만족하고 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은진 집행위원장은 상영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매해 대안 상영관을 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우리만의 특징이기도 하다"라면서, "감자 창고와 같은 곳에서 영화를 보면서 새로운 체험을 하는 것은 우리 영화제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어느 시기가 되면 무주처럼 전용관이 생기리라고 생각한다"고 소망했다.

김형석 프로그래머는 회견을 마무리하며 "영화를 보는 것만큼 영화제를 체험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된다. 영화를 무작정 많이 보는 것보다는 산책도 하고, 공연도 즐기면서 일상에서 영화적 경험을 하고, 영화제라는 축제를 즐기는 휴앙의 느낌이 되었으면 한다. 그런 영화제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영화 팬들을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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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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