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RETOUR A SEOUL >에서 어린 딸을 프랑스로 입양 보내놓고 죄책감에 시달려 온 아빠를 연기한 배우 오광록.

영화 < RETOUR A SEOUL >에서 어린 딸을 프랑스로 입양 보내놓고 죄책감에 시달려 온 아빠를 연기한 배우 오광록. ⓒ 이선필

 

배우 오광록의 아버지 연기는 뭔가 수상했다. 오래 전 딸을 프랑스로 입양 보낸 뒤 죄책감에 살았다는데 우연히 부모를 찾으러 온 딸의 등장에 미안한 마음을 애써 숨기지 않으면서도 건조하게 대하거나 거친 말로 또다른 상처를 준다. 제75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 RETOUR À SÉOUL >(아래 <리턴 투 서울> 장면 일부다.  

22일 오전(현지 시각 기준) 팔레 데 페스티벌 드뷔시 극장에서 <리턴 투 서울>의 최초 상영이 있었다. 경쟁 부문은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주목할만한 시선' 상이 수여되는 부문이기에 내로라하는 작품들이 소개되는 섹션이다. 이중 프랑스 영화인 해당 작품도 초청된 가운데 이 영화를 만든 데비 슈 감독, 배우 오광록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는 연희라는 한국 이름이 있는 한 청년의 시선을 줄곧 따라간다. 갓난 아기일 때 프랑스로 입양된 그는 우연히 한국을 찾았다가 생물학적 부모 소식을 알게 되고, 이중 부친을 만나게 된다. 자신이 태어난 날을 증오할 정도로 삶에 대해 무거운 태도를 갖고 있던 연희가 한국에 존재하는 가족을 만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출연 배우인 오광록을 22일 오후(현지 시각)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만날 수 있었다.
 
영화는 지난해 10월과 11월에 걸쳐 촬영됐다고 한다. 시나리오를 받기 전이었지만 대략적인 이야기를 듣고 출연을 결정한 오광록은 딸에 대한 죄의식을 품고 사는 사람으로 본인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부모를 찾는 과정에서 아주 원색적인 사고가 발생할 것 같은데 훅하고 생략되거나 고요하게 점프하는 장면이 많다. 시나리오만 봤을 때도 미술적으로 회화적으로 풀어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만큼) 아주 뜨거운 창작물이었다. 사실 제 입장에선 레드카펫이나 칸영화제 초청보단 이 영화의 결과물을 마주하는 게 중요했다."
 
영화 출연 제안은 시나리오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왔다고 한다. 오광록은 "연출자인 데비 슈 감독은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동료나 친구들 중 프랑스로 입양돼서 유년 시절을 보낸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프랑스와 우리나라 배우의) 협업이 이뤄졌다"며 "함께 하지 않으면 만들어질 수 없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해외 입양 문제에 그 또한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한국 전쟁 이후로 20만 명 정도가 해외로 입양됐고, 프랑스가 미국 다음으로 많이 입양된 나라로 알고 있다"라며 "한국에선 여전히 공개적으로 그 일에 대해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라고 그가 답했다.
 
"4년전 윤재호 감독과 <뷰티풀 데이즈>라는 영화를 했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전 너무 아름다운 영화라고 생각했고, 미술적으로 너무 좋은 영화라 생각했는데 개봉 후 관객이 몇 만도 안 들었다. 아픈 기억 중 하나다. 한국사회에서 탈북한 여성이 중국에 가서 결혼한 뒤 한국에 돈 벌러 오는 이야기에 한국 관객분들이 관심이 없더라. 지금 이 영화도 프랑스로 입양된 여자가 태풍 때문에 일본에 못 가고 한국에 와서 친부모를 찾는 과정인데 한국에서 대체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 대단히 회의적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지닌 놀라운 힘은 뻔하지 않고, 우리의 통념과 전혀 다른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에 박수를 보낸다."
 

▲ 리턴 투 서울 22일 오전(현지 시각 기준) 팔레 데 페스티벌 드뷔시 극장에서 <리턴 투 서울>의 최초 상영이 있었다. ⓒ 이선필

 
그도 그럴 것이 주목할만한 시선 작품 중에서 이례적으로 <리턴 투 서울> 제작진은 칸영화제 공식 만찬에 초청됐다고 한다. 영화 관계자는 "해당 자리에서 (칸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인) 크리스티안 존이 오광록 배우에게 영화에 대한 격려를 보냈고, 소니픽쳐스 회장 등 여러 영화인들이 찬사를 보냈다"라고 전했다.
 
칸영화제 일정을 마친 후 오광록은 자신의 출연작인 <모범가족> 등의 공개도 앞두고 있다. "일찍 연기를 시작하다 보니 40년 넘게 했는데 항상 공부가 부족함을 느낀다"며 오광록은 "좋은 인생을 살아야겠다 싶고, 그냥 연기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뻔한 연기라는 함정에 걸리지 않게 최선을 다해 깊이 들여다보며 하겠다"라는 나름의 각오 또한 밝혔다.
 
남은 칸 일정 또한 오광록은 경쟁 부문에 진출한 두 한국영화를 보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님과는 네 작품을 같이 해서 의리상으로라도 꼭 보러 가야 할 것 같다"라며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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