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린 2022 광주 양궁월드컵 여자 리커브 개인전 시상식에서 이가현 선수(왼쪽)과 최미선 선수(오른쪽)가 시상대에 올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2일 열린 2022 광주 양궁월드컵 여자 리커브 개인전 시상식에서 이가현 선수(왼쪽)과 최미선 선수(오른쪽)가 시상대에 올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박장식

 
오래간만에 국내에서 열린 국제 양궁대회, 2022 광주 현대 양궁월드컵의 마지막은 한국 선수들의 '메달 잔치'로 끝났다. 22일 오후 광주여자대학교에서 열린 남녀 리커브 결승전에서는 한국 선수끼리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이미 '빛고을' 광주를 금빛으로 채우는 것을 확정지은 태극궁사들은 최고의 경기력을 펼치며 우열을 가렸다.

남자부에서는 김우진 선수와 이우석 선수가, 여자부에서는 최미선 선수와 이가현 선수가 맞붙었다. 네 선수는 모두 준결승에서 해외 선수들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하며 한국 선수들끼리의 맞대결을 성사시켰다. 

결과는 공교롭게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우승이었다. 지난 리우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땄던 최미선 선수가 이가현 선수와의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고, 리우·도쿄에서 차례로 금을 품었던 김우진 선수는 연달아 10점을 쏘아댄 끝에 이우석 선수를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만난 최미선·이가현, 4세트 끝 최미선이 '금'

준결승에서 대만의 궈쯔잉을 만나 세트 스코어 6-0으로 승리한 최미선(순천시청), 그리고 역시 준결승에서 대만의 주이징을 만나 세트 스코어 6-2로 결승행을 확정지은 이가현(대전시체육회)이 결승에서 만났다. 경기장 역시 한국 선수끼리의 금·은 대결이 확정되자 장내가 술렁였다.

그렇게 맞붙은 결승전. 오전에 있었던 단체전에서는 함께 금메달을 합작해낸 두 선수이지만, 개인전에서는 두 선수 중 한 명만이 금메달을 가져갈 수 있었다. 긴장되는 첫 세트는 이가현의 승리였다. 이가현은 8점, 9점, 그리고 10점을 연달아 쏘아 27점에 올라 26점을 기록한 최미선을 누르고 첫 세트를 가져갔다.

그러자 최미선도 추격에 나섰다. 최미선은 바람 흐름을 읽어낸 듯 두 번째 세트에서 10점, 10점, 그리고 9점을 쏘아냈다. 같은 세트 이가현은 7점, 9점, 9점으로 부진했다. 2세트 스코어는 29대 25. 최미선이 두 점을 얻어내는 데 성공하며 2-2로 균형을 맞췄다.
 
 22일 열린 2022 광주 양궁월드컵 여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이가현 선수(왼쪽)과 최미선 선수(오른쪽)가 경기에 나서고 있다.

22일 열린 2022 광주 양궁월드컵 여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이가현 선수(왼쪽)과 최미선 선수(오른쪽)가 경기에 나서고 있다. ⓒ 박장식

 
최미선은 3세트에도 앞서나갔다. 최미선은 3세트에서 두 번의 '텐'을 곁들여 도합 29점의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가현은 8점, 9점, 10점을 기록하며 27점의 스코어를 기록해 세트를 연이어 내주고 말았다. 세트 스코어는 4-2. 다음 세트에서도 최미선이 앞서나가면 2연패가 확정적이었다.

4세트, 최미선은 무력시위를 펼쳤다. 최미선은 첫 번째 격발부터 마지막 격발까지 모두 10점을 올리며 '텐-텐-텐'의 행진을 이어갔다. 4세트 26점을 쏜 이가현 선수는 최미선 선수를 안으며 언니의 금메달을 축하했다. 최종 세트 스코어는 6-2였다.

경기 후 만난 최미선 선수는 "모교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는데, 2관왕에 오르게 되어서 좋다"며, "4강에서 긴장했는데, 결승에서 가현이를 만나게 되니 편하게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가현 선수는 "언니와 같은 마음"이라며, "같은 한국 선수와 만난다는 게 마음이 더욱 편했다"면서, "그래서인지 금메달을 놓친 것이 전혀 아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최미선 선수는 역전승에 대해 "첫 세트에 8점, 8점으로 시작했는데, 이때는 바람 파악이 잘 되지 않았었다. 남은 세트에서 최선을 다해서 했던 것 같다"며 말하기도 했다. 이어 최미선 선수는 "이번 월드컵 잘 마무리한 만큼 이어지는 파리 월드컵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각오했다.

김우진의 '텐' 행진... "잘 쏘네 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네요"
 
 22일 열린 2022 광주 양궁월드컵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김우진 선수(왼쪽)과 이우석 선수(오른쪽)가 차례로 격발하고 있다.

22일 열린 2022 광주 양궁월드컵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김우진 선수(왼쪽)과 이우석 선수(오른쪽)가 차례로 격발하고 있다. ⓒ 박장식

 
준결승에서 스페인의 미구엘 알바리뇨 가르시아를 7-3의 스코어로 꺾고 올라온 이우석(코오롱), 그리고 역시 준결승에서 네덜란드의 릭 판데르펜을 6-2로 누른 김우진(청주시청)이 결승에서 만났다. 과거 월드컵에서도 두 선수가 결승에서 맞붙었고, 그 때는 이우석이 승리한 적이 있었기에 이날 리매치는 관심을 모았다.

이번 월드컵의 마지막 순서였던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만난 두 선수. 첫 세트는 김우진이 가져갔다. 김우진은 10점, 10점 과녁 안쪽 원에 화살이 명중하는 엑스텐, 그리고 9점을 곁들여 29점의 스코어를 기록했다. 김우진은 25점을 기록한 이우석을 누르며 1세트 두 점을 가져갔다.

2세트에는 '텐의 행진'이 이어졌다. 김우진에 질 세라 이우석은 엑스텐을 시작으로 10점, 10점을 연달아 기록하며 30점을 올렸다. 그런데 김우진도 마찬가지였다. 김우진은 첫 격발에서 10점을 쏜 데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격발에서도 10점을 쐈다. 30 대 30. 두 선수가 벌인 명승부에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쏟아지기도 했다. 

결국 2세트를 한 점씩 나눠가지며 3-1로 3세트에 돌입했다. 3세트에서도 김우진이 앞서나갔다. 김우진은 9점, 10점, 그리고 또 다시 10점을 쏘아내며 29점을 기록해 세 번의 9점으로 27점을 기록한 이우석을 또 한 번 눌렀다. 스코어는 5-1. 이우석은 4세트와 이어지는 5세트를 잡아야만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우진이 만만찮았다. 김우진은 4세트 첫 격발에서 엑스텐으로 물꼬를 튼 뒤, 이어 10점, 9점을 쏘아내며 도합 28점을 쏜 이우석을 4세트에서도 누르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최종 세트 스코어 7-1. 김우진 선수가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휩쓸며 2관왕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만난 김우진 선수는 "잘 준비한 만큼 잘 해낸 것 같아서 기분 좋고, 파리 월드컵 3차에서도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하겠다"라면서 소감을 전했다. 지난 월드컵에서는 승리했던 이우석 선수 역시 이번에는 패배했지만, "오늘은 시원하게 졌으니 기분도 좋다"며 농담을 던졌다.
 
 22일 열린 2022 광주 양궁월드컵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이 끝난 직후 김우진 선수와 이우석 선수가 서로 축하를 나누고 있다.

22일 열린 2022 광주 양궁월드컵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이 끝난 직후 김우진 선수와 이우석 선수가 서로 축하를 나누고 있다. ⓒ 박장식

 
김우진 선수는 "우석이도 잘 쏘았지만, 내가 오늘은 평소보다 더 잘 쏜 기분"이라면서, "한국 선수끼리의 경기라고 해서 쉽게 생각하지 않고 경기했다"며 웃었다. 특히 마지막 세트 상황에 대해 "5대 1로 스코어를 이기고 있었기에, 이기려는 생각을 갖고 내가 할 수 있는걸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우석 선수는 반면 "김우진 선수가 10점을 너무 많이 쏘니까 '잘 쏘네' 하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워낙 허물 없이 지내고, 많이 붙기도 했어서 덤덤했다"면서, "오래간만에 리매치어서 기대를 했는데, 따라가지 못해서 아쉬웠다. 이어지는 파리 월드컵 때는 많이 따라가서 이기겠다"면서 각오했다. 

특히 이우석 선수는 김우진 선수에 대해 "자기관리 좋은 선수고, 훈련도 최선을 다하는, 꼼꼼한 선수"라며, "대표팀의 모든 선수들이 김우진 선수를 본받아야 하지 않나 싶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오래간만에 열린 양궁 국제대회인 2022 광주 현대 양궁월드컵은 한국이 금메달 6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기록하며 한국이 양궁 강국임을 국내 팬들 앞에서 입증하는 시간이 되었다. 광주광역시는 월드컵에 이어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를 개최해 '양궁도시'로서 광주의 위상을 드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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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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