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2 광주 양궁월드컵 리커브 종목 경기에서 이우석 선수가 코치의 지시를 듣고 있다.

20일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2 광주 양궁월드컵 리커브 종목 경기에서 이우석 선수가 코치의 지시를 듣고 있다. ⓒ 박장식

 
세계대회 결선 길목, 그것도 자신의 학교에서 결승전을 뛸 수 있는 길목에서 그 학교의 선후배가 만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광주여자대학교 선후배 사이인 안산 선수와 최미선 선수가 2022 광주 양궁월드컵의 개인전 결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일전을 펼쳤다.

월드컵 예선 마지막 날인 20일 진월동 광주국제양궁장에서 펼쳐진 리커브 개인전 예선 종목. 이날 리커브 개인전에서 4강 안에 들면 22일 광주여자대학교 양궁장에서 펼쳐지는 결선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마지막 티켓을 잡을 수 있었다. 선수들이 놓는 활시위 한 번 한 번이 더욱 막중한 듯 느껴졌던 경기였다.

광주여자대학교 15학번 '선배' 최미선 선수와 20학번 '후배' 안산 선수도 얄궃게 결승으로 가는 마지막 갈림길에서 만났다. 준준결승에서 서로를 위해 최선의 경기를 펼친 결과는 누구의 승리로 마무리되었을까.

최미선, '선후배 경쟁'에서 안산 꺾고 모교로 향했다

운명의 장난 같은 결전에서 결국 '선배'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최미선은 안산과 만난 8강전에서 안산을 6-2의 세트 스코어로 꺾고 승리했다. 최미선은 첫 세트 엑스텐(화살이 10점 구역 안쪽 원에 맞은 것)을 곁들여 세 번의 10점을 쏘며 좋은 컨디션을 뽐냈고, 두 번째 세트에서는 도합 28점을 쏘며 26점을 쏜 안산을 따돌렸다.

세 번째 세트에서는 안산도 추격에 나섰다. 안산은 두 번의 엑스텐을 곁들여 30점을 만들며 한 점 차로 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4세트 최미선이 엑스텐 두 번을 포함해 29점으로 안산을 한 점 차이로 다시 따돌렸고, 최종 스코어 6-2로 최미선이 승리를 거뒀다.
 
 20일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2 광주 양궁월드컵 리커브 종목 경기에서 안산 선수(오른쪽)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20일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2 광주 양궁월드컵 리커브 종목 경기에서 안산 선수(오른쪽)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 박장식

 
'태극전사'끼리의 싸움은 여자부에서 또 이어졌다. 이가현(대전시체육회)과 강채영(현대모비스)이 역시 8강에서 맞붙은 것. 이 경기는 이가현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이가현은 3세트까지 마친 시점에서 6-0의 스코어를 기록하며 강채영을 누르고 가장 먼저 4강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남자부도 두 명의 선수가 결선 티켓을 얻는 데 성공했다. 특히 선수들은 8강전에서 슛오프까지 가는 벼랑 끝 승부 끝에 승리를 얻어냈다. 이우석(코오롱) 선수는 일본의 쿠와에 요시토 선수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5-5, 슛오프 끝 승리를 거뒀다. 이우석은 마지막 슛오프에서 10점을 쏘며 7점에 그친 쿠와에 요시토를 눌렀다.

김우진(청주시청) 선수는 '대역전극' 끝에 결선 티켓을 얻었다. 인도의 자얀타 딸룩다르 선수와 일전을 펼친 김우진 선수는 초반 열세로 세트 스코어 5-1에 그쳤다. 하지만 4번째·5번째 세트에서 상대의 실수를 틈타 동점으로 균형을 맞춘 김우진은 마지막 슛오프에서 정 가운데에 화살을 쏘며 극적인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편 김제덕 선수는 8강전에서 스페인의 미겔 알바리뇨 가르시아에 세트 스코어 6-4로 패퇴하며 개인전 결선 진출이 좌절되었다.

"모교에서 경기 색달라", "친구들도 응원하러 온대요"

경기가 끝난 후 만난 김우진 선수는 8강전의 극적 역전승에 대해 "낮은 점수를 많이 쏴서 지고 있었는데, 3세트 이후 상대 선수가 반대로 긴장하며 실수하는 바람에 운좋게 동점까지 갔다"며, 슛오프 상황에 대해서도 "활시위 당기니까 되었다 싶었다. 이긴 것을 확신했다"고 웃었다.

김우진 선수는 국내에서 월드컵을 치르는 데 대해서도 "몸에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피로도가 적다. 시차 적응도 필요없고, 음식이나 생활 면에서 우리나라다 보니 좋은 것 같다. 경기 면에서는 우리 경기가 다르지 않기에 비슷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며 "이틀 정도 남았는데,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20일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2 광주 양궁월드컵 리커브 종목 경기에서 김우진 선수가 스코어를 확인한 뒤 돌아오고 있다.

20일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2 광주 양궁월드컵 리커브 종목 경기에서 김우진 선수가 스코어를 확인한 뒤 돌아오고 있다. ⓒ 박장식

 
최미선 선수도 안산 선수와의 8강전에 대해 "산이가 정말 최고의 선수이기도 해서 긴장이 많이 되었는데 경기에 최선을 다한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최미선 선수는 "혼성전도 아쉽게 떨어진 만큼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22일 경기를 대비했다.

앞서 김제덕 선수와 함께 혼성 단체전에 출전한 최미선 선수는 8강전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최미선 선수는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는데, 오전에 바람을 잘 파악하지 못해서 성적이 나빴던 것 같다. 다행히도 오후에는 오전 경기 잊고 자신있게 했다"며 웃었다.

모교에서 치르는 경기는 어떤 기분일까. "늘 있던 양궁장 대신 운동장에서 경기를 뛴다"는 최미선 선수는 "색다르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데, 그만큼 부담이 더 되는 것 같다. 좋은 성적이 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산 선수는 최미선 선수에 대해 "같이 웃으면서 훈련한 날이 많아서 도리어 부담이 되었다"라면서도, "내가 낮은 점수를 쏜 적도 있고 했기에 아쉽다기보다는 상대방이 잘 쐈기 때문에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개의치 않아 했다.

특히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열리는 결승전은 처음인 터. 안산 선수는 "작년에 아시안컵을 광주에서 열긴 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다보니 많은 선수들이 오지 못했다"며, "올해는 월드컵에 많은 선수들이 왔다. 항상 운동하던 곳인데 신기했다"면서 색다른 기분을 전했다.

그러며 안산 선수는 "학교 운동장에서 무대가 설치되다보니까 어색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편하기도 할 것 같은데, 학교 친구들도 경기장에 온다고 하니 즐기면서 경기 뛰겠다"며 단체전 각오를 다졌다.

리커브 국가대표 선수들은 22일부터 광주여자대학교에서 결선 경기를 치른다. 남녀 단체전 대표팀을 비롯해 최미선·이가현·김우진·이우석 등 4인방이 나선다. 앞선 21일에는 컴파운드 종목의 결선이 열린다. 단체전에서는 여자 대표팀이, 개인전에서는 김윤희 선수가 출전해 자신, 상대, 그리고 바람과의 싸움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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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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