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부산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김종국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1방을 포함해 장단 7안타를 때려내며 4-2로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와의 부산 원정 3경기를 모두 승리한 KIA는 SSG랜더스와의 3연전에서 1무2패에 그친 5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를 없애며 중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21승19패).

KIA는 5회 2사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린 나성범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이창진은 9회 2사 후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렸다. 마운드에서는 홀드왕 장현식이 홀드, 마무리 정해영이 시즌 11번째 세이브를 기록한 가운데 KIA가 자랑하는 에이스가 드디어 150승 고지를 밟았다. KBO리그 역대 가장 어린 나이(34세2개월18일)에 통산 4번째로 150승을 따낸 '대투수' 양현종이 그 주인공이다.

타이거즈의 V11을 견인했던 강력한 마운드

아직은 따라올 상대가 없는 KBO리그 역대 최다우승팀(11회) 타이거즈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명문팀이라고 해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물론 타이거즈에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LG트윈스 2군감독)을 비롯해 김성한, 한대화, 김봉연, 이순철처럼 한 시대를 풍미했던 뛰어난 타자들도 많았다. 하지만 타이거즈가 최강팀으로 8,90년대를 풍미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강력한 마운드에 있었다.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투수는 역시 '무등산 폭격기' 또는 '국보급 투수'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선동열이다. 1985년부터 1995년까지 해태 타이거즈에서 11년 동안 활약했던 선동열은 3번의 투수부문 3관왕(1989~1991년,평균자책점,다승,승률 1위)을 비롯해 8번의 평균자책점왕을 차지하며 타이거즈를 6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선동열이 11년 동안 KBO리그를 평정하고 일본으로 떠난 후에는 '위대한 2인자' 이강철(KT 위즈 감독)이 꾸준한 활약으로 선동열의 기록을 넘어섰다. 프로에 입문한 1989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한 이강철은 2004년 선동열의 146승을 뛰어넘었고 통산 152승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이는 현재까지도 KBO리그 역대 최다승 3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선동열과 이강철이 만들었던 성과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타이거즈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에이스 중 한 명은 바로 '싸움닭' 조계현이다. 물론 은퇴 후 지도자와 단장으로서의 평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두 번의 다승과 한 번의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하며 타이거즈에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겨줬던 현역 시절 조계현의 활약에 이의를 제기할 팬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밖에도 이대진, 윤석민 같은 뛰어난 에이스들이 많이 있었지만 타이거즈의 현재를 책임지는 에이스 양현종은 타이거즈의 역대 쟁쟁한 에이스들보다 빨리 통산 150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미국 진출전인 지난 2020년 일찌감치 선동열의 146승을 넘어섰던 양현종은 이제 KBO리그 역대 3위 기록인 이강철의 152승에도 단 2승 차이로 따라 붙으며 또 다른 전설을 향해 가고 있다.

103억 아깝지 않은 양현종의 계약 첫 시즌

2000년대까지만 해도 KBO리그는 에이스에 대한 비중이 매우 컸다. 따라서 각 구단마다 에이스들은 한 시즌에 되도록 많은 경기에 등판해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경기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 시절의 에이스들이 승리도 많고 그만큼 패전도 많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양현종은 2000년대 후반에 프로에 데뷔해 외국인 투수들이 기승을 부리던 2010년대에 전성기를 보냈다. 그럼에도 양현종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7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꾸준함을 자랑했다. 물론 200이닝을 던지고도 승보다 패가 더 많았던 시즌(2016년)도 있었고 4점대 평균자책점으로도 16승을 거둔 시즌(2014년)도 있었지만 양현종의 꾸준한 이닝소화에는 슬럼프가 없었다.

작년 미국 도전을 마치고 복귀한 양현종은 12월 원소속팀 KIA와 4년 총액 103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총액 기준 100억 원이 넘는 특급 계약인 것은 분명했지만 총액의 절반에 가까운 48억 원의 옵션이 포함돼 있을 만큼 KIA에서도 안전장치를 단단히 걸었다. 만약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양현종의 기량이 예전 같지 않다 하더라도 구단이 받을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계약기간 첫 해의 투구내용만 보면 양현종은 미국진출 전과 전혀 다름 없는, 아니 오히려 미국진출 전보다도 더욱 노련한 투구로 KIA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올 시즌 9경기에 등판한 양현종은 무려 7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3승2패2.29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양현종은 19일 롯데전에서도 1회 이대호에게 선제 투런홈런을 맞았지만 8회2사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키며 KIA의 역전승을 견인했다.

19일 롯데전에서 시즌 3번째 승리를 챙긴 양현종은 KBO리그 역대 가장 어린 나이에 통산 150승 고지를 밟았다. 이제 타이거즈의 또 다른 레전드인 이강철의 기록은 물론이고 역대 2위 기록인 정민철(한화 이글스)의 161승 역시 가시권에 들어왔다. 하지만 KIA가 에이스의 최연소 150승보다 더욱 기쁜 사실은 양현종이 초반 불운을 극복하고 승리를 챙기기 시작하면서 KIA의 선발진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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