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WAR 평화콘서트'가 17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렸다.

'NO WAR 평화콘서트'가 17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렸다. ⓒ 최경준

 
"자, 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 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 버려요~"
 
17일 밤 경기아트센터 소극장, 통일의 노래 '철망 앞에서' 콜라보 노래 영상을 시작으로 'NO WAR 평화콘서트'가 문을 열었다.
 
무대에 오른 사회자 일리야 벨랴코프(40)는 "전쟁은 어떤 이유에서도 어디에서라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재앙"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6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아버지는 러시아 직업군인이었고, 어머니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 군대가 침공한 우크라이나 도시 중 하리코프(하르키우)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기 위해 자신의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국기 이모티콘을 올렸다.
 
일리야에게 특별히 '자 총을 내려 두 손 마주 잡'자는 가사가 가슴에 와닿은 이유는 그가 러시아 출신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그 먼 곳의 전쟁 소식이 이곳 한반도에서도 전혀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제가 한반도의 상황도 그곳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역사를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뒤이어 입장한 G브라스앙상블이 일리야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간절한 평화의 마음을 모아 "자유와 평화를 위한 날갯짓~" 'Flying'을 연주하며 본격적인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그날이 오면 얼마나 모든 것이 아름다울까"
 
 일리야 벨랴코프와 양희은씨가 17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NO WAR 평화콘서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일리야 벨랴코프와 양희은씨가 17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NO WAR 평화콘서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TV 화면캡처

 
 성악가이자 뮤지컬 배우인 임태경씨가 17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NO WAR 평화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다.

성악가이자 뮤지컬 배우인 임태경씨가 17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NO WAR 평화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다. ⓒ 오마이TV 화면캡처


코로나19로 오랫동안 관객과 만나지 못했던 양희은씨는 '참 좋다'를 불렀고, 450여 명의 관객도 손뼉을 치며 오랜만에 무대에서 만난 그를 반겼다. 실향민 2세대인 양희은씨는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이) 각별하다. 언젠가 그날이 오면 얼마나 모든 것이 아름다울까"라며 '아름다운 것들'을 노래했다.
 
G브라스앙상블과 협연으로 소프라노 박비송씨는 '넬라 판타지아', '그리운 금강산'을, 성악가이자 뮤지컬 배우인 임태경씨는 '나는 당신을 그리워할 거예요'라는 내용이 담긴 'Mi Mancherai'를 불렀다. 위험한 전쟁터에 가족과 친구를 보낸 우크라이나인들의 심경을 담은 노래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인들이 용기를 내라는 의미로 'You Raise Me Up'을 선곡해 열창했다.
 
뮤지컬앙상블은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OST인 'One Day More',  뮤지컬 '렌트(Rent)의 OST인 'Seasons of Love' 공연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뮤지컬앙상블이 낭독한 '우크라이나에서 온 편지'는 많은 관객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아들아 네 엄마는 3월 9일에 돌아가셨다. 엄마는 오래 고통받지 않으셨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집은 불타 무너져 내렸다. 아들아 네 엄마를 구하지 못해 미안하다. 나는 엄마를 유치원 근처 정원에 묻었다. 약도는 보낸다." -마리우폴에서 아빠가
 
"엄마에게, 이 편지는 3월 8일 당신에게 보내는 선물이에요. 당신이 저를 고통 속에서 키웠다고 생각한다면 그러지 말아 주세요. 당신과 함께한 9년이라는 시간은 제 인생 최고의 시간이었어요.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엄마예요. 저는 당신을 절대로 잊지 못할 거예요. 당신이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꼭 천국에 가길 바랄게요. 우리는 천국에서 다시 만날 거예요. 저도 천국에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게요. 엄마 정말 고마워요." -보르디카안카에서
 
 
 17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NO WAR 평화콘서트'

17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NO WAR 평화콘서트' ⓒ 오마이TV 화면캡처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4인조 '아이돌' 걸그룹 라붐(LABOUM)은 'Kiss Kiss(키스키스)', '상상더하기' 등으로 아름다운 음색의 하모니를 선보였다.
 
일리야는 "전쟁의 마음이 전쟁을 부르고 평화의 마음이 평화를 이룬다"는 박노해 시인의 글을 인용하면서 "우리가 모두 평화의 마음을 더 넓게 더 크게 만들어 간다면 우크라이나의 평화,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고 전 세계가 전쟁이 없는 세상, 전 세계의 평화도 헛된 꿈은 아닐 것"이라고 호소했다.
 
경기도 광주에 사는 박민정(52)씨는 이날 아들 김예닮(17)군과 함께 콘서트에 참석했다. 박씨는 "전쟁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진짜 가슴 아픈 사연들, 특히 아빠와 아들의 편지를 읽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다"면서 "전쟁은 정말 벌어져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김군도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감동적이었고, (공연도) 재미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경기도 군포에서 온 문지란(59)씨는 "양희은님부터 임태경님까지 메시지가 담긴 노래들로 꾸며진 공연이었고, 영상을 보면서 중간에 울컥하는 부분도 있었다"면서 "사회자가 귀화하신 분이고, 중간에 낭송한 시나 전반적인 음악 선곡도 그렇고, 공연 초반부터 (전쟁에 대한 반대) 메시지가 분명하게 전해진 것 같아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90분간 진행된 'NO WAR 평화콘서트'는 <오마이뉴스>가 주최하고 경기아트센터에서 제작을 지원했다. 전체 콘서트는 오마이TV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NO WAR 평화콘서트' 영상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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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넘어 진실을 보겠습니다. / 저서 <이재명과 기본소득>(오마이북,2021) * 2010 오마이뉴스 미국(뉴욕) 특파원 * 2015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본부장(편집국장) * 2018 ~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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