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 시즌2 슈퍼리그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지난 11일 방영된 <골때녀> 슈퍼리그 A조 FC액셔니스타 대 FC불나방의 경기에서 액셔니스타가 접전 끝에 2대 0 승리를 거뒀다. 막판 최여진의 패널티킥, 정혜인의 추가골이 연속적으로 터지면서 액셔니스타는 승패를 예측하기 힘든 이날 경기를 확실하게 정리했다. 

아쉽게 2연패를 당하며 조별리그전을 마감한 시즌1 우승팀 불나방은 B조 3위 팀과 치르는 5-6위전으로 밀리면서 유종의 미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앞서 구척장신과의 1차전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지만 0:1로 구척장신에게 패한 '우승후보' 불나방은 탈락 위기 상황을 맞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  

평균연령 48.3세라는 최고령 참가팀 답지 않게 전후반 내내 경기장을 쉴틈 없이 누비면서 액셔니스타를 압박하고 나섰지만 상대팀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액셔니스타(1승)는 구척장신(1승)과 더불어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4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으며 기분좋게 2차전 준비에 돌입할 수 있게 되었다.  

벼랑 끝 몰린 불나방, 대대적인 전술 교체
 
 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1차전 구척장신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불나방은 액셔니스타와의 2차전을 맞아 전혀 다른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박선영을 최전방에 내세우면서 줄기차게 몰아붙이는 방식 대신 후방 수비수였던 최고참 신효범과 교체 멤버 조하나를 번갈아 스트라이커 자리에 배치한 것이다. 이는 평균 연령 48.3세 최고령 참가팀이 지닌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나이 어린 상대팀과 맞서기엔 체력과 스피드 모두 열세이다보니 움직임이 활발한 정혜인+최여진(이상 액셔니스타)과의 중원 싸움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체력적으로 대등한 싸움이 가능한 공격수 서동주를 수비수로 돌리면서 상황에 따른 역습 기회를 엿보는 우회 전술로 이날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송은영이 수시로 때리는 날카로운 킥으로 상대 수비를 흔드는 등 나름의 효과를 얻는 듯했다.

​하지만 이에 맞선 액셔니스타의 대응 또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기존 멤버 김재화의 하차로 인해 공백이 생긴 수비진에 이영진이 들어왔고 주로 전방 헤딩골로 팀 전력에 기여한 이혜정도 후방으로 합류하면서 종전까지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력 문제가 상당부분 보완되었다. 

양 팀 운명 가른 마지막 1분... 최여진+정혜인 눈부신 활약
 
 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승패를 전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열띤 공방전의 균형은 경기 종료 1분을 앞둔 후반 9분 무렵 무너졌다. 불나방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수비수 서동주의 손이 공에 닿으면서 핸드링 파울, 패널티킥을 액셔니스타가 얻게 된 것이다. 이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킨다면 사실상 결승골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영표 감독은 주장 최여진을 키커로 선택한다.  

​그동안 종종 페널티킥 실축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최여진이지만 이번 만큼은 강하게 차 넣으면서 팀의 선취골이자 결승골을 성공시킨다. 이제 경기 종료까지 1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나방으로선 골키퍼 안혜경까지 최전방에 투입하면서 마지막 기회 마련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하지만 재빨리 공을 가로챈 정혜인은 텅 빈 상대 골문까지 빠른 주력으로 뚫고 들어가면서 오른발로 가볍게 득점에 성공한다.  

​그리고 이어진 종료 휘슬과 더불어 두 팀의 희비는 엇갈리게 되었다. 2대 0 승리를 거둔 액셔니스타는 서로 부둥켜 안으며 기쁨을 만끽했지만 충격의 추가골 허용과 더불어 패배가 확정된 불나방 선수들은 망연자실, 허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2경기 만에 멈춘 도전... 나이 잊은 최선의 플레이
 
 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월드컵에서도 지난 대회 우승팀이 조별 리그 탈락하기도 하는데 이게 골때녀에서도 나올 줄은 몰랐다"라는 어느 시청자의 말처럼 불나방의 2연패 탈락은 <골때녀>를 응원하던 시청자 입장에선 제법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타 팀처럼 젊은 선수 보강이 없다보니 그에 따른 체력, 스피드 열세는 불나방 탈락의 큰 요인이 되었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안착에 기여한 박선영을 비롯한 <불타는 청춘> 출연진 주축 최고참 참가팀의 이른 퇴장은 보는 입장에서 안타까움이 뒤따르기 마련이었다. 패배의 쓴 맛을 본 당사자들의 심정은 오죽했으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 56세 답잖게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빈 신효범, '절대자'로서 팀을 이끈 박선영 등 팀의 주축이자 언니들은 의외로 담담하게 탈락을 받아들였다.  

​"진짜 아쉬웠어요."  

경기 종료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짧게 언급한 박선영의 이 한마디가 불나방의 현재 심정을 대변해 준다. 비록 4강 진출을 하지 못했지만 "꼭 5위는 하고 싶습니다"라는 그녀의 말처럼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마지막 1경기는 아직 남아 있지 않은가. 최선을 다해 뛰어온 불나방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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