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2022년 시즌이 1달 반 밖에 진행되지 않았는데 벌써 감독 1명이 팀을 떠나게 됐다. NC 다이노스는 11일 구단 발표를 통하여 이동욱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음을 알렸다.

이동욱 전 감독과의 계약 해지 사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로는 지난 해에 있었던 4명의 방역 수칙 위반을 시작으로 올해에도 코치들을 포함한 선수단의 일탈 행위가 반복되는 등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것. 두 번째로 팀의 최하위 추락이다.

일단 2022년은 강인권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하여 남은 시즌을 치를 계획이다. 구단은 다양한 후보군을 대상으로 차기 감독을 선임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해부터 이어진 NC의 추락

이동욱 전 감독은 2011년 NC의 창단부터 함께했던 지도자다. 김경문 전 감독 체제 하에서 수비코치로 시작하여 팀 수비를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18년 팀 성적이 최하위로 떨어졌을 때 고문으로 물러났던 김경문 전 감독의 뒤를 이어 10월부터 NC의 제 2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동욱 전 감독은 세밀한 데이터 야구를 앞세워 이듬해 다시 포스트 시즌 진출의 성과를 이뤘다. 두 번째 풀 타임 시즌이었던 2020년에는 83승 6무 55패(0.601)의 정규 시즌 성적과 더불어 한국 시리즈에서 4승 2패를 기록하며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이동욱 전 감독은 이 우승 성과로 계약 만료 예정이었던 2021년 시즌 초반에 계약 3년 연장을 이뤄냈다. 첫 계약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년이었다가 2021년까지 연장되었고, 새로운 계약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총 21억 원의 규모였다.

그러나 계약 연장이 이뤄지자마자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2021년 여름 권희동, 박민우, 박석민, 이명기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일탈 행위를 벌였다. 결국 이로 인해 2021년 KBO리그 전반기 시즌이 예정보다 1주 일찍 종료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2020 도쿄 올림픽 휴식기까지 포함하여 긴 휴식이 이어지면서 2021년 포스트 시즌 일정까지 미뤄지게 됐다. 한국 시리즈가 겨울인 11월 중순에 진행되면서 실내 경기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만 경기가 열렸다. 2020년에는 방역 대책을 마련하느라 시즌 일정 전체가 6주 늦게 시작했다 쳐도, 2021년 리그 위상에 타격을 입히는 데 NC의 영향이 컸다.

2020년 챔피언이었던 NC는 7위까지 추락했다. 2021년 당시 해당 사건에 대한 책임으로 황순현 전 대표이사와 배석현 전 본부장 그리고 김종문 전 단장까지 프런트 주요 인사 3명이 모두 중도 사퇴했다. 디펜딩 챔피언 팀의 프런트가 총사퇴하는 사건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불명예였다.

팀 분위기는 2022년이 되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2022년에는 한규식 전 코치와 용덕한 코치가 대구 원정 중 새벽까지 술자리를 이어가다 주먹다짐을 벌여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가해자인 한규식 전 코치는 바로 경질됐고, 용덕한 코치는 업무에서 배재된 상황이다.

팀 성적도 바닥에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FA 시장에서는 고향으로 간 나성범(현 KIA 타이거즈)을 붙잡지 못했고, 박건우(6년 100억원)와 손아섭(4년 64억원) 등을 영입했지만 영입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하는 중이다.

방역 수칙 위반의 주축 선수 4명 중 3명(권희동, 박민우, 이명기)이 출전정지 징계를 끝내고 복귀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3명이 복귀한 이후 NC는 1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최근 6연패를 당했다. 5월 10일까지 9승 24패로 아직 팀 성적이 10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승률 0.273).

결국 2020년 11월 창단 첫 우승을 이뤄냈던 NC의 대표이사, 본부장, 단장에 이어 감독까지 2년도 안 되어 모두 그 자리가 바뀌게 됐다. 다만 이동욱 전 감독은 창단 시절부터 우승까지 팀에 공헌한 점을 감안하여 구단 고문으로 위촉될 예정이다.

올해 계약 만료되는 다른 감독들의 운명은?

이동욱 전 감독의 계약 해지 소식으로 다른 팀 감독들의 거취도 관심을 받고 있다. 2022년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KBO리그의 다른 팀 감독들은 모두 5명으로 김원형(SSG 랜더스 2021~2022), 김태형(두산 베어스 2020~2022), 류지현(2021~2022), 허삼영(2020~2022) 그리고 홍원기(2021~2022) 감독이다.

이 5명의 감독 중 감독으로서 첫 계약이었던 감독이 4명이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부터 두산의 감독을 맡았고, 계약 첫 해인 2015년부터 한국 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면서 첫 2년 계약이 만료되기도 전에 3년 재계약을 이끌어냈다. 이 3년 재계약이 만료되던 2019년에도 한국 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면서 김태형 감독은 또 3년 재계약을 이끌어냈다.

김태형 감독의 그 3년 재계약이 올해 만료된다. 그동안 김태형 감독은 팀을 맡는 동안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한국 시리즈에 진출하면서 2021년까지 7시즌 동안 우승 3회(2015, 2016, 2019)에 준우승 4회(2017, 2018, 2020, 2021)의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보통 감독들의 재계약 여부는 마지막 해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는지 여부에 따라 그 운명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다만 김태형 감독의 경우 그 동안의 성과로 인하여 그 기준점이 다소 높을 수도 있다(한국 시리즈 우승 여부). 두산은 5월 10일까지 32경기 18승 14패(0.563)로 리그 3위를 달리며 포스트 시즌 진출을 향해 달리고 있다.

김원형, 류지현, 허삼영 그리고 홍원기까지 4명의 감독들은 지금 실행 중인 계약이 첫 계약이다. 이들 중 지난 해 포스트 시즌에 진출 성과를 낸 감독은 류지현(정규 시즌 3위, 최종 4위), 허삼영(정규 시즌 공동1위, 최종 3위) 그리고 홍원기(최종 5위) 감독까지 3명이다.

이 3명의 감독들은 각각 한 팀에서만 지도자나 프런트로 오랫동안 팀에 공헌하다가 감독까지 승격된 사례다. 류지현 감독과 홍원기 감독은 코치를 거쳐 감독에 올랐고, 허삼영 감독은 전력분석원으로 오랜 경력을 쌓다가 감독이 된 사례다. 일단 지난 해에 포스트 시즌 진출의 성과도 낸 만큼 신뢰도가 어느 정도 쌓여 있어 올해도 포스트 시즌 진출 성과를 내면 재계약이 긍정적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김원형 감독의 경우 중간에 다른 팀(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에서도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일단 2020년에 9위였던 팀 성적은 2021년 6위까지 끌어 올렸다. 감독 사임으로 침체되었던 팀 분위기를 많이 끌어 올렸고, 5위와 반 경기 차이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안타깝게 실패했다.

올해 SSG는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로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약할 기회를 노리고 있고, 5월 10일까지 33경기 24승 1무 8패(0.750)로 다른 팀보다 크게 앞서 나가고 있다. 현 분위기를 잘 유지할 경우 올해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다. 일단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게 될 경우 재계약을 통해 기회를 계속 받을 가능성이 높다.

계약 기간이 1년 더 남은 두 외국인 감독들

KBO리그의 외국인 감독들, 래리 서튼(롯데 자이언츠) 감독과 카를로스 수베로(한화 이글스) 감독들은 2023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다. 원래는 맷 윌리엄스 전 감독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계약이었지만, KIA 타이거즈가 2년 연속 하위권에 머물렀으며 지난 해 9위까지 팀 성적이 추락하면서 계약이 중도 해지됐다.

서튼 감독의 경우 원래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퓨처스 감독 계약이 되어 있었다. 2021년 시즌 도중 허문회 전 감독이 경질되면서 서튼 감독이 1군 감독으로 승격되었다. 원래대로라면 2022년까지 1년 반의 다소 빡빡한 팀 운영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서튼 감독은 2021년 1군 승격 후 53승 8무 53패로 5할 성적을 냈다. 이러한 모습을 인정 받아 성민규 단장은 서튼 감독에게 기존 계약에 1년을 더 붙여줬다. 2023년까지 서튼 감독의 계약이 연장된 상황에서 롯데는 5월 10일까지 32경기 17승 1무 14패(0.548)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수베로 감독이 한화를 맡은 이후 2021년 한화는 49승 12무 83패(0.371)로 여전히 최하위를 기록했다. 2022년도 5월 10일까지 33경기 11승 22패(0.333)로 9위를 달리고 있는데, NC의 현 상황이 없었다면 예년과 마찬가지로 최하위였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었다.

수베로 감독의 경우 일단 2023년까지 기회가 있으며, 일단 이전까지 한화의 팀 상황을 감안하면 길게 시간을 보고 선수단의 근본적인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꼭 포스트 시즌 진출이 아니더라도 팀 개선의 방향이 좋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을 경우 재계약을 통해 장기적인 계획을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 기간에 여유가 있는 김종국과 이강철 두 감독

김종국(KIA 타이거즈)과 이강철(KT 위즈) 두 감독은 남은 계약 기간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공교롭게 두 감독 모두 타이거즈 출신의 감독으로 선수 시절 우승을 함께 한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일단 이강철 감독은 KT와의 첫 2년 계약(2019~2020) 중 성과를 냈다. 그 동안 만년 하위권을 기록했던 KT였지만, 2020년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 성과를 인정 받아 이강철 감독의 3년 재계약(2021~2023)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재계약 첫 시즌이었던 2021년 이강철 감독은 한국 시리즈 우승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냈다.

일단 KT가 2022년에는 5월 10일까지 32경기 15승 17패(0.469)를 기록하고 있다. 5할 승률에서 크게 멀지 않으며 주축 선수인 강백호의 부상 공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숨고르기 시간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팀 성적이 최하위까지 추락할 경우 김기태 전 감독이나 이동욱 전 감독과 마찬가지로 우승 감독이라고 해서 프런트가 마냥 기다리지 않을 수도 있다.

김종국 감독은 올해가 첫 시즌이다. 허삼영 감독과 마찬가지로 팀에서 오랫동안 공헌했던 지도자라는 점을 감안하여 첫 감독 경력임에도 3년 계약으로 비교적 긴 시간의 기회를 보장 받았다.

KIA는 5월 10일까지 32경기 16승 16패로 5할 승률을 달리고 있다. 아직 승률이 5할 위아래를 오가는 정도로 중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 선발투수들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타선과 불펜이 안정되면 더 좋은 성적으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인기 스포츠 종목의 감독은 독이 든 성배나 다름 없다. 임기가 보장된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문서에만 존재할 뿐, 갑작스런 변수에 의해 그 거취가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이동욱 전 감독의 경우 올해 계약이 연장됐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팀 운영에 치명적인 약점이 드러나면 그 신뢰를 언제든지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남은 9명의 감독들이 올 시즌을 무사히 잘 치를 수 있을지 그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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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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