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비디오와 광고 감독으로 명성을 쌓던 마이클 베이 감독은 지난 1995년 젊은 흑인 형사콤비가 활약하는 코믹액션영화 <나쁜 녀석들>을 통해 데뷔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이후 <더 록>과 <아마겟돈> <진주만>을 차례로 성공시키면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흥행 감독으로 우뚝 섰다. 무엇보다 많은 물량을 아낌없이  쏟아 부어 관객들에게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연출은 할리우드에서도 베이 감독이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승승장구하던 마이클 베이 감독은 지난 2005년 이완 맥그리거와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스타배우들을 캐스팅해 당시 세계적 관심사였던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신작 <아일랜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1억26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한 <아일랜드>는 세계적으로 1억6200만 달러를 벌어 들이는데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실패를 모르던 베이 감독에게는 굴욕에 가까운 결과였다.

감독으로 첫 슬럼프를 맞을 뻔한 시기, 베이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책임프로듀서를 맡은 영화 연출을 제안 받았고 <아일랜드>의 아쉬움을 풀기 위해 이 작품에 자신의 역량을 모두 쏟아 부었다. 1억5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돼 세계적으로 7억970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기록하며 오늘날 마이클 베이 감독을 대표하는 시리즈가 된 외계에서 온 변신로봇이 등장하는 영화 <트랜스포머>였다.
 
 마이클 베이 감독이 연출한 5편의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무려 33억 달러가 넘는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이 연출한 5편의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무려 33억 달러가 넘는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 CJ엔터테인먼트

 
제2의 안젤리나 졸리'가 되지 못했던 유망주

한국 연예계에서는 많은 여성 만능 엔터테이너들이 '제2의 이효리'를 꿈꾸며 활동하지만 실제로 이효리의 카리스마와 예능감을 따라잡은 여성 연예인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할리우드에서도 연기력이나 수입과는 별개로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스타성을 자랑하던 배우가 바로 안젤리나 졸리였다. 하지만 2000년대 중·후반 그녀의 자리를 위협하던 무서운 신예가 등장했는데 <트랜스포머>의 히로인 메간 폭스가 그 주인공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모델과 배우를 병행하며 활동하던 폭스는 신선한 여주인공 캐릭터를 찾던 스필버그와 베이 감독에게 발탁되며 <트랜스포머>에서 미카엘라 역에 캐스팅됐다. 폭스는 여느 액션영화에 등장해 남자주인공에게 의지하는 연약한 여주인공 포지션이 아닌 자동차 정비기구를 이용해 소형로봇의 머리를 날려 버릴 정도로 강한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며 많은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폭스는 2009년에 개봉한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까지 출연하며 <트랜스포머>를 상징하는 여성배우로 자리를 굳히는 듯 했지만 마이클 베이 감독과의 불화로 2010년5월 <트랜스포머>에서 하차했다. 그리고 폭스가 하차한 <트랜스포머3>는 11억2300만 달러의 엄청난 흥행성적을 기록했고 폭스의 차기작 <죽여줘!제니퍼>는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폭스는 2014년 에이프릴을 연기한 <닌자터틀>이 4억8500만 달러를 벌어 들이며극적으로 재기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2016년 1억35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속편 <닌자터틀: 어둠의 히어로>의 흥행성적(2억4500만 달러)은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10년 13살 연상의 배우 브라이언 오스틴 그린과 결혼식을 올려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낳은 폭스는 11년의 결혼 생활 끝에 작년 이혼을 했고 지난 1월 래퍼 머신건 켈리와 약혼했다.

메간 폭스는 지난 2019년에 개봉한 한국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서 여러 실존인물들을 조합해 만든 가상의 종군기자 매기 역으로 출연하며 한국과도 인연을 맺은 바 있다. 당시 폭스는 영화를 위해 내한해 예능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에도 출연했지만 15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전국 110만 관객에 그치며 '메간 폭스 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로봇의 변신장면
 
 메간 폭스는 <트랜스포머>에서 인생사진 한 장을 남기고 2010년 시리즈에서 중도하차했다.

메간 폭스는 <트랜스포머>에서 인생사진 한 장을 남기고 2010년 시리즈에서 중도하차했다. ⓒ CJ엔터테인먼트

 
세대를 막론하고 1970년대 이후에 태어난 남자라면 어린 시절 로봇에 대한 로망 한 번쯤은 가져봤을 것이다. 움직임이 거의 없는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도 해가 질 때까지 친구들과 결론이 나지 않는 치열한 전투를 벌이던 아이들은 변신로봇을 가진 부잣집 친구의 등장에 모두 기가 죽는다. 실제로 변신로봇은 현재도 문구점이나 마트에서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을 정도로 어린이들, 특히 남자아이들의 영원한 인기품목이다.

<트랜스포머>는 세계의 어린이들이 어린 시절 막연히 상상만 하던 변신로봇이 지구에 등장해 나쁜 로봇으로부터 지구를 구한다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어린 시절 로봇을 흠모했던 세대들은 옵티머스 프라임(피터 쿨렌 분)을 비롯한 오토봇의 자동차들이 샘 윗위키(샤이아 라보프 분)와 미카엘라(메간 폭스 분) 앞에서 처음 로봇으로 변신하는 장면을 보며 왠지 가슴이 웅장해지는 벅찬 기분을 감출 수 없었을 것이다.

오토봇의 리더인 옵티머스 프라임과 무기 스페셜리스트 아이언하이드, 온 몸에 스웩이 넘쳐 흐르는 재즈 등 매력적인 로봇이 많이 나오지만 관객들에게 가장 사랑 받은 로봇은 단연 샘의 가디언 범블비였다. 실제로 <트랜스포머>에서는 영화 내내 샘과 범블비의 우정이 샘과 미카엘라의 사랑 만큼이나 비중 있게 다뤄지고 영화 말미에도 범블비는 계속 샘의 곁에 남는다. <트랜스포머>의 최고 인기로봇 <범블비>는 지난 2018년 솔로무비가 개봉했다.

흔히 히어로나 로봇이 외계종족과 싸우는 영화에서는 기존 군인들이 무기력하게 당하는 역할로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세계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는 미군은 다르다. 미군은 디셉티콘 로봇의 카타르 기지 침공에도 어러 명이 생존했을 뿐만 아니라 로봇들이 고열의 미사일 공격에 약하다는 사실까지 분석해낸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는 샘을 쫓는 메가트론에게 공격을 가하며 귀중한 시간을 벌어주는 활약을 했다.

<트랜스포머>는 당초 3부작으로 기획됐지만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점점 흥행성적이 올라가면서 세계관이 더욱 확장됐다. 하지만 새로운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이었던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가 전편들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흥행성적을 기록하면서 '트랜스포머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큰 위기에 빠졌다. 결국 <트랜스포머>는 마이클 베이가 제작자로 빠지면서 오는 2023년 '리부트 버전'으로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외계로봇 습격해도 미군은 여전히 강하다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미군들은 외계로봇의 습격에도 살아나 대항할 정도로 매우 용맹하게 표현된다.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미군들은 외계로봇의 습격에도 살아나 대항할 정도로 매우 용맹하게 표현된다. ⓒ CJ엔터테인먼트

 
<트랜스포머>에서 로봇의 주인공이 옵티머스 프라임, 인간의 주인공이 샤이아 라보프라면, 군인의 주인공은 바로 미 육군 그린 베레 소속의 정의로운 베테랑 군인 레녹스 대위를 연기했던 조쉬 더하멜이다. 오토봇,샘과 함께 힘을 합쳐 군인 대표로 디셉티콘과 싸우는데 큰 역할을 하는 레녹스 대위는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점점 계급이 올라 <트랜스포머5>에서는 대령까지 진급했다.

레녹스 대위가 백인군인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면 타이레스 깁슨이 연기한 로버트 엡스 원사는 멋진 흑인군인을 대변하는 인물로 출연했다. 레녹스 대위와 함께 오토봇을 도와 디셉티콘과 꾸준히 맞서 싸웠고 영화 후반부엔 오프닝 장면에서 자신들을 습격했던 디셉티콘 로봇 블랙아웃에게 복수한다. 엡스 원사를 연기한 타이레스 깁슨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로만 피어스를 연기한 배우로 유명하다.

카타르 기지가 습격 당한 후 시스템을 해킹 당한 미군은 유명 해커들을 모집해 범인을 잡으려 하는데 이 때 모인 젊은 여성 해커 중 한 명이 바로 레이첼 테일러가 연기한 매기였다. 매기는 국가기밀을 복사해 친구집에 가져갈 정도로 보안의식이 형편없는 캐릭터지만 영화 후반부 공군기지에 국방부장관의 명령을 전달하는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하지만 매기는 이런 쏠쏠한 활약에도 2편부터는 출연하지 않는다.

지난 1991년 조엘 코엔 감독의 <바톤 핑크>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연기파배우 존 터투로는 <트랜스포머>에서 외계인 기술과 위협을 다루는 미국의 비밀정부기관 섹터7의 지휘관 시모어 시몬스를 연기했다. 시종일관 샘과 미카엘라의 일을 방해하고 범블비를 체포하는 등 찌질한 악역으로 등장하던 시몬스는 1편 말미 자신이 수장으로 있던 섹터7의 해체로 실업자가 되는 굴욕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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